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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할까요?
특허법인 다옴 · 변리사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변리사 시험 준비를 3년간 하다 그만두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1차 시험 합격 후 2차 시험에서 두 번 다 떨어졌습니다.

변리사라는 직업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당시의 스트레스와 집안 경제 상황이 맞물려서 우선은 시험공부를 포기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취업을 하고 싶은 것도 돈을 몇 년간 모아서 제가 마음 놓고 공부하고 싶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연봉이 높은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하고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변리사 시험공부에 대한 기억이 점점 사라질 것이고 나중에는 결국 처음 공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rren mills


결국 제가 되고 싶은 것은 변리사이니까요. 그래서 특허 사무소에 취직하는 것도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돈을 빨리 모으려면 특허사무소에 일반직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대기업 입사가 훨씬 더 나은 편인가 하는 생각도 계속 들고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제가 대기업 입사에 성공하는 것보다 변리사 업무를 조금이나마 옆에서 지켜보고 공부할 수 있는 특허사무소에서 일반직으로 일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특허사무소에서 일반직으로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 박세일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경제적인 상황으로 시험을 포기하신 점은 매우 안타깝습니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공감과 따뜻한 조언보다는 냉철하고 현실적인 조언이 보다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몇 자 적습니다.

타협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대기업 입사. 그 자체도 만만치 않습니다. 책방에 가면 있는 대기업 입사문제지, 공기업 입사문제지들을 보면 섬뜩할 정도입니다. 대기업 입사를 꿈꾸는 지원자들의 스펙은 올라갈 것이고, 질문자님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취업 시장에서 더 불리해지는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힘들게 들어간 대기업은 가히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될 것입니다. 처음은 돈을 목적으로 대기업에 입사하셨겠으나, 막상 대기업이라는 봉오리에 올라서면 입장이 달라지실 거라 봅니다. 그만큼, 대기업 입사가 어려운 영역이 되었습니다.

©️Ben Sweet


멘티님께서도 어느 정도 이 부분을 예상하고 계시기에 변리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특허사무소를 고려하셨을 것입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특허사무소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겁니다.

다시 마음의 소리에 집중할 때입니다

지난 수험기간의 쓰라린 고통이 클수록 다시 그 불길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체력이나 머리의 총기 또한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공부는 더욱 힘들게 다가옵니다(실제 사무소 중에 변리사시험 도전했었던 과장님, 부장님 꽤 계십니다). 그렇게 모아둔 수험 자금은 어느새 결혼 자금으로 현실에 타협하여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대기업에 좋을지, 특허사무소가 좋을지 저도 말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단, 대기업이든 특허사무소든 변리사에 대한 미련은 지우시는게 좋겠습니다.

변리사에 대한 미련이 강할 수록 자신의 현재 위치 (대기업 or 특허사무소)에 합리화가 강해집니다. 변리사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꽤 빈번하며, 강한 미련에 나이 40넘어 다시 변리사 시험을 도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Jon Tyson


좋지않은 집안 사정으로 시험을 접으신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허나, 질문자님의 인생에서 ‘변리사’가 도저히 포기하실 수 없는 부분이라면, 무리를 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합격자 중에 사연없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교수님께 기숙사/공부공간을 빌면서 공부하여 합격하신 분도 있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집안에 부도가 나 가까스로 붙은 친구도 있습니다. 집안사정이 좋아 10년 넘게 공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수험기간이 기구할 수록 합격의 열매는 달것입니다.

질문자님의 상황이 고통스러울수록 선택지는 단순하고 날카로워집니다.


인생을 걸고 도전할 것이냐, 포기하고 취업을 할 것인가  

공부. 때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고민 끝에 드리는 조언입니다.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노력을 했던 입장에서, 무엇이 됐든 멘티님이 매일 매일 행복하셨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세일 멘토
특허법인 다옴 · 변리사
전문/특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후회되지 않는 선택은 없기에, 후회가 덜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고민을 누군가에게 정리하여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아무도 속시원하게 답해주지 않을, 스스로 괴상하다 생각한 질문이라도, 심지어 해결되지 않을 질문이라도,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털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잇다'라는 진로고민 해결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인생을 진지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제 답변이, 멘티님의 고민이라는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변리사업이나 수험관련 컨텐츠를 유튜브에 종종 담고있습니다.
멘티님들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유튜브채널 : 사업도우미 사도
https://www.youtube.com/@sa_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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