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러시아와 중앙 아시아에 관심이 있어 이쪽으로 기회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해당 지역일 필요는 없고 해외 무대를 배경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기업의 해외 사회공헌 사업과 연계된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분야를 선택하고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이 잘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멘토님의 한마디가 간절합니다.
1. 해외 영업부서에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의 차이는 어떠한지? 멘토님의 부서에서는 분리되는 편인지, 동시에 이루어지는지? 업무 특성에 따라 맞는 성격이나 성향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2. 해외 영업/마케팅도 산업군별로 차이가 클 것 같습니다. 제과 쪽 산업군은 어떠한가요?(업무 프로세스나 해외시장 특성 등)
3. 향후 커리어 개발에 있어서 해외 영업/마케팅 직무의 강점이 있을까요? 멘토님은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시는지?
4. 러시아/CIS 지역과 관련하여 진행하는 별도의 사업이 있나요?
5. 전공은 정치외교이고, 사실상 무역/해외마케팅과 관련된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떤 교육이나 자격증과정이 도움이 될지? 혹은 인턴으로서의 경험을 해보는 것이 더 좋을지 궁금합니다.
6. 해당 직무에서의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
7. 몇 번 지원했었으나 서류 통과도 매번 어려웠는데, 직무에 지원할 때 자소서에 어떤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면 좋을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바쁘시겠지만,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뛰시는 멘토님들과 잇다에서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응원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신지윤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저도 국제 관계학을 복수 전공해서 비슷한 전공하신 분들을 보면 참 반갑습니다. A 재단과 같은 곳에서 활동하셨고, 또 좋은 성과도 있으셨지만, 아직 방황하고 있으시다니... 저는 지금도 방황하고 있어서, 뭔가 같은 고민으로 동질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해주신 내용 중심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일반 영업이 주로 세일즈에 무게를 싣는 반면, 해외 영업 / 마케팅은 전체 시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영업은 지금 당장 제품을 어떻게 많이 팔지를 고민한다면, 해외 영업/ 마케팅은 신제품을 도입하고, 제품의 포지셔닝을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시장을 키워나갈지 큰 틀에서 고민한달까요.
써놓고 보니 해외 영업/ 마케팅이 거창해 보이지만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영업 직무지만 마케팅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반대로 마케팅 직무지만 영업에 관해 관심이 큰 사람이 '완전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희 부서에서는 영업과 마케팅 업무가 분리되는 편이지만, 방금 말씀드렸듯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제일 적합한 사람입니다.
업무에 맞는 성격이나 성향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영업에 적합하다고 인식이 있지만, 일반적일 뿐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성향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과 쪽 산업군은 해외 영업/ 마케팅 중 어느 업무가 더 비중이 큰가요?
현재 상황을 고려해 말씀드리면, 제과 쪽은 해외파트에 한정하여 영업이 좀 더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국내처럼 다양한 마케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마케팅 파트보다는 일단 먼저 시장을 개척하는 영업 쪽 역량이 중요합니다.
해외영업은 제품의 생산부터 사후 마케팅까지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므로 올라운드, 멀티 플레이어 역량이 중요합니다. 해외시장도 시장별로 특성이 있습니다. 러시아나 중앙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초코파이를 굉장히 선호하는 특성이 있고요, 동남아같이 더운 지방에서는 파이보다는 빼빼로와 같은 비스킷형 과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해외 영업/마케팅 직무는 사업을 크게 보고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어 후에 개인사업을 할 때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한국은 제조업 국가로 해외 영업 채용이 활발해 향후 타 회사로 이직할 때도 조금 수월한 편입니다.
러시아/CIS 지역과 관련하여 진행하는 별도의 사업이 있나요?
L 제과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회사가 러시아/ CIS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락면, 레쓰비의 성공사례뿐만 아니라 초코파이도 아주 많이 팔리고 있고요. 우리가 이름을 알만한 회사들은 전부 러시아 및 CIS 국가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무역/해외마케팅과 관련된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떤 교육이나 자격증 과정이 도움이 될까요?
사실 특별한 교육이나 자격증보다는, 현재 관심 있는 러시아/CIS 지역에 대해 더욱 전문성을 키우시기를 권합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셨지만, 해외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러시아/CIS 지역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면 더욱 취업이 쉬우시리라 생각합니다.
자격증이라면 무역 영어나 국제 무역사 자격증이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자격증이 취업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러시아/CIS 지역에서 코트라 인턴을 해보시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공은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다만, 언어능력(영어, 러시아어)을 조금 더 신경 써서 갖추신다면 취업 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시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국제 개발 협력 NGO에서 일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인턴 기간은 1년을 맞추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기업 사회 공헌 업무를 한다든지, 봉사단 관리 업무도 대단히 좋은 경험입니다. 제 경험이지만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과연 인간이 좋은 마음만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게 되거든요. 저는 자격증보다 이 경험과 고민이 구직 활동에 더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해외 영업/ 마케팅 업무의 고충은?
업무 시간 안에 일이 끝나지 않는 게 가끔 힘듭니다. 해외 담당 지역과 시차가 있기 때문에, 일과를 마쳤는데, 현지에서 긴급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고, 주말에 연락이 와서 급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현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모두 대응하는 점도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현지에서 소비자 컴플레인이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식품 규제 당국에 신고한다고 하고, 앞으로 장사를 못 하게 한다고 협박을 하는 소비자를 한국에 있는 제가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자소서에 어떤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면 좋을까요?
이미 본인이 강점을 너무 잘 알고 계신데요. 첫번째로 '문서 작성 능력'을 강점으로 삼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는 말로 소통하는 것보다는 문서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다양한 경험에서의 인사이트'를 강점으로 만드시는 편이 좋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셨고, 그 경험을 통해 받은 인사이트가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줄줄이 나열하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추려서 자소서에 서술하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여러 회사의 입사 전형은 1등을 뽑 는게 아니라 '적합도'를 보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 지원해보시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질문해주신 내용의 수준이나 친절하게 알려주신 다양한 경력은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몇 가지 고려 해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비영리와 영리 사이에 경로를 확실히 정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시는 것이 첫 번째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해외에서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고민했고, 결국에는 ‘영리’가 저와 더 맞는 분야인 것 같아서 취업으로 진로를 돌렸습니다.
멘티님께서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다면 방황을 끝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리를 선택했다면, 어떤 조각들이 필요한가
만약 영리 분야를 선택하셨다면 지금의 경력 조각들을 모아 조금 더 예쁘게 다듬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애써서 무얼 더 하실 필요는 없고, 이왕 기존의 러시아/CIS 쪽에 관심 많고, 그쪽에서 활동을 하셨다고 하면 그쪽으로 보다 전문성을 갖추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사실, 국내에 글로벌 인재가 엄청 많은 것 같아도, 회사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해외와 커뮤니케이션하고 또 성과를 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해외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유학생 출신 중에서 한국의 기업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잘 없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본인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여 양쪽의 문화를 잘 이해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타겟 잡는 편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그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의 요소에는 더욱 높은 영어, 러시아어 성적이 기업 인사담당자의 눈으로 봤을 때 가장 확실한 자격증이 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