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런던에서 시각디자인과 영상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와 취업을 준비하는 멘티입니다.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려니 전문지식도 부족하고 준비된 것이 없는 것 같아서 고민이 많습니다.
멘토님은 이탈리아에서 학부 졸업 후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디자인, 기획, 브랜딩 쪽으로 취직을 하고 일을 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하신 경우인가요? 막연히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고 싶지만, 경험도 지식도 없기 때문에 걱정입니다. 대학원 진학이 더 필요할지, 작은 회사에서 콘텐츠 마케팅 업무부터 시작할지 고민입니다.
사실 중소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는데 너무 열악한 근무환경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사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작은 회사로 취직하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보니 새로 배운다기보단 제가 지금 가진 능력만으로 일을 쳐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멘토님은 디자인이나 브랜딩 쪽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어떤 회사에서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 연세대학교 브랜드 전문가 과정이나 석사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되셨나요? 도움이 됐다면 브랜드 과정이나 석사를 고려해보려고요.
디자인 전공으로 유학한 뒤 브랜딩 분야에서 활동하는 멘토님을 발견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한국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로 크고 싶은 후배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브랜딩 분야를 택한 것을 환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브랜딩 디자인 분야에서 경험했던 일들에 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열까 합니다.
저도 학부 때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전공 외에도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디자인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디자인을 활용하여 소비자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분야에 더 큰 관심이 쏠렸어요. 그러다 브랜딩, 브랜드 디자인 분야에 대해 알게 됐고 졸업 후 바로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에 모두 포트폴리오를 보냈습니다.
버티면서 배웠던 것들이 자산이 됐습니다
제가 졸업할 당시엔 메인 브랜드 에이전시가 8곳이었습니다. 이 중 3곳에서 1차 면접을 봤고 최종적으로 1곳에 합격했습니다. 저의 첫 직장인 셈이죠. 저는 이곳에서 4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약 8년 전의 디자인 에이전시들은 지금보다 열악했습니다. 짧은 일정 안에 많은 일들을 해결해야 했고 월급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주위의 많은 디자이너가 1~2년 차에 퇴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알아보고 싶다는 끈기로 버텼어요.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첫 직장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자산이 되어 아직도 브랜드 디자이너로 사는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현재 한국 디자인 에이전시 업계는 많이 변했습니다. 브랜딩과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거든요. 이에 많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브랜드 디자인 팀을 만들게 됐습니다. 기존에 있던 에이전시들은 이런 사회적인 변화와 다른 여러 요인으로 많이 사라지게 됐죠.
브랜드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자신부터 디자인해라
멘티님이 한국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로 시작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들에 관해 얘기해볼게요. 우선, 본인이 왜 브랜드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해 보세요. 제가 연세대학교 브랜드 매니지먼트 과정을 수료한 이유도 기획과 마케팅에 대한 이론이 부족했기 때문이거든요.
자신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보세요. 영어 활용 능력이 될 수도 있고 특정 분야에 대한 지대한 관심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멘티님의 강점을 필요로 하는 기업, 에이전시는 분명히 존재할 거예요. 자신을 잘 파악해 자신부터 브랜딩하는 것이 브랜드 디자이너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가고 싶은 기업이나 에이전시가 정해지면 인사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보세요. 포트폴리오도 함께 첨부해서요. 아니면 미팅 약속을 잡아 직접 만나보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담당자들에게 직접 듣는 팁들이 정말 유용했습니다. 차근히 준비하셔서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다시 질문해주세요. 언제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