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 홈쇼핑사의 PD로 입사하고 싶은 멘티입니다. 현직자분들을 그동안 찾아 헤맸는데 홈쇼핑 MD로 재직 중인 멘토님을 만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PD와 협업하는 직무로서 조금이라도 알고 계시는 부분이 있다면 조언해주셨으면 합니다.
1. 홈쇼핑사의 1차 고객, 2차 고객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채널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C 홈쇼핑사의 1차 고객은 3040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품 편성과 젊은 트렌드를 따라가는 C사의 콘텐츠를 보고 타 홈쇼핑보다 젊은 연령대를 타깃으로 잡는다고 생각했습니다.
2차 고객은 협업하는 동료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CG 디자이너, 쇼호스트, 현장 카메라 감독님, 외주 업체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빠뜨린 협업자가 있다면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2. 1차 고객, 2차 고객을 위한 과업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주기별로(일간/주간/월간/연간) 어떤 과업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3. 저는 홈쇼핑 PD로서 다음의 역량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콜 그래프를 분석하고 계획하는 분석능력
- 생방송 맞춤형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문제해결력
- 콜 그래프와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하니 정보수집능력
- 스텝들과의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설득력, 팀워크
- 목표 주문 수를 채우기 위해 방송 전 기획력, 전략적 사고력, 목표달성능력
- 고객 지향성
혹시 PD와 함께 일하는 MD 입장에서 홈쇼핑 PD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실무자로서 현재 상황에 맞는 답변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질문들이 무척 좋네요. 질문한 사항에 순서대로 답변하겠습니다.
홈쇼핑의 주요 타깃 연령대는 높은 편
1차 고객 즉, 주 고객의 연령대는 높은 편이에요. 채널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홈쇼핑 시청자는 생각보다 연령대가 높답니다. 그래서 모든 홈쇼핑사가 연령대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라이브 채널의 경우 40~60대가 타깃 고객층입니다. 그리고 녹화방송인 티커머스는 50~60대가 주요 고객층이고요. 물론 모바일방송은 30~40대가 타깃 고객이긴 합니다.
홈쇼핑이 다루는 상품은 연령대가 높으신 고객에게 맞춰져 있긴 합니다. 20~30대가 주로 소비하고 경험하는 상품을 홈쇼핑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물론 젊은 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긴 합니다만 정말 어려운 일이죠.
2차 고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주로 유관부서라고 하죠. MD는 주로 PD, 쇼 호스트, 협력사와 소통합니다. 이분들과 상품에 관해 고민하고 얘기하고 방송을 준비하죠. 하지만 PD는 멘티님이 언급한 직군과 주로 협업하는 게 맞습니다. MD가 상품과 구성을 어떻게 더 좋게 준비할까를 고민한다면, PD는 어떻게 이 상품을 보기 좋게 준비할까를 고민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연간 계획이라는 큰 그림 하에 주기별로 업무!
주기별 계획은 채널마다 크게 다릅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티커머스 기준으로 설명할게요. 멘티님이 말한 ‘일간’은 녹화방송 촬영 때를 말하는 것 같네요. 홈쇼핑 방송 한번을 위해 정말 다양한 직군들이 투입됩니다. 각자의 역할도 정해져 있고요.
방송 촬영 당시 저 같은 MD는 협력사가 준비할 사항들을 하나씩 다 챙겨야 합니다. 방송 때 뒤에 걸리는 행잉 로고, 방송 샘플, 디스플레이 등의 사항을 협력사가 잘 준비했는지 항상 확인해야 하죠.
반면 PD는 어떻게 잘 보여줄까를 고민하고 촬영 전에 해당 부분을 체크합니다. 다른 감독님들과도 계속 소통하고요. 뷰티 담당자나 무대감독을 따로 두고 있어서 PD분들이 세세한 부분까지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이런 부분을 점검하긴 합니다.
녹화방송과 라이브방송은 조금 다르게 진행되겠지만 어느 정도 비슷할 겁니다. ‘디테일 소구 - 영상과 상품 디스플레이 소구 - 디테일 소구 - 영상과 상품 디스플레이 소구’ 이런 형태로 방송이 진행된다고 보면 됩니다.
순간순간을 다루는 PD와 MD
PD와 MD는 순간순간 자막이나 효과를 통해서 매출을 극대화합니다. 저는 일반 식품을 담당하고 있어서 요리가 얼마나 맛있게 보이는지 또 쇼호스트 분들이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가 가장 매출에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그래서 셀링포인트를 잘 점검하고 이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합니다.
‘주간’은 말 그대로 이런 방송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입니다. MD는 협력사와 소통해서 인서트 영상, 상품 코드 생성, 품질팀과 상품 품질관리 진행, 제조사 평가, 패널 심의 등의 업무를 처리하며 방송 준비를 해나갑니다.
PD는 MD와 함께 계속 소통하면서 엠디가 올려준 자료들을 영상으로 편집하고, 제작해나가는 작업을 하시죠. 또한, 이러한 일들을 병행하면서, 계속 새로운 상품들을 고민하고 방송요청을 하기도 하죠.
이제 ‘월간’ 계획으로 넘어갈게요. 그달, 그 시즌에 팔아야 하는 상품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요. 흐름에 맞춰서 경쟁사도 분석하고, 또 우리는 이 상품을 얼마만큼 준비할 것인가 고민도 하고요. 그 시즌에 고객을 위해 어떤 상품을 팔아서 어떻게 매출을 극대화할 것이냐가 주요 목표니까요.
‘연간’ 계획은 반복되는 게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준비돼 있습니다. 연간 목표가 있고 그걸 기반으로 월간 목표를 짜죠. 경영관리, 영업관리팀 등의 다른 부서에서 계획을 수립해서 MD들에게 주면 MD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목표에 초점 맞춰서 1년 계획을 조정하고 수립해나간다고 보면 됩니다.
유관부서와의 협업 프로세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관리, 영업 관리 같은 팀에서 1년 계획과 목표를 팀, 개인별로 뿌려주면 MD는 해당 부분을 잘게 쪼개서 기획합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어떤 상품을 운용하고 어떻게 팔 것인가를 MD는 항상 고민합니다. 그러면 어떤 상품은 이번 주에 방송에 나가야 하고, 어떤 상품은 신제품 선정 회의에 발표해야 한다는 식의 방향이 나옵니다.
방향이 설정되면 방송 전에 PD, 쇼호스트, 협력사 분들과 사전미팅을 하고 방송 준비를 합니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업무가 있지만 글로 설명하다 보니 한계가 있네요. 사실 고객을 위해 상품을 운용하고 방송을 찍기에 유관부서를 위해 어떤 일을 한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이보다는 고객과 상품을 위해 유관부서와 함께 일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는데 가장 좋을 것 같네요.
'잘하는’ PD는 영상뿐만 아니라 상품도 고민해요
멘티님이 정리한 역량은 다 맞는 내용이고 설명도 잘한 것 같아요. 모든 직무가 미팅을 많이 하니 소통능력은 정말 중요한 역량인 것 같아요. 사견을 말하자면 정말 각양각색의 PD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역량을 보유하고 계셔요.
하지만 소위 잘하는 PD분들을 보면 정말 MD만큼 상품에 관심 가지고 공부해요. 단순히 영상과 방송 그림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시죠. 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상품은 MD 영역이니까 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보다는 MD와 함께 고민하는 PD분들이 정말 잘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멘티님이 언급한 역량뿐만 아니라 이 부분도 치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두서없이 설명하다 보니 전달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네요. 더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 문의하세요. 편하게 질문해도 됩니다. 많은 도움이 됐길 바라며 항상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