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무역상사에 지원하고 싶은 멘티입니다. 여쭤보고 싶은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1. 근본적으로 제가 무역상사에서 지원하는 것이 맞는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우선 저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대학교와서 2학년때 무역상사에 대한 흥미를 가졌고, 복무 시 무역 자격관련 증을 따고 전역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가서 해외생활을 경험했습니다. 기간은 3년, 5년 이렇게 길지는 않았지만 제가 가진 적극적인 성격과 친화력으로 만나며 남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중국어 실력도 늘리고 20여곳이 넘는 지역을 가보았습니다.
귀국 이후 한중연합동아리를 만들어 끈임없이 중국친구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부전공 수업 및 현지 인턴 경험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였습니다. 캐나다 생활 경험까지 합하여 이를 통해 저는 업무나 해외생활면 면에서 빠른 적응력과 대인관계 능력, 실행력 면에서 제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에 대한 이해를 강점으로 더하여 무역상사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막상 귀국 후, 취업 멘토링을 통해 제가 직무에 대해 깊게 분석이 안 되어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해외 체유 경험도 기존 타지원자들에 비해 적으며, 기본 스펙적인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말을 듣게 되어 현재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 지 고민입니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멘토님의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2. 업무적인 측면에서 해외 신규 거래선 발굴은 정확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지 알고 싶습니다.
기존 회사가 가진 네트워크나 거래처 외에도 어떠한 방식으로 신규 거래선을 발굴하여 거래를 맺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상사 지원 시 대외 거시 경제지표와 무역 통관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떠한 정보들을 뜻하는 지, 어느 정도 깊이의 이해가 필요한 지 궁금합니다.
3. 마지막으로 신입사원들이 하는 업무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무역상사에서 분명히 경력자와 신입의 역할은 어느 정도 나눠져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신입에게 가장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질문 주신 내용 잘 읽어보았습니다! 순서대로 답변을 드릴게요!
주체적 학습 경험 잘 풀어낸다면, 탐나는 지원자!
먼저 정말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는데, 멘티님의 스펙은 절대 타지원자에 비해서 부족하지 않아요! 어떤 취업 설명회의 누구의 설명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중국어 실력을 연마하기 위해서 도전해왔던 모든 과정을 입사원서에 잘 녹여내기만 한다면 본인만의 색이 뚜렷하고 차별화된 지원자로 인식될 것입니다.
대학교 때 중국어를 처음 공부해서 HSK 뿐만 아니라 회화 자격증까지 보유하신 것으로 보아 정말 꾸준하고 끈기 있게 중국어 공부를 이어오신 것 같은데요, 캐나다 및 중국의 다양한 지역에 방문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겪었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잘 정리해두면 서류전형이든 면접전형이든 정말 유용하게 활용될 것 같네요! 중국도 겉으로는 하나의 국가이지만 수많은 소수민족과 문화들이 혼재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어를 통해서 멘티님이 직, 간접적으로 경험하신 문화적 다양성을 잘 강조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멘티님의 스펙과 경험은 절대 불리하지 않아요. 원래 오랫동안 체류해서 자연스럽게 영어나 중국어를 체득한 다른 지원자에 비해서 스스로 주체적으로 언어를 학습한 경험을 잘 풀어내기만 한다면 종합상사에서 무척 탐내는 뛰어난 지원자로 비추어질 것입니다.
주위의 말에 휘둘리지 마시고 본인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세요.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 도전정신, 친화력 모두 종합상사의 영업사원에게 기대하는 핵심적인 자질인데, 멘티님은 종합상사에 입사하시면 잘 하실 것 같습니다.
멘티님의 적응력, 도전정신, 친화력을 경험 속에서 잘 풀어내보세요
해외 신규 거래선 발굴 프로세스
업무적 측면에서 2가지 질문을 주셨는데 먼저, 흔한 신규 거래선 발굴 프로세스 중 하나는 A 품목의 기존 거래선이 B 품목의 신규 거래선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학 사업부의 A 품목에서 예전부터 거래하고 있던 중국의 (가) 석유화학 회사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 예전부터 우드펠릿도 사용해왔고, 우드펠릿 구매 의향을 중국의 현지 사무소에 지속해서 알려왔다고 하면, 우드펠릿 품목 담당자들이 상황을 살피고 가격이나 품질 등 조건이 부합하는 경우 신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습니다. 이 때 현지사무소 외국인 직원들이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거래선 발굴을 거창한 것으로 볼 필요가 없는 게, 어차피 한 업계에서 주요 공급처 및 구매처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한 업계에서 주요 공급처 A, B, 있고 주요 구매처 C D,가 있고 S물산은 A, C와 거래를 하고 다른 경쟁 상사가 B, D와 거래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 상황이더라도 S물산이 B, D사와 전혀 교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시황, 공급 및 구매계획에 대해서 유선으로든, 메일로든, 아니면 직접 만나서든 연락을 합니다.
그러다가 경쟁사가 어떤 사유로 거래가 어려운 경우가 생기면, S물산이 그 빈 틈을 채우게 되고, 이것도 어떻게 보면 거래가 없던 기업과 거래가 개시되었으니 '신규 거래선 발굴'로 볼 수 있습니다.
대외 거시경제지표 및 무역 통관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
대외 거시경제지표는 환율, 금리, 석유 가격의 변화가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도만 숙지해도 충분할 것 같아요. 실제 업무에서 거시경제지표를 잘 알고 있으면 좋지만, 신입사원에게 그렇게 높은 이해 수준을 요구하는 회사는 적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변화양상은 거시경제학을 공부하거나 경제신문을 틈틈이 보시면서 익히시면 이후 업무에서 도움은 분명 될 것 같습니다.
무역 통관프로세스 또한 '몰라도 되지만 알면 플러스' 인것 같습니다. 저는 원서를 낼 때 인코텀즈나 FOB에 대해서 조차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입사하시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회사에서 무역실무 교육이 진행되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다만 면접관들이나 평가자들이 모두 그런 프로세스나 용어에 익숙한 분들이다 보니 미리 무역 실무와 관련된 책을 읽고 용어들을 숙지하시면 준비된 지원자라는 인상을 남기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에게 필요한 것
신입사원이 하는 업무는 누구나 익히기 쉬운 단순 반복적인 업무들이 많습니다.
예를 우드펠릿 품목에서 신입사원은
- 수출입 통계 사이트를 참고하여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국가별 우드펠릿 수입 가격 현황을 엑셀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 공급선으로부터 받는 BL의 기재사항이 실제 요청한 사항과 일치하는지 확인
등의 업무가 있네요.
그 외에도 계약이 성사되면 판매가, 물량, 거래조건 등 계약 내용을 사내 ERP 시스템에 입력하는 작업도 많이 수행하는데, 이런 업무들은 '영업'과 거리가 먼 업무로 느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업무들을 배우면서 해당 품목의 거래 프로세스 및 시장 현황, 주요 플레이어 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잠재 거래선을 만나도 유의미한 대화를 풀어갈 수 있게 되면서 점점 신입사원의 티를 벗어낼 수 있겠지요!
경력자의 신입의 또다른 차이는 업무 범위(Scope)
신입은 가령 품목 A의 중국지역 공급선과 관련된 선적, 통관 업무만 맡는다면, 경력자는 품목 A의 중국, 미국, 아프리카 지역의 공급선, 판매선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총괄한다고 보면 됩니다. 신입에서 경력자로 넘어갈수록 업무에 대한 시야가 점점 넓어진다고 볼 수도 있네요.
회사는 신입에게 '성실하게 새로운 내용을 배우려는 자세'를 가장 원하는 것 같습니다. 신입은 매일 매일 새로운 업무를 통해서 끊임없이 실수하고, 끊임없이 배우게 됩니다. 실수에 대한 피드백을 철저히 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배우는 자세로 성실하게 회사생활을 하시면 충분하실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 반복적인 업무로 시작하기에 경력자와는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실한 배움의 자세를 잃지 마세요!
멘티님의 질문 글에서 지금껏 걸어오신 길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화이팅하시고, 좋은 결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