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해외영업 직무를 희망하는 취준생 멘티입니다. 최근에 방향을 설정한지라 정보가 부족한 상황인데, 이렇게 질문을 드릴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1. 먼저 해외영업이라는 부서가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하루 근무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2. 해외영업인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인성과 스펙, 두 가지 차원 모두 알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토익이 900 초반대라 더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몇 달 안에 토익 950 이상 + 자격증(국제무역사/무역영어) + OPIc 취득 + JPT 고득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3. 멘토님은 해외영업 직무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게 되셨는지 생생한 스토리가 듣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상경계가 아닌, 제2외국어를 전공해서 비전공자라는 두려움이 있는데, 멘토님은 어떠셨나요?
멘토님의 잇다 프로필을 들어가 보니 ‘준비가 안 됐다고 망설이지 말고, 꿈을 향해 지금 도전하라’는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저도 멘토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무역업에 관심 많은 멘티님을 만나서 정말 반갑네요. 게다가 저도 멘티님처럼 제2외국어를 전공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열심히 준비하시면 분명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해외영업이 꿈이라면 상사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보내주신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희망 분야로 무역/상사/해외영업을 적어주셨는데, 서로 비슷하면서 전혀 다르기도 합니다.
일단 무역은 너무 광범위한 분야입니다. 상사, 해외영업도 무역의 일부라고 할 수 있거든요. 심지어 은행에서도 무역 업무를 합니다. 또한, 상사는 직무가 아니라 ‘회사’의 종류인데, 해외영업은 직무/업무의 종류입니다. 즉, 상사에 입사하게 되면 해외영업, 해외마케팅은 물론 구매, 생산관리 등 다양한 직무가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드라마 <미생>에 나왔던 회사를 상상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현대종합상사, 한화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등의 회사가 있죠.
상사와 일반 회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일반 회사, 즉 삼성 같은 제조회사는 TV, 핸드폰, 냉장고 등 자기만의 아이템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곳입니다.
반면 상사는 제조업체의 아이템을 대신 팔아주고, 중간에서 커미션을 챙겨 수익을 올립니다. 상사가 어떤 곳인지 이해가 되셨나요?
정리하자면, 멘티님이 해외영업이라는 직무를 목표로 삼으실 경우 일반 회사, 상사, 무역 회사 모두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해외영업 업무는 바이어와의 소통에서 출발
이제 질문에 차근차근 답하겠습니다. 먼저 해외영업 부서는 말 그대로 회사 아이템을 다른 나라에 팔아 돈을 벌어오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영업을 회사의 꽃이라고 하는데요. 영업이 잘돼야 회사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월급 주고,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회사마다 해외영업 부서가 하는 일은 약간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아침에 출근하면 해외 바이어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면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이때 물건을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오면 제일 기분이 좋아요. 물론 불만을 담은 메일이 오기도 합니다. 하루 업무는 메일을 확인하면서 정해지는 편입니다.
또한, 바이어를 만나러 해외로 나가기도 합니다. 바이어와 원활한 미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파는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바이어가 불만을 제기하면 영업 사원이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아이템을 잘 팔기 위해서 해외영업 부서가 마케팅까지 담당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영업과 마케팅은 긴밀하게 연결된 업무라서 마케팅 부서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협업을 열심히 해야죠.
해외영업, 영어는 기본스펙 + 제2외국어도 좋다
해외영업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활발한 성격, 순발력, 꼼꼼함 등을 갖추면 좋습니다. 물론 이런 면이 없다고 해서 영업을 못 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가 인성을 주로 평가하려고 하죠.
인성과 함께 스펙 역시 물어보셨는데요. 해외영업이니까 영어는 당연히 기본이겠죠? 만약 영어 하나만 할 수 있다면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2외국어 실력이 있다면 영어 실력이 약간 떨어져도 괜찮아요. 두 가지 언어에 능통하면 물론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알거든요. 아무튼 회화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외국인 바이어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멘티님께서는 저처럼 제2외국어를 전공하셨다고 하니, 제2외국어로 무리 없이 소통할 수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거에요.
추가로 토익이 900 초반대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요즘 토익의 중요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토익으로 영어 실력 자체를 판단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성실성을 보는 기준이니까요. 제 생각에 멘티님께서는 토익 말고 다른 쪽에 시간을 투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펙 쌓기와 동시에 많이 지원해보는 것이 중요
스펙과 관련해 제가 덧붙여 드리고 싶은 말씀은 스펙이 뛰어나다고 꼭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스펙을 쌓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회사마다 원하는 인재상, 스펙이 다르기 때문에 스펙을 열심히 쌓으면서도 계속 회사에 지원해보고, 자소서와 면접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멘티님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 회사를 어느 정도 추려보는 거예요. 그 회사들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것에 맞춰 자소서를 쓰고 스펙을 쌓아 보세요.
확실한 방향 없이 스펙만 쌓다 보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오히려 더 힘들어질 위험이 큽니다. 아직 부족하더라도 계속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신문 사설도 챙겨 읽으시면 좋습니다. 이슈가 되는 사회 문제를 알아두면 면접 볼 때 도움이 될 거예요.
멘토는 왜 해외영업을 선택했을까?
저도 멘티님처럼 비전공자라서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2외국어 전공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결국 무역으로 꿈이 좁혀지게 됐어요.
사실 제가 활발한 성격이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 무역 안에서도 해외영업 직무에 딱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어와 매일 떠들 수 있고, 해외로 출장도 다닐 수 있으니까 제게는 최적의 선택이었죠. 어떻게 보면 단순하죠?
그리고 제가 해외영업을 선택했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러시아어 전공이라 잠시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을 때, 현대자동차에서 공장을 짓겠다고 러시아에 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회사는 저 같은 유학생을 통역 아르바이트로 고용했어요. 그렇게 통역도 하고, 일을 도와주다 보니 해외영업에 정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하고 한국에 돌아온 뒤 해외영업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역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무역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무역마스터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외부 도움을 받으면서 무역을 배웠어요. 이때는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국제무역사나 무역영어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제가 드린 조언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자신감 잃지 말고, 항상 꾸준하게 노력하세요. 스펙을 어느 정도 쌓고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부터 당장 지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할게요!
멘토님, 안녕하세요! 자세한 답변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답변을 받을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고 큰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항상 불안하고,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지만, 답변을 읽으면서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특히 제2외국어 전공을 강점으로 살려야 한다는 멘토님의 조언 덕분에 힘이 납니다.
그럼 성실히 준비해서 꼭 원하는 꿈을 이루겠습니다. 그때 멘토님께 다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