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인사직무에 관심이 생긴 취준생 멘티입니다. 인사 직무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마음에 멘토님께 조언을 구하려고 글을 남겨요.
멘토님께서는 스타트업에서 일하시는데요. 멘토님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가장 몰입하는 업무와 가장 싫어하는 인사 업무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Scott Graham
더불어 인사 담당자에게 적합한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은 어떤 게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나 업무환경도 궁금합니다.
바쁘시겠지만, 간단하게라도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멘토님처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반갑습니다
직무 전환을 준비 중이시라니, 궁금하신 점이 많을 것 같네요. 스타트업이라는 작은 조직의 특수성이 있음을 감안해 주시고 제 경험을 공유해 드릴게요.
스타트업 인사의 일상 업무
회사와 지원자와 첫 대면은 HR로 시작됩니다. 저 역시 회사의 얼굴이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지원자 연락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고요.
채용과 이와 관련된 연락이 제 업무의 주가 됩니다. 채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채용 업무에 시간을 더 많이 쓰고요. 아마 조금 규모 있는 회사들은 유료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을 거예요.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일단 채용 사이트 관리를 합니다. 채용 사이트별 지원서를 확인하고, 필터링해 실무진에게 전달하지요. 그다음에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합니다. 채용 전체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합니다. 지원자에게도 또 실무자에게도 연락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죠. 전형별로 메일이나 전화로 연락을 돌리고, 그 외 문의 사항도 인사담당자가 처리합니다.
면접에서는 실무진 요청에 따라 면접에 참석하고 기록하며, 향후 전형 여부를 논의합니다. 채용 브랜딩도 중요한데요. 공고 등을 올릴 때 필요한 글이나 내부 자료를 구축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원자를 리서치합니다. 충원 / 신규 채용이 필요한 경우, 좋은 지원자를 찾기 위해 링크드인 등을 검색해 봅니다.
©️Austin Distel
제도 운용
+근태 관리
우선 근태관리입니다. 근태는 사내 제도 운용 기반 및 외부에 전달하는 데이터라, 매 수집해야 합니다. Raw Data를 내려받고, 자료를 가공해서 데이터를 업데이트 하죠. 행여나 근태기록 안 하는 구성원이 있을 경우, 따로 안내를 하고, 병역특례에 경우 따로 관리해서 병무청에 전송합니다.
+피드백 등 기존 제도 운용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업무들이 제때 이뤄지도록 모니터링을 하고 피드백을 합니다. 평가자와 피평가자에게 업무 일시 및 작성 내용을 안내하고, 이 과정이 잘 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며 진행을 돕습니다. 그리고 업무가 완료됐을 때는 최종 결과를 취합하여 평가자 및 피평가자 전달하죠.
+기타 응대
인사팀은 내부 구성원이 고객입니다. 최대한 친절하게 돕고자 하고 있어요. 제도적 문의를 응대하기도 하고, 총무 부서가 따로 없어서 필요한 경우 비품, 기기 등을 지원합니다.
인사는 기본적으로 일을 만들기보다, 만든 일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개선하는 성격의 업무가 많아요. 시즌 혹은 필요시에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여 신규 제도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운영업무에 플러스 알파 성격으로 일이 더해지는 꼴이지만, 확실한 성과를 볼 때면 보람을 느껴요.
인사 업무 중 가장 몰입하는 업무? - 단연 채용
역시 채용 업무에 몰입도가 높습니다. 회사에서 제게 많은 권한을 주기도 했고, 제가 와서 세팅을 했던 일이라 구조를 잘 알고 있는 편이에요. 스타트업에서는 좋은 동료가 복지기도 해서,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인사팀은 평가받기가 어려운데, 채용은 가시적으로 보이는 업무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채용 업무에 몰입도가 높습니다.
©️Hunters Race
인사팀에 적합한 가치관은?
인사라는 업무의 본질적인 성격이 운영을 못 하면 기획도 어렵기 때문에 반복적인 업무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본인이 주목받고 싶거나, 업무를 요청하는 일을 잘 못 하거나, 꼼꼼하지 않으면 인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인사는 동료를 도와서 어떻게 하면 조직을 성장시킬지 고민하는 일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조직에서 빛이 나는 사람이 되기 어렵죠. 주니어 때는 뭔가 멋진 일(?)을 하기도 쉽지 않고요. 하지만 직무 초기에 기초체력을 잘 쌓으시면, 몇 년 후에는 훨씬 다양한 일을 해 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다양한 직무에 관심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직무에 대한 이해 없이 업무를 하는 것과 조금이라도 관심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는 건 차이가 크거든요. 인사의 전문성 중 하나는, 비즈니스와 직무를 이해하면서 조직과 구성원의 다리가 되는 거랍니다. 호기심이 많다면 분명 플러스알파가 되겠죠?
©️Scott Graham
입사 전과 입사 후의 괴리
입사 전과 입사 후의 괴리라…. 음. 이건 제가 순진하게 생각했던 점도 있긴 합니다만. 일단 인사가 이렇게 관리 업무가 많을 줄 몰랐습니다. 두 번째로 사람 좋아하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점도 괴리라면 괴리겠네요. 사람 좋아하는 성향이 도움은 되지만, 인사의 미덕은 적당히 거리 두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면 인사팀이 다른 동료들에게 불편한 존재가 될 수도 있거든요. 적당한 신비감과 적당한 편안함을 가지면서 정보도 얻어야 하고 설명도 잘해야 하지요.
스타트업이 다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진리의 부서 바이 부서). 대표의 마인드, 상사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인사의 힘은 대표가 얼마나 믿어주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면접 때 인사 철학을 확실히 알아보는 게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나 업무환경
여느 아이티 스타트업과 비슷하긴 합니다. 전반적으로 좋은 동료들이 많고요.
대화 수평적으로 하고 최대한 업무 편의를 드리려고 하고요. 연차도 거의 원하는 타이밍에 쓸 수 있어요. 업무 환경도 공유오피스에 있어서, 쾌적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됐을까요?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잇다에 글 남겨 주세요.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실제 업무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