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작년에 이어 올해 다시 종합상사에 지원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먼저 종합상사가 장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이유를 제조업과 비교하여 설명해 주신 답변 잘 이해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Charles Forerunner
추가적으로 트레이딩에 관련해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트레이딩 사업은 통상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계약까지 도달되나요? 일례로 친환경 소재 사업실에서 국내 중소기업에서 개발된 새로운 친환경 섬유 신소재를 해외로 트레이딩 하게 된다면,
1. 국내 기업 콘택트
2. 해외 공급선 콘택트
3. 인쿼리 전달 후 오퍼 받아서 조정/계약
4. 운송/결제/사후관리
이렇게 진행된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멘토님의 답변으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큰 힘을 받고 있어요. 시간 내어 답변 고민해 주시는 점 미리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이템마다 차이가 좀 있을 수도 있지만 큰 틀은 말씀하신 대로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살을 붙일만한 내용이나 아시면 좋을만한 내용을 몇 가지 덧붙여 볼게요.
1. 국내 공급선 콘택트
새로운 기업과 콘택트 한다면 수출 실적이 없거나 공략 국가향 공급 실적이 없는 제조사가 되는 경우가 많겠습니다. 공장도 직접 방문하고, 처음 거래하려는 업체라면 결재라인에 있는 분들이 주저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설득하는 과정도 들어갈 수 있겠네요.
2. 해외 수요가 콘택트
해당 지역 주재원/ 또는 현지 채용인(현채인)을 통하여 수요가의 담당자와 미팅하고 샘플을 보여주며 계약으로 이끄는 지난한 과정이 있을 것 같네요. 필요하다면 제조사 담당자와 출장을 가서 수요가를 직접 만나는 일도 있겠고요.
반대로 수요가가 제조사 공장을 방문하는 일도 있겠군요. 아이템에 따라 기간은 다를 것 같은데 이런 과정(초도 계약 이전)이 길면 2~3년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 부품 같은 경우에는 수요가인 자동차 업체들이 한 모델을 장기간 대량생산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부품 공급사 하나를 바꾸는 데에도 장기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일례로 말씀하신 섬유산업은 어떤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Nastuh Abootalebi
3. 조정 및 계약
해외 수요가를 콘택트해서 제품에 반응이 있으면 진행되는 과정인데, 계약서 양식은 대기업의 경우 다 있겠지만 보통 해당 거래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업체의 양식을 쓸 것 같네요.
총액 매출 거래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공급사-상사/ 상사-수요가 계약 이렇게 두 가지가 진행됩니다. 우리가 물건을 사서 파는 식으로요. 우리 회사 양식을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제조사, 수요가의 요구에 따라 큰 수정이 있는 경우 영업부서에서 1차 검토를 하여 법무실과 협의하는 과정도 발생하겠습니다.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가 지게 되는 부담 (클레임 처리, payment 리스크 등), 분쟁 조정 방법, 준거법 등이 이슈가 나올 수 있겠네요.
4. 운송/결제/사후관리
구매조건과 판매조건에 따라서 운송, 결제의 순서는 바뀌겠지만 해당 직무를 하기 전이라면 너무 세밀하게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자처리, 수요가의 지불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잘 해결하고, 결제기간 내에 대금을 잘 받아내어 입금통지 메일을 받아내면 거래 1회의 미션이 클리어되겠네요.
특히 대금을 받아내는 것은 수요가의 대금 지급 지연, 부도 등으로 못 받는 돈이 많이 생기는 경우가 꽤 많이 발생해서 체감상 제일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5. 그 외
제조사가 상사와 협력하면서 수출실적이 쌓이면 (또는 종합상사의 여신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현금흐름이 좋아진다면) 제조사는 수요가와 다이렉트로 거래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요가 측에서도 제조사~수요가 사이에 끼는 종합상사 역할 또는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종합상사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제조사와 같이 갈 수 있는지, 어떻게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부담하며 상사의 역할을 넣는 거래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Pawel Chu
다른 업무도 마찬가지겠지만, 경력직이 아니라면 신입 입장에서 트레이딩 실무를 잘 알고 막힘없이 처리하기는 힘듭니다. 1~2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신입 채용 시에 트레이딩 실무를 잘 아는 것을 중점적으로 살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원 직무 또는 회사에 대한 관심의 표현으로써 해당 인턴 경력이나 자격증, 관련 지식을 지원자가 활용할 수는 있겠죠. 다만 트레이딩 프로세스에 대해 세밀하게 스터디하는 것보다 관심 있는 국가/지역/산업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이것을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또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멘토님. 혼자 고민하며 잘못 생각했던 부분까지 확실하게 교정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멘토님 같은 선배가 되어 후배들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비가 오지만 시원하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