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종합상사 취직을 꿈꾸는 멘티입니다. 종합상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 예기치 못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Bit Cloud
가령, 제품 선적 도중 바이어에서 구매를 취소하거나, 바이어 측에서 구매 비용 지불을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실무에서는 대응하는지 멘토님만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및 대응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어떤 경험을 쌓으면 좋을지 혹시 생각나시는 게 있다면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멘토님의 답변이 제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사실 질문 주신 부분은 종합상사에서도 항상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입니다. 모든 사업과 거래에는 리스크가 존재하는데, 회사 내부적으로 이를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적정 선에서 실행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Priscilla Du Preez
리스크 관리 분야는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여기에 다 담아내기는 어렵겠지만, 말씀 주신 몇 가지 사례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게요.
우선 ‘바이어의 구매 취소(계약 불이행) 리스크’는 종합상사같이 B2B로 고정 파트너와 장기적인 거래를 하는 곳에서는 그렇게 흔하게 발생하는 리스크는 아닙니다. 그리고 설사 문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구매 취소와 같은 경우 주로 계약 불이행 차원에서 소송/중재까지 진행이 가능하도록 법률/계약 관점에서 매니지먼트를 하는 편입니다.
"당신이 구매 의무가 있는데도 취소한 것은 양사가 서명한 계약서에 따라 계약을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러니 손해배상을 너에게 청구하며, 이 또한 배상하지 않으면 중재나 소송까지 가자" 정도로 보면 되는 것이죠.
대금 지급 리스크 (돈을 안 줄 리스크, 또는 여신 리스크)에 대해서는, 보통 수출보험으로 리스크를 헤지 합니다. 국내 기업이 수출하는 경우는 K-SURE의 보험상품에 가입해서 신용위험(buyer한테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리스크)을 80% 수준으로 헤지 합니다. 예를 들어 수출금액이 100불이면, 바이어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100불 중 80불은 보험회사에 청구해서 보상받을 수 있는 개념이죠.
그래서 보험에 가입해서 보장받을 것을 고려해서, 최악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위 사례에서는 20불이 되겠죠)에 대해서 계약 체결 전에 보고를 진행하고, 부서장 등 결재권자가 승인을 해서 계약이 체결되는 걸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Marten Bjork
리스크 관리 및 대응 방안에 대한 경험은 성과를 내거나 매출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아주 간단한 예로 중고거래를 진행하더라도 품질 리스크, 대금 지급 리스크가 존재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 플랫폼 차원에서도 해결책을 고민하겠죠. 환불을 요청하는 소비자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리스크 관리 및 대응 방안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넓게 접근하자면, ‘돈을 버는 모든 경험’을 통해 리스크 관리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이런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이 취업이나 커리어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돈을 꼭 벌지 않고, 심지어 잃더라도 어떤 부분에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는지, 레슨 런드 (lesson learned)는 무엇이고 향후 어떤 부분을 개선해서 사업을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죠.
요즘 온라인으로 무자본 창업도 수월한 시대인데, 당장 떠오르는 것은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해 보거나, 중고거래를 해보거나, 백화점에서 판매사원으로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거나 등의 경험도 학생 때 해보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됩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성스러운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멘토님. 항상 궁금했던 부분을 정말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말씀을 듣고 리스크 관리가 어떻게 실무에서 적용되는지, 또 일상생활에는 어떤 자세를 가지고 리스크를 대할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하시는 일 모두 잘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