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공기관에서 사기업 이직. 거의 불가능합니다

외교부에서 근무했던 인상적인 경력이 있으시군요. 다만 그 경력이 사기업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신 거고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 기업에 한정해서) 거의 불가능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한국 기업들은 공공분야에서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거의 무시합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공공기관에서의 근무 경력이 인정받는 경우는 엄청난 고위급 공무원이거나 대학생 때 잠깐 인턴 아니면 인정받는 경우가 없습니다.

또한, 공무원으로서 수행하셨던 시장조사 업무 / 전략 수립 등에 대해서는 사기업에서는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공공기관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아예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류나 면접에서 탈락하시게 되는 것도 그런 요인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Sean Pollock

나이 때문에 신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고, 경력이라도 유관 분야의 경험이 있지 않으면 서류 통과조차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최근에 정말 능력 있는 후보자인데, 식품 관련 분야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서류에서 탈락한 경우를 봤습니다.

경력직은 보통 "바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 을 선발하기 때문에 그렇죠. 그래서 앞에 질문해 주신 1,2번 질문도 사실... 그다지 사기업에서 높이 평가하는 경험, 경력은 절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회사들에서는 경력직을 선발할 때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직전 회사의 규모 - 대기업이면 좋음

2. 업무 연관성 - 선발하려는 직무와의 유사성

면접에서는 업무 역량과 인성을 평가합니다. 멘티님의 사례는 외교부에서의 근무 경험이 조금 애매하기 때문에, 취업이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Marten Bjork

대안을 모색해 봅시다 

1. 경영 대학원(mba와 같은) 진학하여 커리어 체인지

사기업에서는 웬만하면 공공기관 출신 사람을 잘 뽑지 않지만, 경영 대학원을 나온 경우에는 공공기관 출신이라도 선발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영 대학원을 커리어 체인지의 기회로 여기기도 하지요.

2. 현지 법인의 현채인

외교부에서 근무하시면서 보셨을 수도 있지만, 현지법인의 현채인 선발 과정은 한국에 있는 본사 직원 선발에 비해 허들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살기 어렵다는 명확한 단점이 존재합니다.

3.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 / 현지 지사

외국계 기업 역시도 기존의 커리어 과정을 많이 보기 때문에 한국 기업만큼이나 취업과정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면접 전형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멘티님의 역량이 해당 기업과 fit 이 맞는다면 충분히 어려운 전형을 통과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계 기업 취업은 공개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링크드 인이나 피플 앤 잡과 같은 사이트에서 계속 정보를 얻으셔야 합니다.

멘티님께서는 사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언어나 오피스 프로그램 역량)은 있으시지만, 그간의 커리어가 공공기관 중심이기 때문에 사기업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사기업 취업이 불가능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우회로'를 통한다면 사기업 취업도 마냥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거운 답변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지만, 또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실력 있는 멘티님이 되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또 질문 주세요. 감사합니다.

현실적이고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현실적 조언을 받으니 준비 방향을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