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티님.

다시 한번 질문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시 질문을 작성하면서 마음이 조금 정리된 느낌을 받으시진 않았나요? 내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지 등등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요. 이번에 멘티님이 보내주신 내용을 보고 현재 멘티님이 어떤 상황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산업디자인을 제외하고 멘티님은 많은 부분에 관심과 흥미 또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소통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셨죠? 거의 모든 일에서 '소통'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는 멘티님이 어떤 일을 해도 잘 해나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Hal Gatewood

시선이 닿는 곳에 길이 있어요

현재로서는 멘티님이 어떤 분야와 맞는지 알 수는 없어요. 저도 그랬고요. 저는 시각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에 첫 입사를 했어요. 3년 정도 지나고 나니 기획 분야에 더 관심이 생겼고, 그 이후로는 디자인 기획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을 하여 이 분야에 대해 더 배우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고 호텔 리조트 회사에서 공간 기획을 하게 되었고요. 그 이후에는 다시 그래픽 디자인으로 돌아왔고 현재에는 3D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어요.

현재 디자이너 10년 차인데 그동안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관심도 시시각각 변화했고요. 제가 왜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는지 돌이켜보면 해마다 트렌드가 바뀌고 저의 관심사도 매번 달라졌던 것 같아요. 그때마다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배우지 않았던 공부를 지속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또 어떤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될지... 알 수 없지요.

제가 멘티님께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일단 해보시라는 겁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시고 일단 가보세요. 그 길에 가면 또 다른 길이 있는 것이 인생이더라고요. UX/XI 분야는 앞으로도 전망이 좋은 디자인 분야이기 때문에 이쪽에서 경험을 쌓아두시면 앞으로 좋은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이 분야에서 끝을 보겠다!라는 마음을 갖고 하시다가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또 그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해도 되고요! 대신 멘티님이 일을 할 때 재미있고 보람을 느끼면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배우시고 경험하고 시도해 보세요! 그만큼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