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Annie Spratt
질문받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한 뒤 현재 대학 상담 센터에서 반년 정도 상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내면을 탐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 일이 제게 잘 맞고 여전히 좋아하지만, 직업으로 봤을 때는 불만족스러운 점이 많아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IT 대기업 HRD 쪽으로 이직을 생각 중입니다.
HRD 쪽이 기존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지점이 있고(ex. 커리어코칭) 구성원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역량을 성장시키는 일을 한다는 점. HRD의 트렌드가 일방적인 육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학습을 지원한다는 점. 교육, 심리, 공학적 지식을 활용해 사내 직원들의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 HRD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평소에 IT에 관심이 매우 많고 제 역량을 발전 가능성이 큰 산업에 쏟고 싶어 IT 기업으로 취업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나이도 많은 데다(31살), HRD를 위한 준비를 해놓은 것이 별로 없어 이 시점에서 제가 IT 대기업 HRD에 도전해도 승산이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많은 고민이 되실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이 반드시 정답은 아닙니다. IT 회사에 근무하는 한 사람이 느낀, 그리고 한 사람이 아는 범위 안에서의 답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잘 준비하셔서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IT 대기업 HRD는 기존의 제조, 금융, 서비스 등 대기업 HRD와 조금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과 트렌드가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기존의 교육 방식으로는 이를 따라가기 어렵고, 어렵다 보니 교육이 적거나 교육 전담 부서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탑티어 IT 대기업에서도 교육 전담 부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포괄임금제 폐지 등 이슈로 많은 IT기업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과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필요한 신입사원이 아니라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공채를 뽑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개발자 부족으로 인해 임금 인상, 공채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비 개발자 신입사원, 그중에서도 교육담당자에 대한 니즈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Pawel Chu
IT 하면 생각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좋은 복지, 높은 연봉 등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IT 대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원자는 많고, TO는 너무나 한정적입니다. 저는 멘티님이 준비를 하실 때, 관점을 바꿔서 왜 IT 대 기업에서 교육담당자로 멘티님을 뽑아야 하는지, 멘티님께 어떤 역량,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준비해 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IT기업 면접관이 멘티님을 인터뷰한다면 해당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직무 역량/경험이 충분한지, 그리고 IT 업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지, IT 업의 일하는 방식과 특성에 맞는 사람인지 등을 반드시 물어볼 것입니다. 하지만 신입사원이 이 세 가지를 다 갖추긴 쉽지 않습니다. 이 안에서 멘티님 본인의 강점을 잘 살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시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은 길 그래도 온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어떤 피드백이든 갈급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빠르게 답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IT뿐 아니라 지원 영역을 넓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회 없이 열심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