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견 종합상사의 최종 면접을 앞둔 멘티입니다. 종합상사의 주요 업무인 트레이딩에 대해 조사하고 고민하던 중,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드려요.
©Ian Taylor
1) 현재는 중견/대기업에서 해외영업팀을 꾸려 직접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상사의 트레이딩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철강을 판매한다고 하였을 때 포스코 내부에도 해외영업팀이 있을 텐데 종합상사를 거쳐 트레이딩을 하는 이유랄까요?
1-1) 종합상사를 통해서도 수출입을 할 때 의도적으로 품질이 좋지 않은 물품에 대해 판매를 요청하거나 시장규모가 작은 곳으로만 판매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본질적으로 제가 궁금한 점은 "제조업 해외영업 / 종합상사 트레이딩의 차이" + "종합상사 트레이딩을 이용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너무 기본적인 질문을 드린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멘티님, 안녕하세요. 면접을 앞두고 계신다고 했는데 벌써 본 것은 아닌지 걱정이네요. 빠르게 답변 남길게요.
©Cytonn Photography
실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 이유로는 ‘거래 관행+실무상의 편의성’이 있겠습니다. 기존부터 상사를 끼고 거래를 해와서 굳이 배제를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하고, 수출입 업무를 상사가 대신 핸들링 하면서 번거로운 일을 제조사가 직접 안 해도 되는 이점 등이 있습니다. 예시를 든 포스코는 해외영업 조직이 있습니다만, 현재는 포스코 인터내셔널로 상당 부분의 해외 거래를 이관하는 추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제조사가 해외 수출 경험이 없을 때 상사는 수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수출에 따른 서류작업 (원산지증명서를 포함한 각종 증명)부터 해외 바이어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 (수출 경험이 없다면 바이어에게 연락해도 회사와 제품을 영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므로) 해당 바이어와의 거래 경험이나 접근성이 좋은 해외 지사 등을 가지고 있는 상사를 통해 수출하는 것이 효율적이겠지요.
가령 국내에 덜 알려진 자동차 부품회사가 미국 완성차 업체에 수출하고 싶다면 상당한 시간, 인력, 비용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수만, 수 십만 대를 생산하는 완성차의 동일 부품을 다양한 수요가에서 조달하면 안 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까다로운 검증 작업이 이어지는데 무경험 회사가 그때그때 출장을 가서 해결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거든요. 물론 이렇게 상사를 통한 수출 경험을 쌓아서 상사를 끼지 않고 직접 해당 수요가와 거래하거나 새 수요가를 개발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합니다.
©Pawel Chu
세 번째로는 공급선/수요가 리스크 전가입니다. 거래 공급선/수요가가 안정적이지 않을 경우 상사를 끼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완성차 제조사들이 각자의 해외영업 조직이 있음에도 상사를 쓰는 경우는 이런 이유가 많이 작용합니다.
영세한 대리점/딜러의 경우 선불로 물대를 송금하기 어려운데, 이 경우 상사가 중간에서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사서 수요가에게 일정 기간 여신을 주는 식으로 거래를 하게 됩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수요가의 경우 상사향 대금 지급이 늦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도산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제조사는 상사를 끼고 거래함으로써 이러한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최종 면접이라서 많이 긴장되시겠지만 가급적 편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시면 좋겠습니다. 설령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멘티님의 정량 스펙상으로는 중견 상사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노려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다른 회사들도 최대한 많이 쓰시고 (인턴 서류 탈락한 회사에 재지원 해 잘 다니는 경우도 많답니다) 추가로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여기에 다른 질문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