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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PD 공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주)콘텐츠민주주의 · 대표이사
약 1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졸업 후에 예능 PD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멘토님도 공채 PD를 준비하신 경험이 있어 아시겠지만, 공채 준비는 워낙 티오도 적고 준비할 게 많다 보니 준비할 건 많은데 마음은 늘 불안하고 조급합니다.


©Jakob Owens


요즘 저는 기획안 및 모니터링 스터디와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 중입니다. 작문과 면접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감이 잘 안 잡힙니다.


제가 질문드리고 싶은 첫 번째는, 멘토님의 공채 PD를 준비했던 과정과 기간입니다.


두 번째는, 가장 효과적이었던 준비 방법과 특히 면접 준비 방법이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준비 과정 중에 마인드 컨트롤과 시간 관리법(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의 분배 등)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아, 추가로 제가 적은 스펙을 보고 객관적으로 부족한 부분 있으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토익 점수가 애매해서, 부족하다면 재응시하려고 합니다.) 아낌없는 조언해 주시면 귀담아듣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도연 멘토의 답변


또 공채 후배 하나 탄생할 예정이라니 반갑네요. 


일단 답변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답변해 볼게요. 스펙은 충분합니다. 토익도 충분합니다. 토익이란 게 어차피 영어 실력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건 오랜 시간 증명돼 왔기 때문에 말 그대로 지원자격만 넘기면 되지 그걸 가지고 경쟁을 붙일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공채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각 회사 별로 필수로 봐야 하는 시험들은 미리미리 다 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KBS 한국어, MBN  매경 TEST, 한경 TESAT...  뭐 이런 거 있잖아요. 어차피 상식이 중요한 직종이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회사 것이라고 해도 그걸 준비하는 과정이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요, 또한 신입 공채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원하는 회사를 처음부터 들어가야만 한다는 전략보다는 공채 제도를 운영하는 그 어디든 먼저 들어가서 신입, 경력 이직까지 가능성을 넓혀 놓는 게 좋겠다고 추천드립니다. 


다른 스펙은 특별히 준비할 게 없어 보여요. PD에게 필요한 업무 역량 중 자격증으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 '스펙'은 그냥 지원 자격만 갖춘다는 차원에서 접근하시면 충분합니다.


©Ben Griffiths


다음은 세 가지 질문 주신 것에 대해 답변드릴게요.


1. PD 준비의 과정과 기간 : 제가 국어국문학과이고 상식이 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어디서 'PD는 글 잘 쓰고 상식 있으면 된다'고 주워들은 말에 안심하고 별 준비 없이 2년간 공채만 지원하다가 모든 공채 다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고집을 꺾고 스터디에 지원했죠. 그러고 나서 1년 후 합격했습니다. 총 3년 정도 걸렸네요. 센스 있는 분들은 엄청 금방 들어가기도 합니다.


2. 효과적 준비법과 면접 대비법 : 저는 웬만한 것들이 스터디 안에서 다 해결이 됐었습니다. 다들 언론사 입사가 꿈인 친구들이기 때문에 각자가 아는 정보들 최대한 모아 오고, KBS 시즌 땐 알아서들 방송학개론 공부하고 기획안 보는 방송사 시즌 땐 기획안 스터디 하고 면접 시즌 땐 알아서들 면접 정보 얻어 와서 서로 연습하고 막 그렇게 되는 게 스터디의 강점이거든요. 그래서 어찌 됐든 스터디, 그것도 학교 안에서 말고 타학교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외부 스터디를 구해서 활동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면접 대비법이란 게 딱히 없는 것이, 면접이란 것이 '면접에 익숙한 사람을 뽑는 작업'이 아니고 면접을 통해 '그 사람의 숨겨진 역량과 성품을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취재하는 것이 일인 방송인들의 눈을 속일 수 없습니다. 스스로 방송에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늘 새로운 기획에 마음 설레어 하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셀프 점검해보시는 것부터 출발해야 할 거예요.


그 와중에 그래도 좀 신경쓰셨으면 하는 점은 1) 굵직한 사회적 현안은 찬반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의견 개진이 가능할 것, 2) '나를 따르라' 류의 리더십이 아니라 리더였든 팀원이었든지 간에 프로젝트가 잘 굴러가도록 기여했던 사례를 찾아 놓을 것 3) 지원하는 방송사의 메인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이 빡세게 되어 있을 것. 마지막으로 4) 해당 방송사가 요즘 맞닥뜨린 현안에 대해 파악하고 나름의 대안을 가지고 있을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이 정도는 갖고 있는 채로 면접장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스터디에서 서로가 서로 앞에서 모의 면접을 하면서 촬영도 해 보고 함께 모니터링도 해 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3. 마인드컨트롤과 시간 배분 : 일단 시간 배분부터 말씀드리자면, 공채의 성패가 반드시 쏟는 시간과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하면서 출발하셨으면 합니다. 말이 '고시'지 공무원시험처럼 암기력을 보는 게 아니라 상식과 지혜, 통찰력이나 리더십 등 근본적인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쏟는다고 뭐가 되는 게 아닙니다. 이런 건 오히려 놀면서 더 함양될 수도 있는 거예요. 


다만 시간과 비례하는 건 기술적인 부분들, 상식이나 논작 경험, 면접 연습 뭐 이런 것들이겠는데 그거야 주 1, 2회 스터디에서 모여서 연습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한다고 더 느는 것 같진 않아요. 


바꿔 말하면, 언론사 공채는 객관적인 취업 역량이란 게 존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객관적인 합격 기준이란 게 없어요. 그래서 중요한 게 '인사담당자들에게 잘 보여야지'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이미 스스로를 막내 PD라고 가정하고 모든 것을 그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게 더 중요한 합니다. 


그러자면 PD의 직무 파악이 잘 되어 있어야겠죠? 급급한 사람은 오히려 PD로 뽑기 주저하게 되는 특이한 동네입니다. 그래서 막연하게 시간을 많이 투입한다는 접근보다는 근본적으로 현명하게, 넓고 크게 세상을 바라보고 이것을 시청자에게 잘 갈무리하여 제공하는 역할을 미리미리 내면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마인드컨트롤도 그래서 조바심 갖지 말고 편안하게 접근하시는 말씀으로 갈음할게요. 안 그래도 좁았던 등용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데 여길 1년 안에 뚫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스스로를 더 조급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지름길이 없고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데 제한시간까지 있으니 얼마나 불편할까요. 그래서 저는 마치 유튜브 떡상하듯이, 방송 PD는 마음 편하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편안하게 준비하되 크게 기대를 걸지 말고 서브플랜을 함께 가동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타 업종이나 타 방송 등도 함께 준비하시라는 거예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공채 준비는 시간과의 싸움, 뭐 그런 게 아니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사람으로서의 소양'을 검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걸 준비하는 게 다른 어떤 분야에 대해서도 도움이 됐으면 됐지 해가 되진 않습니다. 그러니 PD는 평소에 준비를 하시면서 다른 직종 대비도 함께 하시면서 가능성 자체를 넓히는 취업 전략을 세우시길 권해드립니다.


©Joshua Hanson


애초에 요즘은 평생 직장도 없고, 순혈주의도 의미가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직이나 전직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몸값의 척도가 되기도 하고요, 하여튼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기 때문에 첫술에 배부르기 전략보다는 '일단 프로의 세계에 들어서기'를 목표로 가져가시고, 첫술이 방송이면 좋겠지만 다른 어디든 일단 들어가셔서 사회에서 역할을 하시고, 그러면서 넓어진 통찰로 다시 또 방송 도전하시고 그래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게 더 역량 있는 PD가 되는 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정리하자면 막연한 가능성에 너무 많은 걸 걸지 말고, 가능성 자체를 넓히는 방향으로 마음 편하게 지속 가능하게 준비하시라, 급할수록 돌아가는 게 오히려 지름길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더 궁금한 점 있으면 또 문의 주세요. 


김도연 멘토
(주)콘텐츠민주주의 · 대표이사
미디어
똑똑하지 않아도 됩니다. 간절히 원하는 걸 찾는다면, 뭐든지 이룰 수 있습니다. 장애물은 포기할 핑계로 삼을 게 아니라 극복하거나 피해 가면 됩니다. 우리에겐 자유가 있습니다. 뭐든지 해도 되고, 할 수 있습니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해도 된다'라는 평범한 진실에서 출발하는 자유롭고도 신나는 삶.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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