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출판 편집자 지망생입니다. 저는 정말로 이 일을 하고 싶은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Annelies Geneyn
1. 2024 A 기관 채용예정자 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차 서류 전형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어필하면 좋을까요? 관련이 적은 학과를 전공하기도 했고, 마련해 놓은 스펙이 없어 뒤늦게 서포터즈, SNS 등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활동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들 하는데, 그럼 저처럼 물리적으로 어필할 요소가 부족한 사람들은 무엇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자기 PR이 될까요?
2. 꾸준히 출판사 채용 공고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주로 경력직 공고가 올라오는데 혹시 신입이 이력서를 넣는 경우도 있을까요?
직장을 다니다 직업을 바꾸는 일이라 이것저것 생각도 많이 들고, 한 스텝 나아갔다 싶으면 다음 스텝이 막히는 것 같습니다. 100프로 들어맞는 정답은 없겠지만, 멘토님의 식견을 바탕으로 찬찬히 준비해 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출판 편집자 지망생분이시라니 반갑습니다.
이건 답이 하나가 아닌 질문입니다. 여러 가지 평가 요소가 있을 것이고, 지원자마다 자신이 편집자가 되고자 어필하는 요소가 있을 것입니다. 그걸 심사위원이 평가하는 것일 거고요.
그러니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떻게 심사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설득한 방법으로 남도 설득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그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답입니다.
당장 저부터, 그리고 A 기관이나 출판사 면접관 분들은 계속 줄기차게 질문할 겁니다. 현재의 안정적인 직장을 놔두고 출판 편집자가 되려고 하시냐고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구하셨다면, 그것으로 남을 설득하시면 됩니다. 활동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그건 설득을 위한 보조적인 요소이지 핵심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서법에 대한 공부, 책에 대한 공부, 평균보다 낮은 대우, 사양산업이라는 선입견,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동년배들과의 차이 등등을 견딜 수 있는 이유가 자신에게 있는지를 보여주시는 게 가장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질문하신 분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 나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직종을 바꿔서 출판 편집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독서나 활동을 했고, 이러저러한 것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이러저러한 책을 만드는 이러저러한 편집자가 되고 싶다는 비전까지 이어지면 더 좋겠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아래 질문들은 제게 하신 질문에 답변드리기 위해 제가 필요한 정보들입니다. 의도적으로 제게 표현하지 않으신 아래 사항들의 답을 이으면, 아주 효과적인 자기소개서가 됩니다.
-정말로 출판편집자가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왜 하고 싶으신가요?
-왜 편집자로 진로를 바꾸셨나요?
-늦깎이라고 하셨는데, 전에는 어느 일을 하고 어떤 경험을 쌓으셨나요?
-가고 싶은 출판사는 정해져 있다고 하셨는데 어디인가요?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몇 건, 어느 출판사의 어느 분야 책을 하셨나요?
-SNS 활동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느 채널로 하시고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계정을 키워가고 계신가요?
©Kelly Sikkema
없지는 않습니다만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는 지원자가 경력이 없다고 자기소개서도 읽지 않고 넘기지는 않습니다. 판타지 같은 일이기는 하지만, 저는 지원하는 출판사에 연락해서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진심을 온전히 담아 설득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그 진심이 일에 있어서도 진정성 있는 편집자가 되도록 이끌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편집자로 성장하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용한 정보가 가득 담긴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멘토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차근차근 준비해 보겠습니다. 답변 내용을 하나씩 뜯어보며 열심히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