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페스티벌(공연) 기획과는 상관없는 전공, 경력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공연 기획 쪽으로 취업을 하려면 어떤 능력들을 키워야 될지 고민입니다.
©Jay Wennington
1. 페스티벌(공연) 기획 업무에 필요한 능력들을 키우려면 영어회화, 문서작성 능력(기안서, 기획서), 디자인 툴 사용(포토샵) 이 항목들만 준비하면 될까요? 더 필요한 능력들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2. 무엇보다 협찬 제안서, 기획서, 기안서 등 기획과 관련된 능력이 중요한 것 같은데 이 같은 경험들을 어떻게 쌓으면 좋을까요? 관련 전공도 아니고, 경험도 없다 보니 이 부분이 제일 막막합니다.
주변에 페스티벌(공연) 기획 업무와 관련된 지인이 없어서 멘토님의 조언이 절실합니다. 답변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배우셨는데 페스티벌이라니 힘든 길을 선택하셨군요. 저는 반대로 오프라인 기획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공연 관련 IT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 IT 기획자에 더 가까운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페스티벌 기획 현업에서 멀어진지는 1~2년 된 것 같지만 문의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말씀하셨던 역량들이 모두 필요하고, 굳이 따지자면 디자인 툴은 일러스트를 좀 더 쓰게 됩니다. 직접 디자인하실 게 아니라면, 만들어진 포스터나 현수막 파일을 받아서 약간의 수정이나 베리에이션 정도 가능하면 충분하더라고요. 실사출력 파일은 보통 일러로 작업하다 보니 포토샵보다는 일러를 좀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영어회화는 어떤 페스티벌을 담당하고 싶으시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물론 영어는 어느 곳에 가서든 있으면 당연히 좋은 역량이니 키워두시면 좋지만, 해외 아티스트 라인업이 많은 페스티벌이 아니라면 영어회화가 아주 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읽고 쓰기 정도는 어느 정도 하신다는 전제하에)
예를 들어, 영어회화를 잘 하더라도 축제 기획에 대한 이해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순 통역만 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직무에 이해도가 있는 사람이 우선됩니다. 해외 아티스트에게 화장실 위치 알려주는 거야 할 수 있겠지만, 직접 일정을 조율하고 호텔/항공권을 예약해 주고 픽업 샌딩을 보내는 건 또 다르니까요.
©Aranxa Esteve
처음 신입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문서작성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장 빠르고 쉽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에요. 꼼꼼하게 체크하고, 빠르게 문서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모방과 응용인데, 이미 만들어진 다른 기획서나 제안서를 따라서 우리 프로젝트 내용으로 응용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신입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직접 창조하기 시작하면... 망할 확률이 99%거든요.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보시고 (구글에 검색만 해봐도 공개된 제안서, 기획서 등 많이 나옵니다), 각각의 기획/제안서들이 어떻게 다른지, 왜 다른지,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는 보통 어떤 양식과 패턴으로 문서를 작성하는지 공부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동아리나 대외활동을 통해서 아주 작은 기획서라도 직접 써보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로 축제 사무국에서 일해보시는 경험도 좋고요. 이미 졸업을 하셨으니 후자가 맞는 것 같네요.
꼭 축제 사무국이 아니더라도, 행사 사무국 단기 인력은 모집하는 곳들이 많으니, 다양한 사무국을 경험해 보시는 것도 분명 내공을 쌓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답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나중에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파이팅!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덕분에 어떻게 준비할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