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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 변리사 도전해도 될까요?
특허법인 다옴 · 변리사
10일 전
💬 멘티의 질문

최근 정말 갑작스러운(?) 계기로 변리사의 꿈이 생긴 2년 차 직장인입니다. 변리사에 대해 여러 채널에 검색해가며 멘토님의 유튜브와 글들을 접하게 되었고,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말씀들에 감명을 받아 저 또한 이렇게 질문을 남기게 되었네요.


학생 때는 법 쪽에 관심이 많았으나, 고등학생/대학생 때 우연한 기회로 마케팅, 광고 쪽 활동을 지속하게 되었고 현재도 마케팅, 영업 관련 부서에서 약 3년을 보내고 있는 27살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사실 '직장 생활' 자체는 저에게 잘 맞는다 느낍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말과 글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업무를 하고, 주기적으로 그래도 만족할 만한 월급도 받는 그런 생활이요.


그런데 동시에 이러한 생활을 10년, 20년 지속해도 큰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겨 전문직에 대해 정말 깊이 고민하고 있는 나날들입니다. 그 어느 누가 와도 일만 몇 달 배우면 대체할 수 있는 그런 업무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지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변리사 시험은 2-3년 혹은 그 이상 걸릴 수 있음을 알기에, 20대가 가기 전에 제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마지막 도전을 통해 목표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저에 대한 서론이 길었습니다. 변리사 시험에 도전하는 데에서 걸리는 현실적인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Raphael Schaller


1. '뼈'문과생인데 변리사 도전해도 될까요?

- 현재 변리사 중 8-90% 이상이 이공계라는 정보를 보았습니다. 업무 특성상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편 문과의 합격 확률/업무의 폭이 매우 낮고 좁다는 의미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실제 업무하시면서 체감하시는 이공계 전공이 아닌 변리사의 비중과, 그분들이 주로 행하시는 업무가 궁금합니다!


2. 국어국문학과 주전공 / 경영학과 복수 전공으로서 변리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요?

-1번과 긴밀히 연결되는 질문일 것 같은데요, 변리사 시험에 어렵게 통과하더라도 위 전공들 때문에 수습을 구하기조차 어려울까 걱정이 됩니다. 물론 저의 전공들과 + 3년간의 스타트업/중견기업에서 근무했던 직장 경험이 분명 장점과 차별성이 될 수 있겠으나, 실무적인 부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또한 인서울 중~중하위권 정도의 레벨로 분류되는 대학교를 졸업하였는데, 변리사 업무에 있어 학벌과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현재 가장 걱정되는 부분들에 대해 질문 남겨보았습니다. 질문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조금은 정리된 것 같은데요! 변리사를 꿈꾸는 2년 차 문과 직장인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아침 밤으로 선선해지는 요즘,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박세일 멘토의 답변

갑자기(?!) 변리사의 꿈이 생기셨다는 부분에서 반가움을 느낍니다. 저도 갑자기 변리사의 꿈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멘티님은 현재 직장 생활도 만족스럽고, 월급도 만족스러운 상황이지만, 나만의 무기를 찾기 위해 변리사의 꿈을 가지게 되셨다는 모습에서 대단함을 느낍니다. 보통의 사람은 적응하고 만족을 하니까요. 아마도 '지금 내 업무가 충분히 대체될 수 있다, 앞으로 이쪽 업무를 파더라도 전문성에 한계가 보인다'라는 점을 느끼시면서 은은하게 불안감이 피어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변리사의 전문성' 관련해 제 생각과 느낀 바를 살짝 이야기해 보자면, "전문성에 외적인 부분과 내적인 부분이 있다"라고 말씀드릴게요.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면 확실히 외적으로 '전문자격증'이 가지게 되는 것은 맞습니다. 카드사나 결혼정보 회사에서 연락이 오는 것도 이 외적인 부분을 보고 연락이 옵니다. 단, 10년 이상 이 업계에서 일해보니 '진짜 변리사로써 대체될 수 없는 전문적 능력'을 가졌는지는 변리사마다 굉장히 차이가 납니다.


사회 초년생 때는 능력 차이가 잘 보이지 않듯이, 변리사도 초반 3년이 내면 다들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확확 벌어지며 서로 정말 다른 삶을 하루하루 삽니다. 작은 1도가 나중에 엄청 벌어지듯이요. '일을 대하는 마인드와 습관이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건 일반 회사원이든 전문 직종인 변리사이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직장 생활하셨기에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서론이 살짝 길었습니다. 질문 주신 바를 하나씩 답해보겠습니다.


©Alice Dietrich


'뼈'문과생인데, 변리사가 가능할까요?

문과 출신 변리사님들은 주로 상표, 디자인 업무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변리사 시험의 1차 과목에 자연과학이 존재하고, 문과든 이과든 이를 통과한 사람이 변리사가 된 것은 맞지만, 기업에서는 '대학교 전공'을 보고 특허 의뢰를 맡기기에 문과 변리사님이 특허를 담당할 기회가 잘 오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반대로 상표 사건에 대해서는 강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공대, 이과보다도 어문학 계열이라면 더욱 강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꼭 국어국문학 출신이라고 상표 일을 잘해내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선입견에 따른 마케팅적인 요소, 얕은 전공지식이 크게 도움이 되는 행운들을 본다면 꽤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과 출신 변리사님이 굉장히 희소하기에 반대로 희소가치가 높다고 봅니다. (실제로 저희 법인의 상표 변리사님은 법대 출신입니다. 상표에 굉장히 특화되어 계세요.)


어문계열 주전공, 경영학 부전공으로 변리사가 도움이 될까요?

변리사가 되시면 위 전공들은 무조건 장점이 될 겁니다. 특히, 상표는 호칭의 유사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판단영역인데, 국어국문학과인 점을 살린다면 매우 유리할 것이라 봅니다. 또, 변리사는 업무 특성상 기업의 결정권자(ceo, 연구소장 등등)와 미팅할 일이 많은데, 경영학에서 배우신 지식도 분명 사업 자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


한 가지, 변리사로서 업무를 할 때 시야를 너무 좁히면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주로 특허/상표/디자인의 권리화라는 base가 되는 업무이긴 하지만 '등록'만을 목적으로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상표를 예로 들면, 어떤 기업 대표님이 'A'라는 상표를 등록받고 싶어서 멘티님과 미팅을 가지게 되었다는 상황을 생각해 볼게요.


이때 1) 'A'가 등록될까? 안될까? 만 생각하며 'A'를 바라보는 경우와 2) 그 사업 전체를 바라보고 현재 사업의 범위와 앞으로의 사업 범위를 고려하여 어떤 식으로 상표를 확보하고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또 업계에 어떤 법적 문제점들이 발생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A'를 바라보는 경우는 솔루션이 매우 달라져요.


이런 주도적인 업무 마인드가 시간이 흐르면 굉장한 능력 차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과 전공에 더해 멘티님의 '2년간의 스타트업/중견기업에서 근무했던 직장 경험'은 말할 것도 없이 큰 도움이 됩니다.


©David van Dijk


학벌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과거에 학벌 차별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시험만 통과하면 크게 차이를 두지 않아요'라고 답변드렸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변리사끼리는 학벌로 서로 차이를 가르지는 않지만, 의뢰인은 학력을 따지는 듯하다'라고 답을 드립니다.


학벌, 학력차별이 없는가는 참 어려운 문제에요. 수능이라는 전학생 이벤트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말이죠 현실적으로 학벌, 학력을 보지 않는 업종은 없다고 보아요. 그래서 1) 그것이 얼마나 외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2) 그것이 얼마나 내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1)에 대해서는 변리사마다 느끼는 바가 다릅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다르고 현재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양대를 나왔고 학력, 학벌이라는 것에 큰 영향이 없는데, 제 경험만으로 '변리업계가 페널티가 없다'라고 말씀드리기 어렵겠어요. 제가 받은 적 없다고 업계에 학벌에 관한 차별이 없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이것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대형 로펌은 좋은 학교를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고객은 아무래도 학교가 좋으면 보다 신뢰하는 듯합니다. 변리업계 전체가 학력이 좀 높기는 합니다. 하지만 평생 꼬리표로 달고 다니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전문직은 타이틀보다 '해봤나, 할 줄 아나'가 더 중요하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2)에 대해서는 학력 콤플렉스일 텐데, 이 부분이 심하다면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 봅니다. 남이 하는 비난보다 스스로 하는 비난이 더 아프듯이, 본인 스스로 학력이 낮다고 되뇌면 무의식에 염색되듯 콤플렉스가 물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 서울 대학교도 가고 싶어 재수 반수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참고로,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 등등 쟁쟁한 학교를 나왔지만 고시를 장수하고 계시기도 하니, 변리사 합격하면 학벌이라는 건 어쩌면 작게 보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변리사 도전을 응원합니다. 나의 전문성을 키워가며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환경이기도 합니다. 변리사의 꿈이 이루어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또 언제든지 질문 주셔도 기쁘게 답변드릴게요. 문과 출신 변리사는 희소해서 귀한 몸이 될 것이니 파이팅!



멘토님, 안녕하세요! 따뜻하고 정성 가득한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답변 주신 부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깊이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서 두세 번 반복해서 읽었네요!ㅎㅎ 말씀 주신 부분들은 변리사뿐 아니라 모든 직업에 관통하는 사실들인 것 같습니다. 무슨 시험을 준비하게 되든, 말씀들 새기며 열심히 임해보겠습니다!


박세일 멘토
특허법인 다옴 · 변리사
전문/특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후회되지 않는 선택은 없기에, 후회가 덜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고민을 누군가에게 정리하여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아무도 속시원하게 답해주지 않을, 스스로 괴상하다 생각한 질문이라도, 심지어 해결되지 않을 질문이라도,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털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잇다'라는 진로고민 해결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인생을 진지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제 답변이, 멘티님의 고민이라는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변리사업이나 수험관련 컨텐츠를 유튜브에 종종 담고있습니다.
멘티님들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유튜브채널 : 사업도우미 사도
https://www.youtube.com/@sa_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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