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원 직군의 기획 직무에 관심을 갖고 계시군요. 공고에 ‘전사 사업계획 수립 및 평가’라고만 적혀 있다 보니,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기획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현장에서 어떤 업무를 주로 하는지, 또 신입사원은 어떤 일부터 시작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기획 직무는 크게 세 가지 역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내 컨설턴트(in-house consultant) 역할입니다. 둘째는 전사 경영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경영진에 보고하는 업무입니다. 셋째는 IR(주주 대응), 이사회 운영, 해외 법인 관리 업무입니다.

먼저, 사내 컨설턴트 역할은 말 그대로 회사 내부에서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일입니다. 외부 회계법인, 컨설팅펌, 법무법인 등에 맡길 수 있는 전략적 과제를 내부에서 먼저 검토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인수합병(M&A), 회사 분할, 경영 진단, 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검토 등의 이슈가 생기면 기획팀이 중심이 되어 검토하고 실무를 조율합니다. 그래서 이 업무에는 재무회계 지식은 물론, 다양한 산업과 조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경영의 방향성과 직결되다 보니 회사 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직무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기획팀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업무는 전사 경영 데이터의 관리 및 분석 업무입니다. 각 부서에서 매출, 이익, 비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정리하고 분석해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월 단위로 “이번 달 매출은 왜 늘었는지, 혹은 줄었는지”, “비용 중에 이상 지출은 없었는지”, “이익률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등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이 작업은 반복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며, 실제로 신입사원이 처음 맡는 업무이기도 합니다.

©Max Bender

초반엔 이렇게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관 부서에 메일을 보내 실적 데이터를 요청하고

-마감이 임박하면 전화를 돌려 자료를 독촉하고

-어렵게 받은 자료를 정리해 보고서를 만들고

-상사의 피드백에 따라 수정하고 보완하며

-최종적으로는 경영진 보고용 자료를 작성하거나 부서에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일까지 수행합니다.

이 사이클이 매월 반복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IR, 이사회, 해외 법인 관련 업무입니다. IR(Investor Relations)은 상장사의 경우 특히 중요한데요, 주주나 투자자 문의에 대응하거나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업이 안정적이라면 업무 부담이 크지 않지만, 소위 ‘테마주’나 재무 불안정 기업이라면 문의량이 많아 꽤 힘든 업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사회 담당은 매월 열리는 이사회 회의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회의 자료를 정리하고, 회의실 환경이나 동선을 챙기는 등 의전 관련 업무도 수행하며, 회의록 초안도 작성합니다. (공식 기록은 법무법인이 작성하더라도 내부 초안은 기획팀에서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법인 담당은 앞서 말한 데이터 관리 업무를 해외 법인 대상으로 확장한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획 직무는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이 많고,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포지션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반복적이고 실무 중심의 업무가 많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전략과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기획 직무에 도전하시는 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