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과 구매 어떤 쪽이 더 커리어 성장성이 좋을까요?

<무역과 물류 직무, 개념부터 명확하게!>

지난 특강이 도움이 되셨다니 저에게도 큰 보람입니다. 특강에 이어 이렇게 진솔한 질문까지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답변을 드려 볼게요. 먼저 말씀하신 수출입(무역)과 구매(물류) 직무에 대한 개념부터 명확히 하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멘티님의 글을 보니 직무에 대한 개념이 다소 혼재되어 있는 것 같네요.

수출입은 '무역'이라는 큰 산업의 한 종류인 '업무'에 가깝습니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 중 하나가 수출입 업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또한, 수출입은 국내외 거래를 위해 통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해외 구매 담당자나 국제 물류 담당자 모두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따라서 '무역'보다는 구매 또는 물류 직무 중에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국제무역학을 전공하셨으니 아마 해외 구매나 국제 물류(포워딩) 직무를 염두에 두고 계실 것 같네요.

<나의 성향에 맞는 직무 찾기>

해외 구매와 국제 물류 직무의 장단점을 획일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주관적인 기준이 다르고, 각자의 성향이 직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따라서 직무를 선택할 때는 '이 직무가 나의 성향과 얼마나 잘 맞는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아래에 각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정리했으니, 본인의 성향과 비교하며 진로를 탐색해 보세요.

-구매: 분석적이고 꼼꼼하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성향이 유리합니다. 주변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BTI의 'I(내향형)'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 잘 맞을 수 있습니다.

-국제 물류(포워딩):

영업 직무: 외향적이고 인내심이 강하며, 고객 친화적인 성향이 필요합니다. 실패에 쉽게 좌절하지 않고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운영 직무: 꼼꼼하고 스케줄 관리를 잘하며, 다양한 대안 중 최적의 선택을 할 줄 아는 성향이 중요합니다. 루틴한 업무를 꾸준히 잘 해내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Paul Teysen

<워라밸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생각하세요>

실무 강도나 워라밸은 회사의 규모와 분위기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주관적인 부분이라 딱 잘라 말씀드리기는 어렵네요. 워라밸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난 후, 워라밸 좋은 회사를 탐색해도 늦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커리어 성장 가능성이나 연봉 상승률 역시 특정 직무가 무조건 더 좋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핵심 역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이소는 구매가, 쿠팡은 물류가 핵심 역량인 회사입니다. 이처럼 어떤 직무를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인지에 따라 직무의 가치가 달라지죠. 본인이 좋아하는 직무를 선택하고, 그 직무를 핵심으로 여기는 회사를 찾는 것이 더 현명한 방향입니다.

<직무 관련 자격증, 도움이 되나요?>

전반적인 물류 지식은 물류관리사, 국제 물류와 관련된 지식은 국제무역사 자격증이 도움이 됩니다. 두 자격증 모두 실무에 쓰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입사 지원 시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ERP 정보관리사 자격증은 개인적으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산업과 직무, 업무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정립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막연한 전망보다는 본인의 성향에 맞는 직무를 찾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와 물류 직무는 업무적으로 서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취업하더라도 경력직으로의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 주세요. 글로 설명하다 보니 전달에 한계가 있는데,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질문 주세요!

이렇게 자세한 답변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알려주신 만큼 저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