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취업, 면접에서 어떻게 제 진심을 전할 수 있을까요?

출판사 취업에 관심을 가진 멘티님을 만나 반갑습니다. 우선 편집자의 역할과 필요한 역량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그에 맞춘 자격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의 핵심 역할과 필수 역량>

편집자는 아이디어 발굴부터 출간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며, 글쓰기 능력 (보도자료, 상세 이미지, 표지 문구 작성 등)이 가장 중요한 업무 수행 능력으로 꼽힙니다. 또한 꼼꼼함, 섬세함, 민감성을 갖추고 오탈자 확인을 넘어 콘텐츠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예: 젠더 문제)을 캐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신규 취업에서는 이력서보다 실무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훨씬 중요하게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채용 과정에서 교정교열 테스트를 하는 출판사도 있습니다. 면접 시에는 단순히 책을 좋아한다는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지원하는 출판사의 니즈를 염두에 두고 답변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출판 기획서, 교정교열 샘플, 콘텐츠 기획안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격증>

자격증은 사실 출판사 취업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실무 역량을 평가하거나 가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격증들이 있기는 합니다.

1.한국어능력시험 (KBS 한국어 등) 교정·교열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으며, 문장 구성, 맞춤법, 어휘력 등 편집자의 기본기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애초에 아나운서나 기자 취업에 맞춰진 시험이라 출판사의 업무와는 다소 떨어진 면이 있어 이 시험의 결과를 채용 시 평가에 적용하는 건 한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채용담당자도 있습니다.

2.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한 컴퓨터 관련 자격증 일반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을 증명하여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출판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아래아한글이므로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화되거나 정보화에 뒤떨어졌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다른 단점이 있지만 워드보다 아래아한글이 한글 텍스트를 편집하기에 적합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전자출판기능사, GTQ(그래픽기술자격),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등 이 자격증들은 전자책과 종이책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인 인디자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툴 숙련도를 증명합니다. 편집자로서 디자이너와의 협업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다만 주요 직무가 아니라 채용에 결정적인 자격증은 아닙니다. 

이외에 출판사마다 주로 다루는 어학 관련 시험 점수가 채용에 우대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만,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필수는 아닙니다.

©Daria Nepriakhina

<출판사 취업을 위한 마인드셋>

보내주신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멘티님께서 국문과이시니, 기초적인 역량은 충분히 습득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현장 실무에서 조금씩 다듬고 꼼꼼하게 작업하시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출판사는 책에 대한 애정을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일이 쉽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지 않아 생각보다 소득이 높지 않습니다. 출판사는 대부분 영세한 편이라 안정성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다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직업 만족도는 높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쉽지 않은 업무 강도를 견디는 힘이기도 합니다.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대부분 책장에 있습니다.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왜 좋은지까지 정리하면 좋은 독자 수준이겠지만, '이 책의 이런 면이 많은 독자를 사로잡는 요소가 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면 기획자로서의 시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원하는 출판사의 책을 읽고 분석하는 것도 좋은 인상을 주게 됩니다.

독서 포트폴리오 외에도 SNS 콘텐츠나 블로그 글도 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지닌 기획자의 시각, 홍보 감각,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닐 꾸준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출판사 신규 취업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충분히 즐겁게 오래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