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기획자? 스펙과 워라벨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멘티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전략적인 사고와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기획자(AE)를 꿈꾸고 있는 지망생입니다.
단순히 화려한 영상을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캠페인의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기획의 매력에 빠져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준비를 시작하려니 광고계의 문턱이 높게만 느껴져, 현직에 계신 멘토님께 현실적인 조언을 구하고자 질문을 드립니다.

1. 광고기획자가 되기 위한 핵심 스펙과 준비 과정
광고기획자가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스펙(어학, 학점 등)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광고업계는 소위 말하는 ‘스펙’보다 ‘포트폴리오’나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신입 지원자로서 나의 기획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공모전 수상이나 대외활동 중 어떤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준비하는 것이 전략적일까요?
2. 기획 역량을 기르기 위한 중점 학습 요소
성공적인 광고를 기획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공부나 훈련을 하면 좋을지 알고 싶습니다.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는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이나,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는 제안서 작성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연습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3. 광고계의 현실적인 근무 환경 (급여 및 워라밸)
직무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현실적인 여건도 궁금합니다. 광고기획팀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평균적인 연봉 수준과, 흔히 ‘야근이 많다’고 알려진 광고계의 실제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대행사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차이가 크겠지만, 멘토님께서 경험하신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들려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멘토 답변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 현직자의 시각에서 조금 더 피부에 와닿게 정리해 드릴게요.
광고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AE는 단순히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광고 캠페인의 시작부터 끝까지 설계하고 책임지는 '총괄 감독'에 가까워요. 브랜드가 처한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예산과 일정은 어떻게 쪼갤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합니다. 아이디어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설계와 관리'가 업무의 핵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스펙이 필요할까요?
사실 광고계는 전공이나 자격증보다 '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훨씬 중요하게 봅니다. 광고홍보나 경영학이 도움은 되겠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대신 채용 담당자가 궁금해하는 건 여러분의 사고력입니다. 실무 경험이 없더라도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를 하나 정해서 '나라면 이 브랜드의 문제를 이렇게 정의하고, 이런 전략을 짜겠다'는 분석 노트를 만들어 보세요.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가 그 어떤 자격증보다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미리 준비하면 좋은 기본기
현업은 결국 문서로 시작해서 문서로 끝납니다. 내 생각을 남에게 설득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PPT와 엑셀은 단순히 잘 다루는 수준을 넘어, 논리적으로 슬라이드를 구성하고 수치(예산, 성과 지표)를 꼼꼼하게 정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감각을 익히는 데는 공모전만 한 게 없어요. 수상을 못 하더라도 제안서를 끝까지 써본 경험 자체가 나중에 실무에서 바로 쓰일 자산이 됩니다. 또, 글로벌 클라이언트를 맡게 될 수도 있으니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해두시면 기회의 폭이 확 넓어질 거예요.
연봉과 워라밸, 솔직히 어떤가요?
연봉은 회사 규모에 따라 차이가 꽤 큽니다.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대행사라면 신입 기준으로 4,000만 원 내외 혹은 그 이상을 받기도 해서 다른 업계에 비해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에요. 워라밸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무조건 밤을 새우는 문화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다만 업무 특성상 '피크 타임'은 분명히 존재해요. 큰 광고주를 따내기 위한 '피치' 기간이나 캠페인 런칭 직전에는 업무 강도가 높아집니다. 상시 야근보다는 프로젝트 주기에 따라 업무의 밀도가 달라진다고 이해하시는 게 정확할 것 같아요.
광고기획자는 감각적인 천재보다는 전략적인 사고를 하고, 이를 문서로 증명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을 원합니다. 이 과정이 즐겁게 느껴진다면 광고계는 정말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에요. 멘티님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