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소재 대학에서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지금은 장교로 군 복무 중입니다. 현재 자동차 업계 쪽 취업과 변리사 도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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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스쿨 출신 인원들이 변리사에 유입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앞으로 변리사 업계의 변화 및 미래 전망(변리사 시험 출신 변리사)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2.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을 공부하다가 변리사 진로를 고민하느라 잠시 멈춘 상황인데요. 만약 제가 변리사를 하게 된다면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이 끼칠 수 있는 영향력(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은 어떤 게 있을지 궁금합니다.
3. 변리사라는 것이 시험에 떨어지는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 메리트 있는 (훗날까지도) 직업일까요?
요즘 화창한 날이 많습니다. 이렇게 맑은 하늘 같은 미래가 멘토님에게도, 저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 봐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 박세일 멘토의 답변
멘티님, 안녕하세요.
요즘 취업이 많이 어렵다는데 정말 그렇죠? 취업이 된다 해도 그게 끝은 아닌 것 같고요. 변리사인 저도 전문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멘티님의 진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몇 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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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이 변리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요
먼저 로스쿨 출신들로 인해 앞으로 업계 전망이 어떻게 될지 물어보셨는데요. 예전에는 엄청난 수의 변호사들이 유입될 것이다 하여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로스쿨이 변리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것 같습니다.
특허 업무 같은 경우 기술 이해가 기본이기에 문과 출신이 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이과 출신 로스쿨 변호사가 많지 않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 특허 소송이 많지 않은데, 대부분의 특허 소송은 대형 로펌에서 수행하는 점도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요즘 변호사와 변리사가 첨예하게 직역 싸움을 벌이는 곳이 있습니다. 변리사 고유 시장인 출원 대리 영역인데요. 이건 지금도 대법원 소송 계류 중에 있어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전망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실 이런 전망이 중요할까 싶어요. 자동차 회사의 전망이 좋다고 나의 전망이 좋은 건 아니듯, 변리사 전망이 나쁘다고 반드시 내가 나쁜 것 또한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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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계기사 자격증도 변리사에 유용해요
두 번째로 질문하신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은 따 두면 좋다고 봅니다. 일반기계기사가 있으면 실무 할 때 기술 이해도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고요. 대외적으로는 고객에게 한번 더 어필할 수 있으니 어느 면에서나 나쁘지 않죠.
혹시, 일반기계기사가 있는 변리사와 없는 변리사가 몸값이 다르냐, 하는 일이 다르냐 정도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이었다면, 아시다시피 그건 아닙니다. 사실 어떤 자격증이든 딸 수 있으면 따는 게 좋아요. 그리고 일반기계기사뿐 아니라 어학도 하나 꾸준히 해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변리사 자격증은 평생 간다는 장점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질문하신 ‘시험에 떨어질 리스크를 감당할만한 메리트’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변리사 시험에 대한 보상이 큰가요’라는 질문으로 이해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정도는 아니고 회사원보다는 괜찮습니다.
돈은 요즘 대기업도 많이 벌죠. 돈 생각하면 일반 회사도 괜찮습니다. 단, 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인생의 보험 같은 것이라 다른 일을 하다가도 언제든 다시 변리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습니다.
제 경우는 개업한 변리사라, ‘제 이름 석자’ 내걸고 ‘진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자기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으니까요.
리스크 감당은 본인의 몫이에요
그리고 마지막 질문과 관련해 멘티님께 조금 고민이 필요한 말씀을 드릴게요. 결심을 하시기 전에 변리사 시험의 특성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는데요. 변리사 시험에 떨어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후회뿐일 거예요. 절망감이 들고, 떨어졌다는 사실에 자존감은 낮아질 거고요. 생활비며 학원비며 공부하느라 돈만 썼을 테고, 인간관계도 끊어졌을 뿐 아니라, 부모님에게는 불효한 상태가 됩니다. 읽기 거북할 정도로 불편한 말이지만 이게 냉정한 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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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들이 그 지경이 되지 않으려고 만회하기 위해 다시 또 도전하는 거죠.
실제 동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대부분 합격하면 신날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탈출했다'라는 안도감이 더 컸다고 해요.
떨어질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가령 연봉이 아주 많다는 메리트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나중에 상황이 바뀌어 적어지면 어떨까요. 실제 일을 해 보니 내가 예상한 업무가 아닐 수도 있고, 생각보다 야근이 너무 많아 몸이 힘들 수도 있다면 어떨까요.
제가 보기엔 리스크를 감당할 메리트가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멘티님이 원하는 것이 변리사라는 직업과 가까운가가 중요한 거죠. 만일 그렇다면, 변리사라는 직업은 멘티님의 행복을 이루는 데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거예요.
변리사의 전망이나, 변리사 시험의 난이도나, 변리사의 메리트는 그다음 참고할 정도로 고려해 보는 거죠. 내가 하고 싶은 게 그곳에 있다면, 나머지는 양보하고 참을 수 있을 거고요.
변리사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기한을 설정하고 정말 열심히 도전하세요. 그리고 설정하신 기한 내 합격이 안 되면 '변리사는 내 것이 아니다'라고 깔끔하게 정리하시는 방향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너무 과한 이야기를 한 건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멘티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드린 말씀이니 모쪼록 참고해 주시길 바라요. 원하시는 앞길에 좋은 일 있기를 기원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