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티님. 멋있는 전공을 공부하시네요. 요즘은 인문학적 지식도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전공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셔도 될 것 같아요. 아직 24세면, 전공으로 인해 취업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로 답변을 시작해볼게요.

ⓒContimis Works

마케팅은 전공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

마케팅 쪽 취업은 크게 마케팅 대행사와 대기업 내 마케팅 부서로 나뉩니다. 멘티님은 대기업 내 마케팅 부서로의 취업을 원하시는 것 같네요. 사실 일반 기업에서 문과 쪽 직군이 가장 많이 열리는 것이 ‘마케팅’과 ‘영업’입니다. 그래서 마케터 중에 마케팅 업무를 꾸준히 원했거나 준비한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문과를 전공한 사람들이 으레 준비하는 직무 중 하나거든요. 멘티님의 전공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광고, 마케팅 대행사가 아닌 대기업 내 마케팅 부서의 경우는 더욱더 특정 전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입사 전 스스로 배운 지식보다도 입사 후 매뉴얼대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하거든요. 오히려 중요한 건 멘티님의 전공이 아니라 멘티님의 경험으로부터 마케팅 직무로 어떻게 연결시키느냐입니다.

경험과 마케팅의 연결고리, 이건 우리 안의 의지

이미 서점에서 마케팅 도서를 읽어볼 생각까지 하셨다면, 의지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지식을 위해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경험의 폭을 넓히고 기존의 경험과 앞으로의 경험을 마케팅 업무에 연결하는 것을 고민해 보세요. 모든 경험을 일부러 마케팅으로 귀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되 단순 경험으로 끝나지 않도록 업무와의 연결고리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투어 가이드를 하면서 느꼈던 것을 항공사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투어 가이드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느꼈던 것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요할 것 같은 것들을 항공사 마케팅과 연결해보는 것이죠. 항공사가 현재 진행하는 마케팅의 개선 방안도 생각해보고요. 이런 식으로 연결고리를 찾다 보면 자기소개서를 쓰기도, 면접을 준비하기도 수월할 거예요.

ⓒgoodluz

좋아하는 것이 입사 지원 동기가 될 수 있나요?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다 보면 의외로 그 업을 좋아해서라는 단순 동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자기소개서를 완성한 적이 있고요. 좋아하는 것은 충분히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대학생인데 어느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10년 넘게 준비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공감받기 힘듭니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표현을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따라 다를 거예요. 좋아한다고 이야기가 끝나버리면 더는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하지도, 호감이 생기지도 않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좋아하고, 그 점을 이렇게 발전시키는 중이라고 자세하게 풀어내 보세요. 회사의 이미지가 좋아하는 이유라면, 그 이미지를 회사가 구축한 계기와 이미지를 통해 얻은 것들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자신의 기여 방법을 풀어내는 것이죠.

예를 들어, 멘티님처럼 해외 경험이 있다면 현대 자동차를 타는 외국인을 자주 보면서 현대 자동차에 대한 호감과 자부심이 생겼다고 어필할 수 있겠죠. 현대 자동차의 특정 이미지를 부각할 마케팅 방안도 곁들이고요. 실제 그 이미지를 부각했던 개인 경험이 있다면 더 좋은 내용이 됩니다. 

제가 제시한 것은 예시일 뿐이니 실제 본인 경험에 맞게 풀어내는 게 좋습니다. 마케팅과 경험을 연결하는데 필요한 전문 지식은 마케팅 관련 서적 외에도 기사 검색, 회사 홈페이지 검색 등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freepik

대기업 신입사원은 나이 제한이 있다? NO!

지원자의 나이에 대한 인식은 회사마다 다르므로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커트라인을 딱히 정하지 않은 회사가 더 많습니다. 많은 지원자가 나이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다른 이유일 확률이 높습니다. 떨어진 이유를 기업에서 설명하지 않으니, 나이를 의심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신입 사원의 연령대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근 추세를 비추어 보면 26세도 절대 많은 나이가 아닌 듯합니다. 만약 입사 동기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다고 해도 회사에 적응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10살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대학 때, 재수생과 삼수생이 학교에 적응을 못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아요. 본인이 신경 쓰지 않는다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Khosro

커리어가 바뀌어도 경험이 좋으면 이직에는 문제없습니다

이직에 관한 질문을 주셨는데, 한국은 이직 문화가 활발하지 않은 편입니다. 대기업 간 이직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본인이 어느 정도 경력을 쌓고, 성과를 만들어냈을 때 이직이 가능할 거예요. 멘티님이 4~5년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그 시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어야겠죠. 추가로 본인이 해온 마케팅 영역이 이직하려는 회사도 원하는 영역이어야 합니다.

저도 늘 해외에서 사는 것을 꿈꾸는데,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좋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거주로 인해 중간에 다른 커리어가 쌓이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일하다 보면 다른 직무에 더 관심이 가거나 더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마케팅 쪽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커리어가 꼬일 염려가 적습니다. 이 부분은 회사를 먼저 다닌 선배로서 말씀드리자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커리어 바뀌는 것이 나중에 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

더 궁금하거나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 주세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