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경영학을 전공한 5학년 멘티입니다. 현재 광고대행사에서 미디어플래너로 인턴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직무에 대해 고민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얼마 전 학교에서 취업 상담을 받았는데 제가 토익/토스 점수가 높고, 고등학교 때 일본어를 전공했으며, 마케팅/인사 관련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사람을 많이 뽑는 해외영업 직무에 도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일입니다. 솔직히 해외영업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사람 심리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것에 관심이 많지, 거시경제나 무역, 사업 아이템 개발 등에 아는 것도 없고 흥미도 적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해외영업에 들어가서 제가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관심만 놓고 보면 마케팅 부서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을 텐데, 관련 경험이 없는 지금 상황에서 조언대로 해외영업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멘토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말씀해주시면 직무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럼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인턴 업무를 하면서 취업 준비까지 하려니 정신이 없으시겠어요. 고민은 많고, 마음은 조급하죠? 멘티님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요즘 취업 경쟁이 심해서 자존감이 떨어진 취준생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자신감이 부족한 모습은 자소서나 면접에서도 쉽게 드러나니까요.
힘든 시기니까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스스로 위축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에서 멘티님의 혼란스러움이 느껴져 걱정되는 마음에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됐네요. 그럼 답변 시작할게요.
가능성이 우선인 신입 채용, 모른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말기
멘티님께서는 외국어에 강점이 있으신데, 그와 관련해 추천받은 해외영업 직무와 본인이 맞지 않는 점이 가장 고민인 것 같네요.
일단 잘 아시겠지만, 경영직군 중에선 실제로 국내외영업 직무가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영업/마케팅을 묶어서 하는 곳도 있고, 많은 회사가 두 직군에 큰 차이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
답변을 본격적으로 드리기 전에 해외영업 직무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해외영업을 하게 되면 본인이 속한 업계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상사 영업이라면 당연히 여러 사업을 알아야 하고, 일반 기업은 자사 제품과 업계를 파악해야겠죠.
하지만 이 부분을 입사 전에 알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때 알았던 내용은 실무에 크게 도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신입사원은 전문적인 내용을 모르는 상태로 회사에 들어오게 됩니다.
따라서 회사는 실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가능성 있는 사람을 채용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가르치면서 성장을 도와줍니다.
저 역시 현재 회사에 입사했을 때 업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고, 엑셀도 회사에서 처음 만져봤었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 배워나가니까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고, 지금은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멘티님도 어차피 회사에 들어가서 배울 것이 많으니 입사 전부터 잘 모른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즉, 해외영업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지식이 없다는 것이라면 그런 결정을 내리면 안 된다는 거죠.
데이터와 영업은 무관하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멘티님의 질문에 본격적인 답을 드리겠습니다. 멘티님께서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이 해외영업에 관심이 없다는 건데요. 업계 지식이 부족한 것은 가르치면 될 일이지만, 관심 자체가 없다면 입사하고 나서도 문제를 겪을 겁니다. 회사도 그걸 아니 관심 없는 사람은 채용하지 않겠죠.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단순하고 쉽게 생각하시라는 겁니다. 멘티님께선 데이터를 통해 고객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일을 지망한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가 특정 분야에서만 사용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점점 중요해지고, 실제로 거의 모든 회사에서 분석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그래서 빅데이터 등의 말이 자주 등장하게 되는 거죠. 따라서 데이터 분석은 본인이 특화하고 싶은 장점이자 일하는 ‘방식’인 것이고, 해외영업이나 마케팅 등은 내가 일하는 ‘공간’입니다.
정리하자면 멘티님이 해외영업과 고객 데이터 분석 업무를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선을 그어 놓고 생각하셔서 고민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고객 데이터 분석은 영업에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저도 회사 영업팀에 처음 들어갔을 때, 고객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 업무가 발전하다 보니 지금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
따라서 멘티님께서도 데이터와 영업을 분리하지 마시고, 데이터가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자 업무 방식이라고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추가로 데이터 분석과 관련해 현실적인 조언을 드릴게요. 데이터 분석 툴을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으면 도움은 되겠지만 그게 필수는 아닙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다시 배우게 되거든요. 회사마다 사용하는 양식이 다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부담을 버리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자격증이나, 열정과 관심을 보여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자
데이터 분석에 대한 고민을 넘어서, 부서 자체에 대한 고민도 단순하게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5학년이시니 무조건 가고 싶은 회사에만 지원서를 넣지는 않을 거예요.
대학 입학 때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를 정해놓고 취업을 꿈꾸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당연히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부터 지원 부서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고, 상황과 현실적인 조건에 따라 여러 직무를 동시에 지원하는 경우도 많죠.
또한, 특정 부서로 입사한 이후에도 부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 부서 선택에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여기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특정 부서에만 집착하는 것은 현실에도 맞지 않고, 취준 기간을 늘리는 것밖에 안 될 겁니다. 좀 더 마음을 열어 놓고, 자신의 강점과 희망 업무, 특정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신감 회복이 중요! 본인이 부족하다며 걱정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미 취준에 뛰어든 상황에서 만들지 못한 스펙을 놓고 후회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부족한 부분만 자꾸 돌아보면서 자신감을 떨어뜨릴 필요는 없는 거죠. 멘티님께서도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분명 본인에 대한 통찰이 있고 인턴까지 하고 있다면 본인만의 이야기를 쌓아왔을 거예요.
사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뛰어난 스펙, 좋은 자소서가 정답처럼 만들어지고, 지원자들의 모습이 비슷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화려한 스펙이 없다고 해도 본인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무기만 있다면 오히려 관심을 더 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멘티님께서도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분명 자기만의 차별화된 모습으로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 모두가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다녀왔을 때, 해외 경험이 없어서 그 부분이 약점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저는 그만큼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잘 어필하니까 그래도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따라서 멘티님께서도 생각을 조금 단순화해서, 지나간 것들은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편집하면서 가볍게 마음을 가져보세요. 마음이 무거워지면 오히려 결과는 좋지 않을 거예요.
구체적이기보다, 좀 더 근본적인 답변을 드렸는데요. 혹시 더 궁금하거나 자세히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다시 질문해주세요.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