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홈쇼핑 MD 직무를 지망하는 취준생 멘티입니다. 열심히 자소서를 쓰고 있는데, 궁금한 점이 생겨서 이렇게 질문을 드립니다.
1. 요즘 홈쇼핑 시장에서 모바일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제가 예전에 온라인 커머스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데, MD 직무에 지원할 때 이를 중점적으로 어필하면 좋을까요?
2. 여러 경력을 쌓았지만, 홈쇼핑 현직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경험을 강조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3. MD 직무가 1순위 목표이지만, 영업지원 직무가 사람을 많이 뽑는다는 이야기를 들어 이쪽에 지원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두 직무가 신입사원을 얼마나 채용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공고가 뜨면 항상 갈등하게 됩니다. TO 때문에 백화점 영업관리와 홈쇼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되는 거죠. 물론 홈쇼핑에 꿈이 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까 좀 더 많이 뽑는 곳에 지원하는 게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럼 멘토님의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요즘 취업이 참 힘들고, 계속되는 낙방에 쉽게 지치기 마련인데요. 처음에는 잘 안되더라도 꾸준히 두드리면 언젠가 문이 열릴 테니 끈기 있게 정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질문에 차근차근 답해볼게요.
여전히 TV가 핵심, 온라인에만 치중하지 마세요
먼저 모바일 경험을 중심으로 어필하는 것이 유효한 전략인지 물어보셨습니다. 제 생각에 홈쇼핑은 다른 유통 분야들과 비교했을 때, 부서 이동이 잦은 편입니다. 따라서 ‘채널을 편식하지 않는 MD’로 거듭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저 역시도 H 홈쇼핑에 지원할 때 이 점을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모든 분야에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특정 채널에 집중하기보다, TV를 중심에 두면서 모바일 사업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 기술하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물론 멘티님 말씀대로 요즘 업계에서는 젊은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모바일 비중을 늘리고, 모바일 상품을 다양화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홈쇼핑 매출의 대부분이 어디서 나올까요? 바로 TV입니다. 모바일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여전히 홈쇼핑의 중심은 TV입니다.
홈쇼핑을 TV로 송출하기 위해서는 국가에 별도로 송출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러한 지출을 감당하면서도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TV라는 플랫폼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국내에서 라이브로 물건을 팔 수 있는 홈쇼핑 사업자는 7곳에 불과할 정도로 TV 라이브 홈쇼핑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사업인데요. (현대, 롯데, GS, CJ, 공영, NS, 홈앤 이외의 채널은 모두 녹화형 홈쇼핑)
이렇게 치열하게 얻은 TV 홈쇼핑을 외면하고, 요즘 핫하다는 이유로 온라인 커머스에 집중하는 것은 홈쇼핑 업계에 대한 통찰이 부족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지원자가 온라인 중심을 외친다면, 그것은 사업계획서나 매출표를 분석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자소서’로 보일 가능성이 크죠.
정리하자면, 홈쇼핑 시장의 핵심은 여전히 TV이므로 한쪽에 치중해서 자소서를 작성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H 홈쇼핑은 인성과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제 현직자에게 먹힐 수 있는 자소서 어필 방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는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제가 일하고 있는 H 홈쇼핑을 중심으로 설명할게요.
지원자 입장에서는 ‘판매 경험’을 강조하면 현직자가 좋아할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 동기들만 봐도, 이커머스나 유통 관련 경험 없이 입사한 사람 숫자가 7명이 넘어요. 그럼 H 홈쇼핑은 무엇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걸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H 홈쇼핑에 어필할 수 있는 키워드 바로 우직함, 문제 해결력, 조직 중심의 사고방식입니다. 어느 회사나 좋아하는 역량처럼 보여서 실망하셨나요? 하지만 제가 직접 일하면서 느낀 생각들이니 정말 믿으셔도 좋습니다.
입사하고 나서 저는 두 기수의 후배들을 받았습니다. 후배 인턴들에 대한 386 선배들의 평가는 주로 인성적인 측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기적이라든지, 인사를 잘 안 한다든지, 자기의 의견만 독선적으로 내비친다든지. 업무 태도나 성격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거죠.
모든 홈쇼핑 업체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H 홈쇼핑은 자기만 특출나게 잘난 줄 아는 사람을 원하지 않습니다. 홈쇼핑은 개인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협업이 있어야만 가능한 사업입니다. 그래서 자기 의견을 적절하게 굽히고, 다른 의견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또한, 협력사가 많기 때문에 갑질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항상 겸손하고, 타인을 향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커머스 분야로 확대를 꾀하고 있어 자주 매출 압박을 받는데,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해서 뚝심 있게 실적을 끌어올리는 인재가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조직의 목표를 위해 거시적인 관점으로 업무를 대하는 직원이 회사 입장에서 최고니까요.
물론 G 홈쇼핑은 선호하는 인재상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 멘티님이 G사에도 지원하시려면 해왔던 경험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어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결과적으로 성과 잘 내는 유능한 MD와 인성 좋은 MD, 이렇게 두 가지 측면을 적절히 섞어 자소서를 작성하시면 좋겠습니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딱 맞는 옷을 입기
멘티님께서는 직무별 TO에 따라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지원 직무도 갈등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하지만 외부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역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직무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인사팀이 아니라서 정확한 TO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매년 채용하는 신입 숫자는 달라지고, 어떤 직무를 더 많이 뽑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인사팀과 임원들이 조직의 TO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멘티님이 어떤 직무를 선택하든, 회사에 들어가고 나면 본인의 희망과 달리 팀이 바뀔 수 있습니다. 또한, 부서 이동도 상대적으로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일단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따라서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면 자기 역량, 경험과 딱 붙는 직무를 선택하기를 강력하게 권장합니다.
일부 취준생들은 현직자 선배가 “영업지원 직무에 지원해야 그나마 경쟁이 덜하다”라고 조언했다며 크게 휘둘리는데요. 의미 없는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MD 직무에 지원했지만, 지금은 경영지원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멘티님이 본인의 색깔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입으시길 바랍니다.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부디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오늘 하루도 보람차게 보내시고, 멘티님의 취업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