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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어떤 마인드로 준비해야 할까요? 현직 멘토의 수험기!
문화체육관광부 · 해외문화홍보사업과
약 4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행정고시 준비를 계획 중에 있는 멘티입니다. 주변에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없고, 자료도 얼마 없는 상황이라 이렇게 멘토님께 질문 드리게 됐어요. 제가 궁금한 건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Alexxndr


1. 멘토님은 최장 3년을 잡고 주6일, 하루 15시간 내외의 공부량을 유지하셨다고 다른 답변에서 말씀해 주셨더라고요. 공부량이 많은 편이라 합격에도 자신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수험기간 동안의 마인드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2. 소위 말하는 ‘PSAT형 인간’이 아니라고 할 경우, 1차 시험은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단순 암기 형식이 아니다 보니 과연 극복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멘토님은 PSAT 시험을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3. 공부량 뿐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공부가 진척됐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멘토님은 수험생 시절 때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체크하셨나요?

 

4. 현재 3학년 1학기까지 수료 상태인데요. 졸업을 되도록 빨리 하고 싶어서, 수험생활 최초 1년 반 정도는 재학 중인 상태에서 준비해보려고 해요. 준비 후반부 때만 서울의 고시촌에서 공부할 계획인데요. 혹시 서울 고시촌 입성이 필수적인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시기가 적정한지 멘토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5. 마지막으로 행정고시를 준비하며 이것만큼은 필히 명심하라, 꼭 지켜라! 하는 것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수험생활을 앞두고 걱정이 크다보니 질문도 그만큼 많아졌네요. 멘토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답변 주시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답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김현목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멘티님이 보내주신 질문을 읽어보니, 자기 주관이 확고하시고 본인의 신념에 대한 의지가 강하신 분 같아요. 이런 성격을 가진 분들이 시험 준비 과정에 있어서 유리한 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Kutlayev Dmitry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이것저것 참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올 거예요. 학원, 인터넷 커뮤니티, 스터디 모임 등 곳곳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요. 300명이 합격했다 가정했을 때, 그 300명 개개인이 다 다른 방식으로 준비했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도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죠.

 

이때, 귀가 얇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방법들에 휘둘리기 쉬운데요. 개인적으로 그런 공부 방식은 그다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차피 정해진 하나의 답은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서 끝까지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서론이 조금 길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질문 주신 내용에 대해 답변 드려 볼게요!


©️Ermolaev Alexander


합격을 부르는 수험생활 계획, 어떻게 짜야 할까요?

제가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고 제대로 마음먹은 건 전역 이후, 복학을 앞뒀던 2006년 2월이었어요. 2009년에 합격했으니 4년이 걸린 셈이죠. 시험을 보기로 마음먹으면서 대략적인 계획을 먼저 세웠어요. 휴학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황과 집안 사정 때문에 학교 공부에도 충실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때문에 2006년 1학기에 휴학해서 기초 개념 공부, 2학기에 복학해 한학기만 남기고 쭉 학교를 다니며 기본기를 유지하고, 2008년부터 휴학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계획이었죠. 2009년에 합격하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네요.

 

시험은 2007년부터 매년 쳤어요. 매번 목표를 점점 올리는 식이었죠. 2007년엔 2차 단계 경험해보기, 2008년엔 2차에서 내가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지 확인해보기, 2009년엔 합격선까지 끌어올리기.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Oleksandr Rybitskiy


지식의 집적도는 2년 정도 공부하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학원 강의만 사이클 따라 충실히 2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그 과목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른 답변에서도 수험기간이 4~5년 이상 가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는데요. 그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대략적으로 2~3년 정도 공부하면 내용은 대충 다 알거든요. 그래서인지 그 이후부터는 공부의 집중도가 떨어져요.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험을 잘 치는 것과 내용을 잘 아는 것은 차이가 매우 커요.


제 경우엔 합격 당시에 어느 정도 지식에 대한 자신은 있었어요. 물론, 시험에 나오는 5과목에 대한 모든 내용을 마스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모든 과목을 다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한 과목에서도 자신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었으니까요. 모든 내용을 마스터하려고 하기 보다는 시험에 나왔을 때 어느 정도 대처가 될 수 있게끔 준비하려 했고, 또 그만큼의 확신이 있었어요.

 

집중도에 대해서는 정말 자신 있었고요. 합격하고 연수원에서 만난 동기들 중에서는 제 수험기간이 짧은 편이었어요. 그만큼 밀도 있게 수험준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도 거의 연락은 하지 않고 지냈고, 고시학원이나 독서실에서도 인연을 만들지 않았죠. 스터디도 안 하고 정말 혼자 세운 계획에만 충실하게 공부했어요.

 

제가 세운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노력했고, 그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이 정도까지 했는데 불합격하면 진짜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했었죠. 합격을 해야만 한다, 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공부하고 시험을 쳤던 것 같습니다.

 

©️pixabay


PSAT형 인간이 아닌 것 같아 걱정된다면

정말 운 좋게도 PSAT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케이스에 속했던 것 같아요. 합격년도에는 시험을 치고, 혹시 불합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대기업 입사시험도 준비했었는데요. 인적성 시험도 PSAT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대부분 합격할 수 있었어요. PSAT의 문제 유형이 잘 맞는 편인 듯해요.

 

그 이유는 독서와 읽기, 해석하기의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데요. 고등학생 때부터 독서량이 많은 편이었고, 군입대 전까지 매년 100권 이상씩은 읽은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사학과 이중전공을 하며 접한 자료들이 PSAT의 기본 원칙인 읽기-해석-논리추론을 연습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훈련이 평소에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PSAT에 그만큼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주변에 PSAT의 어려움을 극복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문제를 정말 지겹도록 많이 풀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즉 읽고, 해석하고, 추론하는 연습을 문제 푸는 과정을 통해서 익힌 셈이죠.

 

극복하지 못할 시험은 없다고 생각해요. 꾸준한 노력이 전제된다면 말이에요. 거기에 문제풀이에 대한 감만 별도로 익히신다면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eakasarn


공부 진척도, 학원 수업 활용해 체크하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험은 학문의 깊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시험은 내가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것을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에요. 때문에 준비 과정에서 내가 공부함에 있어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학원의 도움을 받았어요. 시험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강의에서 기본 개념에 대한 내용보단 시험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예비-1순환-2순환까지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모의고사를 보고, 기본내용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뤄요. 반면 3순환 이상 강의부터는 거의 매일 모의고사를 보고, 문제에 대한 강평과 연계 강의가 주를 이룹니다.

 

시험 준비 과정에서 학원 수업을 잘 듣지 않은 편이긴 한데, 3순환 강의 때부터는 모의고사 때문에라도 강의를 들었어요. 물론 아르바이트 조교들이 채점하는 것이라 점수가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얼마만큼 이해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내용을 잘 풀어낼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알 수 있거든요.

 

학원 수업이 도움이 된다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마지막 4순환 강의 때였어요. 모의고사를 보면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어떤 과목에서도 뭐든지 답을 쓸 수 있는 스스로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또 부족한 부분을 명확히 눈으로 확인해 보완할 기회도 있어 시험 대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unsplash


수험생활을 고시촌에서 보내야 할지 고민되나요?

멘티님의 경제적, 혹은 환경적 상황을 잘 몰라서 명확한 답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땐 수험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고시촌에서 마지막 단계를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원에서의 모의시험, 강사들이 정리해주는 마지막 요점 페이퍼 등이 상당히 요긴했거든요. 물론 이것이 효과를 보려면 기본적으로 공부양이 일정 수준 이상을 충족해야겠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심리적인 요인이 될 것 같아요. 시험 준비 막바지 단계에 가까워질수록 준비생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달라지는데요. 그 안에서 저도 같이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었어요. 막판에 늘어지지 않고 계속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시험 합격 전에 졸업을 하는 것, 혹은 학기를 남겨놓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오롯이 본인의 판단에 달려있을 텐데요. 우선 PSAT 모의고사를 시간 맞춰서 한 번 풀어보시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멘티님이 PSAT에서 강점을 보인다 생각하면 준비기간은 1년을 잡으면 될 것 같아요. 전공과목 등의 기본적인 공부는 했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입니다. 즉, 기본적으로 신림동 고시촌에서 말하는 예비, 1순환 단계까지는 끝난 이후로의 1년입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부터 다음해 2차 시험까지 잡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본인이 PSAT이 다소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3~4개월 정도 추가로 잡아야 한다는 점도 참고해주세요. 물론 예비, 1순환 단계가 완성되지 않은 수준이라면 그 이상으로 기간을 잡아야 해요.

 

©️Gonzalo Arago


긴 전쟁 같은 수험생활을 건강하게! 멘탈 관리 방법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께 가장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수험생활은 자신과의 긴 전쟁이라는 점입니다. 전투가 아니라 전쟁입니다. 당장 하루하루 맞닥뜨릴 공부, 모의고사, 일상생활은 전투겠죠. 하지만 하나의 전투에서 조금의 이득이나 손실이 있다고 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요.

 

수험생활이라는 긴 전쟁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워 잘 이행하면 됩니다. 잠깐 전투에서 손해를 보았다고 전쟁의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없듯이, 평정심을 갖고 긴 호흡으로 꾸준하게 가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무언가 스트레스 풀 거리를 하나 정도쯤은 마련해두는 것을 추천해요. 저는 매일 밤 한 시간씩 게임을 하고 잠들었어요. 또 주말 중 하루는 저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했죠. 데이트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 것도 좋고, 번화가에서 사람을 구경하는 것도 좋아요.

 

긴 호흡에 지쳐 번아웃 되지 않게끔 스스로에게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부와 휴식 사이에서 균형감을 끝까지 잘 유지하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답변이 많이 길어졌어요. 멘티님의 질문에 적절한 답변이 되었을까요? 수험 생활 끝에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질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더없이 귀한 답변이었습니다. 정성스레 답하시는 모습을 보니 평소 사람들에게 어떤 호의와 친절로 다가가는 분이신지 멘토님의 인상이 훤히 그려질 정도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현목 멘토
문화체육관광부 · 해외문화홍보사업과
공무원/비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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