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대학원 졸업을 앞둔 취준생 멘티입니다. 학부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영상학을, 석사에서는 인터랙션 사이언스를 전공했어요. 서비스 기획과 UX 디자인 분야로 진로를 정했는데, 관련해서 멘토님께 물어볼 것이 있어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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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한 분야를 깊게 파기보다는, 다양한 학문적 지식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사용자 이해를 돕는 데 입체적인 시각을 제공할 수 있고, 프로젝트 전반에서 디자이너, 개발자 등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원자들을 보면 제가 맞는 길을 걸어온 것인지 불안감이 듭니다. 자소서나 포트폴리오에서 제 강점을 어필하려면 어떻게 구성하는 게 좋을까요?
2.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기에 인턴 등 실무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학부, 대학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는 했어도 직무 역량을 어필하는 데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데요. 이를 보완하려면 인턴 경험을 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을까요?
3. 저는 L 전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공채를 뚫으려면 UX 직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사할수록 UX 분야의 경계가 워낙 불분명하고, 회사마다 업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멘토님께서는 구체적으로 무슨 업무를 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4. L 전자가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과 비전, 이슈 등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실무자들은 포럼과 세미나에 참여해 정보를 얻나요? 또한, 실무자들이 취득하는 자격증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질문이 너무 많아져서 죄송합니다. 멘토님의 시간을 뺏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첫 취준을 앞두고 막막한 제게 도움을 주신다면, 그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잇다를 통해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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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회사가 원하는 사람을 뽑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지원자는 항상 회사 입장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정보를 수용하고 누릴 사람의 입장과 환경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UX 디자인의 본질과 굉장히 유사한데요.
멘티님께서는 답변자인 저를 배려하기 위해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신 것 같아 첫인상이 참 좋습니다. 그럼 바로 답변 시작할게요!
취업은 상대평가, 지원 회사에 따라 강약조절이 필수!
멘티님께서는 기업이 제너럴리스트보다 스페셜리스트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역할 분담이 체계적인 대기업은 역할에 따라 스페셜리스트가 우대받기는 합니다.
하지만 멘티님 스스로 본인의 특성을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원자가 제너럴리스트인지, 스페셜리스트인지는 회사와 면접관이 평가합니다.
그들은 멘티님이 제출한 서류나 제한된 면접 상황 속에서 멘티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즉, 긍정적인 방향으로 멘티님께 유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면 그게 곧 멘티님의 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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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물어보신 것처럼 자소서 등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전략이 가장 중요할 텐데요. 이는 지원할 업계, 회사, 조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취업은 상대평가입니다. 상황을 보고 경쟁력을 달리 강조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원하기 전에 잘 생각하세요. 그 회사가 데이터 관련 전문성을 요구하는지, 인지심리 관련 연구 경험을 어필하면 잘 먹힐지, 영상학 학부 베이스가 가산점으로 작용할지 판단하는 거죠. 이렇게 회사마다 강약조절이 필요합니다.
자소서, 포트폴리오, 면접을 준비할 때는 이러한 강약조절이 일관성 있게 드러나도록 작성하면 됩니다. 물론 큰 틀의 조언보다는 실제 작성하는 방법이 궁금하시겠죠? 만약 세부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면, 멘티님의 자소서나 포트폴리오를 직접 보면서 말씀드리는 게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저도 과거에 그랬지만, 대부분의 멘티님이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싶어 하는데요.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취업은 결국 상대평가입니다. 고스펙 보유자도 탈락할 수 있는 게 취업이에요. 즉,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어떤 사람인지 알면 당연히 취업 확률도 높아지겠죠?
©️Syda Productions
UX는 실전이 중요! 실무 경험을 쌓으셔야 합니다
멘티님이 인지하시는 것처럼 실무 경험이 없다는 건 약점입니다. UX 분야는 굉장히 실용적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UX에서 디자이너의 성과를 평가할 때, 비즈니스 기여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기업들이 UX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을 때 매출 등 사업 성과로 직결되는 것을 기업들이 몸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실제 기업활동에 이롭지 않다면 해당 연구나 용역은 돈을 낭비하는 행위로 전락하게 됩니다.
따라서 실무 경험은 교과서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연애를 이론으로만 아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보세요. 마음을 어떻게 여는지, 화해는 어떻게 하는지, 헤어짐은 어떻게 결정하는지 직접 경험하고 부딪혀봐야 다음 연애도 잘할 수 있겠죠?
UX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를 넘어서 회사 조직을 겪으며 여러 이해관계를 경험해봐야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석사 시절, 산학 프로젝트를 1년 이상 하면서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 들어가니 느끼는 게 정말 달랐어요. 연구자가 아닌 업계에서 능력 발휘를 하고 싶다면 업무 경험은 필수입니다.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고안해도 빛을 보지 못한다면 아이디어 단계에서 끝나고 말 것입니다. 실무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보세요. 그렇다면 이론과 실무의 균형을 이룬 훌륭한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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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B2B 기업의 UX 디자이너는 각각 다른 업무를 합니다
이제 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멘티님처럼 지원 회사의 상황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정말 좋습니다. 지원자 입장에선 UX 디자이너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기 마련이죠.
일단 B2C와 B2B 기업의 UX 디자이너의 업무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B2C 기업에 속한 UX 디자이너는 고객과 만나야 합니다. ‘우리 고객’이므로 직접적인 클레임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를 조사하고, 제품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B2B 기업의 UX 디자이너는 비즈니스상 사용자와 접점이 없습니다. 사실상 외주 용역업체이므로 ‘을’의 위치에 있다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사용자 접촉이나 제품 문제에서 의사결정의 권한이 없거든요.
이렇게 같은 UX 디자이너여도 회사 비즈니스에 따라 타깃, 프로세스, 일상이 판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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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 최근의 업무 일상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주로 메일을 통해 업무에 필요한 소통을 합니다. 사내 시스템으로 요청을 주고받는데요. UI 사양 문의에 답변하거나, 이슈에 대응합니다.
또한, UI 문서 작업이 필요하다면 외주 업체에 의뢰하거나 작업이 완료된 문서를 확인합니다. 정해진 배포 일정에 해당 문서를 각 유관부서에 배포합니다. 이에 더해 오프라인 회의가 소집되면 참석하기도 하죠.
저는 제조사의 B2B 양산 UX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UX, UX 리서치, 서비스 기획 등의 디자이너와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계열사의 방향은 그룹의 큰 그림 속에서 이해할 것
L 전자는 L 그룹의 계열사입니다. L 전자의 사업과 비전은 L 그룹의 큰 그림 속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인터넷에 ‘L 전자 미래 사업’ 등으로 검색하시면 회사의 거시적인 방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양산 UX이기 때문에 매일 발생하는 이슈 대응이 업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회사의 큰 그림을 직접 마주하지는 않아요. 제가 답변하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보도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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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때문에 세미나, 포럼에 참여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업무 분업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트렌드 리서치를 하는 직원들도 따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정리한 리포트 자료를 받아볼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 같은 양산 UX는 매일 쏟아지는 이슈를 처리해야 하므로 멘티님이 물어보신 포럼이나 세미나에 참석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부서, 역할에 따라 개인차가 많을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업무 영역이 자동차 도메인이라서 국내외 모터쇼 참관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HCI 학회부터 UX 이름이 걸린 콘퍼런스 등에도 회사 지원을 받아 대부분 참석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업무 관련 자격증이 화두가 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자격증보다는 회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외 단기유학이나 국내외 석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케이스가 주변에 꽤 있는 편입니다 .
늘 그렇지만, 답변을 쓰다 보니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꼭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막막한 시기라서 두서없이 질문을 드렸는데,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신 글을 여러 번 곱씹어 읽어봤어요.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다시 질문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