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군 휴학중인 디자인 전공 멘티입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해 한참을 방황하다 이제서야 UI/UX에 흥미를 가지고 시작해 보려고 해요.
그런데 이때까지 쌓아놓은 것도, 제대로 해 본 것도 없어 준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배님들과 얘기 해봤을 땐 '너가 지금 하고 싶어하는 건 UX 디자인인것 같다'라고 말씀하셔서 UX 디자인에 찾아봤는데요. 아직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것 같아요.
©️Africa Studio
준비방법을 고민하다가 멘토님께 이렇게 도움을 요청해봅니다. UX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는지, 되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덧붙여, UX 디자이너에게 코딩 역량이 필수인지 궁금합니다. 코딩과 디자인을 같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이 분야에서 유니크한 포지션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 부분에 대해 멘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이 바쁘시겠지만, 시간 되실 때 꼭 답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UX 디자이너를 준비하신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질문은 아주 심플하지만, 가장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주셨네요. 마치 디자인 비전공자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인 셈이거든요. UX 디자이너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설명 드릴 순 없겠지만, 멘티님께 필요할 것 같은 내용 위주로 요약해 답변 드려 볼게요.
©️maicasaa
UX 디자이너란 어떤 직업인가요?
UX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사용자(User)의 경험(eXperience)을 디자인하는 직업입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을 어디까지 보는지에 따라서 업무 영역, 조직 구조, 프로세스 등이 회사마다 부서마다 다 달라 일반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가장 정확히 현업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턴 등을 통해 직접 회사 경험을 해보시는 것이 가장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개의 경우는 디지털 디바이스(예. 스마트폰 등)나 온라인 서비스 환경(예. 웹, 앱 등)에 국한해 ‘UX’라는 단어를 사용하긴 합니다. 확대해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프라인 매장 경험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어떻게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까지도 다루기도 하죠.
이를 구별하기 위해 CX(Customer eXperience), BX(Brand eXperience)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도 해요. 실제 모집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용어이니, 한 번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pixabay
UX 안에서도 세부 분야가 다양하게 나뉘는데요. 기본적으로 GUI, UI, UX 영역이 구분돼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상황에 따라 각 영역이 블렌딩되어 실제로 일을 해보지 않고서는 정확한 업무 영역을 파악하기 어려운게 현실이죠. 그러다보니 UI/UX, UX/UI 등의 모호한 표현 또한 실제 모집 공고에 적혀있기도 합니다.
이는 이 분야 취업준비생 분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일을 해보면 왜 이런 현상이 현업에서 발생하는지, 나에게 적합한 역할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확실히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이유로 무엇보다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밖에도 UX 리서치, UX 컨설팅, UX Writing, UX 기획(서비스 기획) 등 특정 목적에 특화된 다양한 역할들이 있어요. 규모가 작은 회사나 스타트업보다는 대기업이나 UX 관련 조직 규모가 큰 조직에 세분화되고 다양한 역할도 있다고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VTT Studio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준비방법은 무엇인가요?
실제 업무 현장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회사 규모에 따라 다양하다 보니, 준비 방법 또한 일반화해서 말씀 드리기 참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당장 GUI와 UX만 해도 포트폴리오 방향성 자체가 굉장히 달라지거든요.
일단 UX 디자인이 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인지, 어떤 분야와 역할이 어울릴 것 같은지를 스스로 심도 있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대부분의 디자인 분야가 그렇듯이 UX 역시 인증시험, 코스웍, 자격증 등을 따로 준비해야 하진 않아요. 어떤 전공을 해야만 현업에서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도 딱히 아닙니다.
UX 분야는 다학제적 특징을 지니고 있거든요. 분야 자체가 여러 백그라운드를 가진 전공자들이 모여 미지의 사용자를 분석해 기업이 원하는 바에 기여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 개선을 하는 것이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죠.
조직 규모가 클수록 구성원의 전공 다양성이 그 조직의 경쟁력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취업에 정해진 루트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이는 준비하는 입장에서 단점이기도, 장점이기도 하죠.
혹시 이와 관련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추가로 질문해주세요! 질문 방향에 맞추어 다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asimiro PT
UX 디자이너, 코딩 능력이 꼭 필요한가요?
회사에 디자인 백그라운드의 UX 디자이너가 대다수일 경우엔 코딩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유니크한 포지션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그 회사의 업무 특성 상, 특별히 코딩이 필요한 역할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디자인 전공자들이 많아졌을 수도 있어요. 해당 회사 입장에서는 코딩 능력을 큰 경쟁력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있겠죠?
제 바로 옆자리에는 개발자로 근무하시다가 UX팀으로 전환 배치되어 오신 분이 계신데요. 이처럼 ‘개발도 잘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원래 개발자 출신인 제 동료와 같은 분들이 UX 디자이너로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분들과 비교한다고 생각해보면, 코딩 능력이 정말 큰 강점이 될 수 있을까요?
코딩은 디자이너로서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가 아닌, 흥미와 자기개발의 목적으로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자칫 주객전도가 되어 더 혼란을 느끼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초년생, 주니어 UX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플러스 알파의 능력을 키우는 것보다는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많은 지원자들이 UX 디자인 분야와 거리가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 때문에 UX 분야에 포커스를 맞춘 생각, 자세, 아웃풋, 경험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요.
결론적으로 취업을 위해 코딩 능력을 갖추는 건 필수는 아닙니다. 물론 필수가 아닐 뿐, 아예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아마 멘티님이 원하셨던 답변은 아닐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Jirsak
근원적으로 이 질문이 나오는 이유를 곱씹어 보자면, 준비를 하시는 입장에서 다른 지원자들보다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코딩일 수도 있지만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어요. 어쩌면 이미 멘티님께서 갖고 계신 어떤 경험이나 능력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타인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역할인 만큼, 각 디자이너가 평생 경험한 인생 역량도 잘 보이진 않지만 상당히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랍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만 하지 마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드린 조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역시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보면 보다 잘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상당히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주셔서, 멘티님께 특화된 답변을 해드리는덴 다소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모호하거나 궁금한 점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언제든 잇다 통해서 또 질문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 드릴게요!
원하시는 바 잘 성취하실 수 있기를 저도 응원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궁금하고 애매한 부분들이 많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일단 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적성을 찾은 뒤 구체적으로 어떤 걸 원하는지부터 발견하고 그때 다시 질문 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