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쩌다 보니 운 좋게 필기전형까지 합격을 해서 A사(통신) 서비스 마케팅 직무 면접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출중한 사람들이 모여서 경쟁을 한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가 작아 보이고 위축이 됩니다.
©️Daniel McCullough
멘토님. 저는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강점을 찾고 싶은데,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어떻게 자신감을 얻고 강점을 캐치하셨나요? 제 경험을 기반으로 단순 고무적인 조언보다는 현직자 관점에서의 객관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면의 조언을 듣고 싶어요.
또 면접을 위해 A사의 사업에 대해서 조사하려고 하는데 워낙 다양한 종류의 사업을 하다 보니 어디에 초점을 맞추면 좋을지 어렵습니다. 현재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와 함께 면접 준비 팁을 여쭤볼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번에 인적성까지 합격하고, 면접을 앞두고 계시네요. 인적성 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았을 텐데, 잘 준비해서 면접까지 오신 걸 보면 충분한 역량을 갖추신 분일 것 같네요! 그러니 자신감 갖고 준비하셔도 돼요.
면접에 앞서서 제가 이야기 드리는 것들이 괜한 편견이 되거나, 제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본인의 장점을 잃을까 조심스러워지네요. 제가 드리는 이야기는 조언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듯해요. 그리고 일부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니, 면접 상황과 면접관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어요.
먼저, 면접까지 온 만큼 충분히 자신감을 가지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잘 알고 계시겠지만, 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계가 서류와 인적성이에요. 뒷 단계로 갈수록 경쟁률이 줄어들게 되죠. 물론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어느 정도 뛰어난 재원들만 모여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객관적으로 해주셨으면 해요.
회사는 많은 비용과 인력을 동원해 적합한 인사를 채용하려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면접에서 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투입되는 인력/ 비용/ 시간을 생각했을 때, 어려운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서류/ 인적성을 통해 그나마 촘촘하게 인원을 추리려고 하는 거죠. 다시 말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경험 등에서 장점이 적은 사람은 면접까지 올라오기 어렵다는 이야기이고, 통과한 분들은 본인이 가진 경험과 역량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멘티님 역시 경험이나 장점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분명 면접까지 오기 어려웠을 거예요.
면접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서류에서 봤던 인상 깊은 경험들이 진짜 지원자가 경험한 것인지, 글로 느꼈던 이 지원자의 강점을 진짜 갖추고 있는지를 보려는 것도 있어요. 서류는 별로인데, 혹시 ‘우리가 모르는 장점이 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그러니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면접을 준비하면 돼요. 서류를 통과했다는 것은 나의 이력/ 경험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실제로도 그게 맞고요 )
하지만 말씀하셨다시피 스스로 자신감을 잘 채워 넣는다고 하더라도 주변 지원자들 때문에 위축되는 일이 발생할 거예요. 실제로 처음에는 자신감을 갖고 왔다가, 조별 과제 등을 진행하면서 다른 지원자들에게 말리는 경우도 많거든요. 일단 올해는 언택트 면접이니까 이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 할 거예요.
저는 지원자들 사이에 서로의 비교 포인트는 면접관의 포인트와 다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면접 볼 때 같은 조에서 자신감이 넘치고, 과제를 풀어가는데 아이디어도 많고 대단하다 싶은 조원이 있었어요. 저는 당연히 그분을 최종 면접 때 볼 줄 알았는데,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입사하고 나서도 그 사람이 왜 떨어졌는지 한동안 의문이었는데, 면접관으로 면접을 지켜보니 이제 와 왜 떨어졌는지 알 것 같네요. 세세한 채점 기준 등은 이야기 드리기 어렵지만, 단순히 채점 기준의 차이보다 아직 실무를 안 해 본 지원자와 실무자의 관점 차이가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구체적인 예시들은 case by case 인데, 예시를 들어드리면 오히려 멘티님이 예시 들어 드린 내용을 피해 가려다 혼란을 겪을 듯해서 예시는 들지 않도록 할게요. 실제로 사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요. 중요한 점은 면접 지원자들이 아닌 면접관이 평가를 하는 것이 면접이니 스스로 자신과 주변을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Maranda Vandergriff
기사 내용 등 보면 알겠지만, 요즘 통신사는 여러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어요. 이런 시도를 한 지는 조금 오래됐는데, 최근에는 당연히 5G 관련 서비스나 구독형이라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래서 구독형 컴퍼니로 가겠다는 내용의 이야기들이나, 5G의 향후 방향 등에 대해서 간략히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만 이런 각 상품들에 대해서 쌓아둘 지식은 기사나 일부 신뢰도 높은 블로그에 나오는 수준이면 충분해요. 면접은 얼마나 이 회사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지, 회사에 지인이 있어서 사전에 회사 정보를 얻을 능력이 되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에요.
면접을 보다 보면, 그런 분들 때문에 위축되는 일들도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파워 블로거 수준의 통신 지식을 갖고 있거나, 누군가는 통신 관련 일을 해 봐서 업계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누군가는 지인을 통해 회사에서만 쓰는 용어나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오기도 하죠.
이런 지식들은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불리한 것이 아니에요. 반대로 가끔 이런 지식들이 독이 되기도 하죠. 미리 들은 정보에 매몰돼서 자신의 논리는 보여주지도 않고, 지식을 늘어 놓거나 아이디어의 방향을 이미 정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과한 지식이 독이 된 거죠.
올해는 언택트로 면접이 진행되어서 면접 진행방식이 다를 수도 있지만, 저희 회사 뿐만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개인 또는 조별 과제를 제시할 때, 정말 많은 지문과 정보를 줘요. 제시한 내용들만을 기반으로 해결해도 문제없도록 하는 거죠. 면접관은 지원자의 사전 지식을 보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의 깊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마세요. 지원자가 말하는 사전 지식들이 실무자 입장에서 볼 때 잘못된 내용일 수 있고, 맞다고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당연히 알고 있는 것들이라 흥미롭지 않거든요.
오히려 어떤 과제들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지식은 정말 인터넷 검색에서 알 수 있는 정도에서 본인이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거나 면접을 떠나 궁금한 게 있다면, 저나 주변에 물어보시면 될 거예요. 이것보다 더 이해하려고 천착하는 것은 지식에 본인이 가려 보이는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현 상황들에 대해 의문을 던져 보는 게 어떨까요. 5G가 왜 중요한지, 통신사들이 왜 자꾸 탈통신을 하려는지 같은 의문을 던져 보는 거예요. 구독형 이야기를 하는데, 본질적으로 구독형 서비스란 건 어떤 것일지, 통신사 외에 다른 곳들은 어떻게 하는지 같은 생각을 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될거에요. (이 부분도 먼저 한번 생각해 보시고, 궁금한 건 다시 이야기해주세요)
©️Ben White
면접에 대한 팁은 정말 별 게 없을 것도 같은데 본질적인 이야기 몇 가지를 해 드릴게요.
첫 번째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하셔야 돼요. 과제도 마찬가지고, 실무자 직무/ 인성 면접도 마찬가지예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한 부가적인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긴장감에 질문과 다른 답을 하고는 해요. 가끔 A라는 경험 또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서 B를 물어봤는데, 돌려서 A를 대답하는 경우가 있어요. 과제도 C룰 기획하라고 했지만, 하다 보면 산으로 가서 E를 제시하기도 하죠. 질문을 돌려하지 않아요. 정말 궁금하고 필요했던 것들을 물어보니,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우선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마케팅은 영역이 넓고 다양한 사람과의 팀워크가 중요하므로, 타인의 역량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해주세요. 아시겠지만, 마케팅에는 정해진 역량이나 필요한 경험 또 확실한 전문성 성립되지 않아요. 마케팅의 수많은 업무 중 일부 맞는 업무가 일부 있을 뿐이죠. 그런데 회사 채용은 업무 단위로 이루어지던가요? 그렇지 않지요.
그래서 자신만의 역량, 경험, 논리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겁니다. 회사는 장점이 있는 다양한 사람을 고루고루 채용하니, 주변에 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분의 장점은 그대로 인정하세요. 운이 좋으면 동기로 만날 수 있겠죠. 타인을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생각하고, 내가 어떤 마케팅을 할지,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만 몰입하세요. 팀으로 일하는 것이고 같은 사람이 아닌 다양한 사람이 일하는 곳이니까요.
세 번째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니 지식보다 논리력을 쌓으려고 노력하세요. 면접관은 지원자의 논리력으로 생각의 깊이를 읽어내죠. 저는 평소에 여러 의문을 던지며 공상을 하는 걸 좋아해서 이걸 토대로 논리를 만들어 보는 연습을 했어요.
예컨대 커피를 마시다가도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지’, ‘이 서비스는 어떤 과정으로 기획했을까’, ‘고객의 어떤 점을 건드리려고 한 걸까’와 같은 생각을 해요. 이게 저만의 논리를 만드는데도 도움이 되고 마케팅 기획력에도 도움이 되지만, 어떤 질문이나 과제가 나와도 빠르게 대응하는데 특히 도움이 됐어요.
마지막으로 면접 시간이 기니 너무 작은 실수에 자책하지 마세요. 작년까지 저희 회사는 1박 2일로 면접을 봤었죠. 긴 만큼 긴장감을 못 이기는 경우도 있고, 힘든 상황들도 있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시간이 충분하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종일 진행하는 면접 과정에서 분명히 지금이 아니라도 나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테고, 한 번 실수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을 테니 작은 실수에 기죽지 마세요. 다른 지원자들도 실수를 하기도 하고 만회를 하기도 해요. 그러니 중간에 조금 부족했다거나 실수를 한 것 같은 부분도 시간이 충분하니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다음 과정을 빠르게 준비하세요.
여러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드리다 보니 조금 추상적인 답변을 드린 듯도 하고,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제 이야기도 하나의 사전 지식이라 생각하고, 정보/ 조언으로만 생각해 주시고 너무 매몰되지는 마세요.
면접을 앞두고는 사실상 준비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때는 자신에 대한 준비를 더 많이 하는게 도움이 될 거예요. 면접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준비하면서 궁금한 점 생기면 이야기해 주세요. 제가 드린 답변이 어려워서 이해가 안 가는 것 있으면, 그것대로 질문해 주셔도 돼요. 제 답변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진다면, 이 시기는 안정감이 더 중요하니 그냥 잊으시는 게 나아요.
오늘 날씨가 정말 추워졌네요. 멘탈 뿐만 아니라 건강 관리도 중요하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회사에서도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질문을 추상적으로 드린 것이 아닐까란 걱정을 했었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답변이었습니다. 면접 전까지 저만의 논리를 구축하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번 더 들여다보는 시간도 갖고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