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저는 진로 고민만 한 달 동안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마케팅, 인사 중에 고민하다 이제는 마케팅과 인사로 좁혔고요. 데이터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지만 저는 자신도 없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소거했습니다.
©Brendan Church
이제 남은 것은 마케팅과 인사인데 원래 관심이 있었던 분야는 마케팅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인사보다는 마케팅이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마케팅 쪽이 박봉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워라벨도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또 어린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는 불안함이 있다는 것도 들었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선뜻 마케팅 직무를 시작하기가 무섭네요.
인사 직무는 JD를 찾아보고 직무 독서를 하면서 조금 알게 되었는데 노무 관련 일은 관심이 없지만 나머지 리크루팅이라든지 그런 분야는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커리어를 잘 쌓으면 전문성이 생긴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멘토님 마케팅과 인사, 이 두 직무 중 어떤 직무를 추천하시나요? 혹은 제 상황에서 멘토님은 어떻게 고민을 이어가실 건가요?
질문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미래를 결정하는 직무 선택에 고민이 많으신 것 같네요. 마케팅과 인사 모두 좋은 직무이죠. 사실 안 좋은 직무는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경험이나 정보가 없을 때 주변 이야기에 많이 흔들리고는 하는데, 일을 하면서 경험해 보면 직무 자체는 좋고 나쁨이 없다는 말들을 하고는 합니다. 각자의 역할과 각자의 생명력을 갖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점들을 알 지 못할 때. 또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불안감이 커질 때 직무 자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저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직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먼저 고민하는 내용들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를 해 드리고, 저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제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직무를 선택할 때 주변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생각이 제일 중요해요. 멘티님의 생각도 많이 반영됐겠지만, 주변 이야기나 트렌드 등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해요. 직무란 것은 무엇이든 각자의 전문성을 갖고 있고,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세부 직무는 미래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멘티님이 하실 일이고 스스로를 가장 잘 아는 건 본인이니까요.
직무는 멘티님이 어떤 성향과 성격, 역량을 갖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무 자체는 이를 구현하는 수단이죠. 농산물을 판매한 경험은 경험 자체로서 의미 있지만, 그때 멘티님의 어떤 역량을 발휘하거나 찾아냈고 스스로 그걸 마케팅 또는 인사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봐요. 직무를 먼저 찾기 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먼저 보고 그걸 연결해서 직무를 생각해 내는 것이 자신감을 키우는 측면에서도 또 직무 결정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Armando Arauz
두 번째는 모든 직무는 장단점이 있어요. 그리고 실무는 생각한 것과 다를 거예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정보를 모두 다 믿지 마세요. 학교를 다니면서 이런 경험해 본 적 있지 않으세요? 열심히 공부한 친구가 공부를 안 했다고 하거나, 시험이 어려웠다고 하는 친구가 사실은 시험을 잘 본 경험. 자기 있던 부대가 제일 힘들었다고 하는 것 같은 것들이요.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대체로 주변 사람들에게 힘든 점을 먼저 말하다 보니, 잘못 들으면 해당 직무에 대해 편견을 갖게 돼요. 마케팅이라는 직무에도 인사라는 직무에도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직무를 선택을 할 때는 내가 이 직업을 하고 싶었던 장점을 먼저 생각하고, 단점은 정말 못 견딜 것이 아니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어린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는 불안함은 어느 직무에나 사람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어떤 직무이든 새로운 직원들은 늘 생기고, 트렌드의 변화가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반대로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 잡기도 하고, 또는 연차가 쌓일수록 경험을 토대로 다른 장점을 갖추고 자리를 잡기도 하죠. 이 불안함은 직무보다는 개인의 차라고 생각해요.
좋지 않은 워라밸이나 박봉은 아마 마케팅 대행사 쪽 주변 분들에게 들은 이야기일 텐데 이것도 역시 직무가 아닌 회사의 문제에요. 인사과도 워라밸이 좋지 않은 곳도 있고요. 결국 걱정하시는 요소들은 사람 또는 회사의 차이이고, 직무의 차이는 아니에요. 무엇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데 전문성이나 뒤처지는 점에 대해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전문성이라는 것은 이러한 자기 직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을 때 어느 직무에서나 생길 수 있는 것이고요.
©Rostyslav Savchyn
세 번째는 이렇게 고민하셨다면,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고민을 해봐요. 일단 먼저 본인이 선택한 직무를 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할지를 생각해 보고, 장애요인이 어떤 것일지, 어떤 경쟁력을 만들지, 그리고 내가 정말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도 생각해 봐요. 고민을 오래 하기 보다 나중에 선택을 바꿔도 괜찮으니 이렇게 하나하나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멘티님께 필요해 보여요. 고민은 오래 하다 보면 고민 자체가 너무 커지고 무거워져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거든요.
직무 선택을 자신에서 출발하고, 현실적인 길들을 빠르게 찾아가세요. 인사를 진로로 선택한다면, 채용 규모가 작은 인사 직무에 입사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해요. 마케팅이라고 한다면, 규모는 크지만 지원자도 많으니 그 안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봐야 하고요.
저라면 어떻게 선택했을까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의 글을 읽어보셨다면,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저와 멘티님은 다른 사람이고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요. 저도 같은 고민을 대학교 4학년 때 했었고, 그 결과는 아마 지금의 모습이겠죠. 저는 마케팅이라는 직무가 제게 맞고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직무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멘티님. 우리는 직무 선택 후에도 여러번 직무를 바꿀 수도 있어요.. 그러니 변화와 시도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제가 조금 강하게 이야기를 해서 상처를 드린 건 아닐지 걱정되네요. 혹시 추가로 궁금하거나 이해 안 되는 점 있으면, 언제든 질문 다시 보내주세요. 다음에는 조금 더 부드럽게 답변해 보도록 할게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시고, 준비하는 일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멘토님. 강하게 글을 쓴 것은 아닌지 걱정하셨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객관적인 시선에서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요즘 새로이 데이터를 배우려고 해 걱정이 많았는데 멘토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조금은 편안해지네요. 다시 질문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