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Windows
저는 기획, 마케팅 분야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취업을 준비하며 컴퓨터 자격증, 어학 성적 등을 준비해왔지만, 정작 마케터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취준을 해온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멘토님이 생각했을 때 취업 준비 시 어떤 요소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멘티님! 질문을 보고 어떤 답변을 해줘야 할지 한참이나 고민했습니다.
프로필을 보니 스펙, 자격증, 인턴 경험은 이미 충분히 다양해 보여서 뭔가 일부러 스펙을 막 쌓을 필요는 없어 보여요. 다만 꼭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마케터로서의 뭔가 능력을 쌓고 싶고, 그런 부분을 어필하고 싶다면, 제 경험을 기반으로 몇 가지 말씀드려 볼게요.
©Volodymyr Hryshchenko
제가 다른 부서들을 많이 접해본 것은 아니다만, 마케팅은 정말 여러 유관부서와 협업할 일이 많아요. 제 기준으로 대충 나열해 봐도 영업, 생산, 연구소, 품질, 물량, 업체 등 매일 정말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과 트러블 없이 일하면서 때에 따라 적절한 소통(어떨 때는 강하게 의견 어필, 또 어떨 때는 상대 의견 존중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어필하기 위해 제가 했던 여러 경험들(동아리, 학회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을 근거로 자소서와 면접에 활용했었어요.
B2B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B2C는 특히나 트렌드를 잘 알고 있어야 해요. 트렌드를 무조건 따라가는 게 정답은 아니더라도, 요즘 어떤 게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어떤 걸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지 등은 되도록 잘 알고 있는 게 좋아요. 브랜드 전략, 마케팅 전략도 결국 시의성이 중요한 거니까요.
저는 트렌드 파악을 위해 지금 ‘캐릿’, ‘큐레터’ 등 트렌드 레터를 메일로 받아서 그때그때 읽고 참고하고 있어요. 질문 제목을 보니 식품회사 마케터를 꿈꾸는 것 같은데 전체적인 최근 트렌드와 더불어 식품 쪽 트렌드도 추가로 알아놓으면 좋겠죠?
©Hamza NOUASRIA
저는 경영학을 복수전공했지만, 사실 마케팅에 대해 깊게 배운 건 아니라 잘 모르는 부분도 많았어요. 그래서 취업 준비하면서 마케팅 책 2권 정도 읽으면서 이런 회사에서 이런 마케팅 전략을 펼쳐서 성공했구나 혹은 실패했구나 와 같은 것들을 공부했어요! 마케팅 책들은 정말 많으니 끌리는 거 한 두 권 읽어보면서 감을 잡는 것도 추천해 드려요.
우리는 대부분 마케팅 분야는 막연해 정해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되게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서 마케팅 방향을 잡고 진행했는데도 실제로는 외면받기도 하고 오히려 반대의 경우도 종종 생기죠.
종잡을 수 없는 환경에 그나마 실패 확률을 줄이려면 내가 속해있는 산업군, 해당 브랜드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이 산업군 전체를 봤을 때 현재 큰 방향은 이러이러한데, 그 안에서 우리 브랜드의 포지셔닝은 이렇고, 그 타깃의 특성은 또 이렇고 등 하나하나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외부인인 취준생 입장에서는 당연히 현직 자만 큼 알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본인이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노력하고, 가능하다면 현직 자도 만나보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회사 홈페이지, 운영하는 SNS부터 최근 뉴스 기사들도 도움이 되겠죠.
회사에서 신입을 뽑을 때는 당장 뭔가 큰 능력을 발휘하길 바라고 뽑는 게 아니에요. 신입은 교육 잘 받아서 앞으로 성장해나갈 것을 기대하고 뽑지요. 그러니 나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해요’라고 어필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람과 잘 어우러져서 일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면서 열정을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답변이 꽤 길어졌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지금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꼭 원하는 곳에 취업해서 좋은 마케터로서 성장하길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