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취준생입니다. 최근 게임 콘텐츠 기획자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되어 멘토님께 질문드리게 되었습니다.
©Igor Karimov 🇺🇦
저는 MD로 취업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성격 차이와 고압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회사의 분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한 달 일하고 퇴사했습니다.
제 성격과 인간관계에 말씀드리자면 겉으로는 밝은 척을 하고 누구와도 두루두루 친하지만, 결코 깊게 사귀지 못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입니다. 그리고 사적인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말을 할까 두려워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 못합니다.
하지만, 공적인 인간관계에선 일을 진행해야 하기에 상처가 되더라도 할 말을 돌려 말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항상 안 좋았습니다.
퇴사 이후 사람을 기피하게 되어 콘솔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포탈 시리즈, 다크소울 시리즈를 스팀에서 플레이했고 젤다 야숨, 마리오 오디세이 포함 마리오 시리즈, 포켓몬 시리즈, 커비, 메트로이드 등 닌텐도 스위치 게임들을 위주로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젤다 야숨처럼 많은 장소를 탐험하면서 전투도 할 수 있을만한 게임을 찾다가 2달 전부터 마비노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비노기를 2달간 꾸준히 하면서 돌아다니면서 맵을 구경하고 다양한 일을 하는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게임들을 해오다가 마비노기를 하면서 생활과 모험 콘텐츠에 대한 부분이 제가 해왔던 게임들에 비해서 너무 아쉽고 이런 작업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글에 찾아보니 마비노기 콘텐츠 기획자 공고를 보고 도전해보고 싶어서 멘토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멘토님께 드리는 질문들]
1. 대학 동기에게 물어보니 게임업계 신입 연령대가 26살 전후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28살인데 취직이 어려울 정도로 회사에서 부담을 느끼는지, 혹은 회사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2. 이전에 다녔던 회사에서의 트라우마로 인해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게임업계는 어떤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지와 대체적인 업계의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3. 제가 지원하려는 포지션이 개발자들이 구현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는 기획직인데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전혀 안되는지 궁금하며, 개발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요하는지 궁금합니다.
4. 제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포트폴리오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한 포트폴리오뿐입니다. 유튜브와 구글을 보면서 개인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하는데, 지금까지 해온 활동들을 게임업계에 맞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너무 난해합니다. 게임 콘텐츠 기획자 포트폴리오의 기본적인 뼈대를 어떻게 구성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긴 글이었는데 이렇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진정성 있고 진심인 마음이 느껴지는 이야기라 빠르게 답변드리겠습니다. 저 또한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지만 그 이상이신 것 같네요. 지금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기엔 글 이상의 많은 일을 겪으셨던 것 같아 위로의 말씀보단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최대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질문 주신 내용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게임 업계 특성상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모여있습니다. 그전에는 이러한 마음을 쉽게 행동으로 옮기기보다는 여러 과정을 겪으며 취업하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게임 기획의 경우 전공자보단 다양한 자신의 전공과 삶의 토대가 다른 분들이 많습니다. 30대 초중반까지도 신입으로 많이 지원하고 실제로 업무 또한 수행하고 있습니다. 나이, 학력, 언어, 자격증, 대외활동 등 이러한 요소보단 실무 능력 자체와 게임에 대한 이해도, 애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실력만 있다면 나이는 상관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IT 이자 엔터산업입니다. 그만큼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의견, 아이디어를 존중하며 업무와 회사 구조 또한 유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외향적인 사람만을 요구하지 않고 내향적일 수도 자신의 특징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여러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재미를 만들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상하시는 외국 기업의 자유분방한 조직 문화를 상상하시면 편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Sean Whelan
디지털 게임의 경우 기술 개발의 집약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IT 산업에서도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만큼 기획자 또한 자신의 아이디어와 하고 싶은 내용과 의도를 잘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기술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고 데이터 구조와 일부 코딩(프로그래밍 X)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기획자는 하나의 콘텐츠 또는 시스템의 리더이자 방향성을 잡고 결과물을 구성함에 있어 소통하고 최대한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테크와 아트 모두 그 담당자 만큼 할 수 없어도 그만한 지식과 지시를 할 수 있어야 하는 수준을 요구합니다.
게임 기획의 경우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타 기획의 업무와는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그만큼 게임 기획서를 별도로 포트폴리오로 준비해야 합니다. 다른 지망생의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공간은 네이버 카페나 영상을 이용해 보실 순 있습니다만 전문성 수준의 지식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노하우가 매우 중요한 직무라 폐쇄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게임 기획 서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 기획의 기초적인 이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서적으로 공부가 가능합니다. 그 외 게임 포트폴리오 작성에 도움이 되는 서적들도 있습니다. 이론 서적과 실무형 서적을 함께 보시면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나가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취업이 매우 급하신 상황이 아니라면 게임 교육원이나 학원도 한번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게임 기획에도 시스템 콘텐츠, 레벨 밸런스 등의 파트가 존재하며 이를 깊게 익히고 해당 포지션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는 학원이나 교육원이 해결해 주진 않기에 실무 기획자에게 첨삭이나 과외를 받는 것이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자의 경우 현업에 대한 내용, 실무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키워줄 수 있지만 그만큼 시간적 여유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Boukaih
고민이 많은 만큼 명확한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 보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이상으로 자신의 포지션과 왜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고 현재 원하는 실무형 인재가 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워보셨으면 합니다.
게임 업계가 최근 들어 크게 성장한 만큼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고 신입 공고도 이전에 비해 대폭 늘었습니다. 지망생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맞추어 많아졌고 공고가 늘었음에도 경쟁률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자신의 포지션을 설정하고 원하는 기획 실무자가 되기 위한 과정을 갈고닦아보시길 바랍니다.
더 궁금하신 내용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여쭈어보세요.
감사합니다.
민감한 내용을 많이 담아 답변을 기대하고 질문드린 것이 아니었는데, 지금 당장 제가 시작할 수 있는 수준부터 큰 로드맵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지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시작을 준비해 보고, 저 스스로 확신을 가지게 되면 학원을 등록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멘토님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