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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에 없던 회계 직무 부서 배치, 그대로 해도 될까요?
KPMG 삼정회계법인 · IT Audit 컨설턴트
약 2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저는 대학교에서는 경영학을 공부했고 이번에 국내 모 종합상사에 합격해 부서 배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Israel Andrade


저는 특이하게도 상사 영업 직무로 지원을 했지만 인사팀 판단에 경영지원 쪽이 어울린다는 이유로 재무팀과 사업 운영팀에서 인턴생활을 진행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섭섭했지만 해당 부서에서 선배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직무에 흥미도 느꼈고 또 제 적성과 맞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했습니다(꼼꼼함, 계획적, 주도적, 분석력, 숫자 감각, PR 스킬 등).

 

하지만 애초에 재무팀 쪽 진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도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에 배치가 되더라도 처음에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부족한 스펙을 메꾸고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AICPA 혹은 CFA를 준비해야 하는 등 부담이 느껴집니다.

 

지원 가능한 직무는 자금팀/회계팀/사업 운영팀/영업팀이 있는데 마음속으로는 자금팀을 가고 싶지만, 동료들의 다리를 잡지는 않을지, 또 부족한 저의 스펙이 커리어 성장에 한계가 있지는 않을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또한 사수께서 회계를 잘 모르니 처음에는 회계팀으로 시작해 배우는 게 좋다고 말씀하신 게 걸립니다.

 

처음 선택대로 적성에는 조금 안 맞겠지만 제가 원하는 영업팀을 지원해야 할까요? 아니면 쉽지 않겠지만 적성에 맞는 업무에 도전을 해야 할까요?

 

부서 배치 면담을 앞두고 제가 어느 부서를 가야 가장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돼 머리가 아픕니다. 멘토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 배상은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멘티님께서 지금 하시는 고민은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하는 고민이라는 것, 혼자만 별나거나 고생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하던 상사 영업 직무로 배치받지 못했던 것, 그 업무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것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덕분에 회계 직무에서 또 다른 적성을 발견하실 수 있었으니 한 편으로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Samantha Gades


저도 비슷했어요

저 또한 첫 회사에서 재경 직무로 면접을 보기는 했지만 재경분야 내에 있는 많은 부서 (회계/세무/무역/기획/자금/전략 등) 등 많은 부서 중 어디로 갈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각자 무엇을 하는 팀인지도 모르기도 했고요. 저는 오히려 일을 하며 회계 직무가 저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일을 잘 모른다는 자신감 저하, 혼자만 신입사원이라는 외로움이 원인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우선은 업무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잘 모르는 게 당연한 거예요. 모든 것을 알고 일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 새로운 일을 맡게 되면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이고 자주 쓰는 툴, 용어, 문화도 익혀야 하죠. 이것은 신입이나 경력이나 똑같습니다.


제 경험상 회사 업무가 익숙해지는 데에는 최소 1년, 자신감이 생기는 데에는 3년 정도는 걸리는 것 같습니다. 경영학부를 졸업하셨으니 아시겠지만 회계 지식은 한 번에 모두 알 수 있는 게 아니고 모두 알아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결국 업무에 필요한 부분부터 익히게 되는 거라, 먼저는 멘티님이 맡으신 업무에서 필요한 만큼만 알아가시며 영역을 확장해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격증은 절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AICPA, CFA 등 자격증 과목들이 모두 업무에 쓰이지도 않고, 보통의 회사들은 자격증이 있다고 특히 높이 쳐주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멘티님이 재경 직무 중에서도 특히나 관심이 가는 직무가 있고 (회계나 금융상품관리, 보험 등) 그 일을 하는 데에 자격증이 특혜가 있다거나, 강한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싶으시다면 도전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분들은 절대 멘티님이 다리를 붙잡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두 인원이 한 명 더 충원되었다는 것에 대해 고마워할 따름이고, 멘티님처럼 일에 열정 있는 분과 함께하게 되었다는 것에 기대하고 계실 거예요.


©Annie Spratt


회계, 회사가 또 비즈니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어요

왜 재경 직무에 멘티님을 배치했는지 이유를 알아봐보세요. 해당 부서에 인원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해당 직무가 영업보다 멘티님과 잘 맞을 것 같아서 배치한 걸 수도 있으니까요. 영업 직무에 정말 미련이 많이 남을 것 같다면 원래 희망하시던 부서로 재배치가 가능할지 여쭤보시고, 아니라면 사수님 말씀처럼 회계팀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회계팀에서는 회계뿐만 아니라 회사가 기본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어요. 매출/영업이익이 얼마인지,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 부서별로 하는 일이 뭐고 그에 따라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지요.


내가 하는 일의 목적과 기대되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알아야 일하는 데 자신감이 생깁니다. 팀 배치되고 나서 팀장님께 이 팀의 목적이 무엇인지, 팀 업무와 회사 구조에 대해 큰 그림을 한 번만 그려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멘티님께서는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경험에 도전하셨고, 글에서 언제나 자기 삶에 진지하고 진취적으로 임한 분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 자신감이면 어디 가서든 본인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힘내세요.



멘토님의 정성 어린 답변에 마음이 따듯해지네요. 뼈와 살이 되는 조언 감사합니다. 때로는 무작정 걱정하는 것보다 부딪혀 보며 배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배상은 멘토
KPMG 삼정회계법인 · IT Audit 컨설턴트
회계/재무/금융
꿈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그 무엇이든 꿈 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성장하고픈
꿈꾸는 멘토 배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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