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researcher 직무 고민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UX researcher라는 직무가 보편적이지도 않고 예시가 적어서 고민 많았을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도 UX insight report라는 양식이 따로 있거나 하진 않아요. 저도 처음 들어봤는걸요... 아무래도 그 회사는 해당 직무에 밀접한 경험을 자세히 보기 위해 따로 요청을 한 것 같습니다. 보통의 포트폴리오는 지원자가 했던 프로젝트 전체를 훑을 수 있는 식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그래서 리서치는 어떻게 해봤는데?라는 관점에서 보기엔 파악이 어려울 수 있거든요.

포트폴리오와 인사이트 리포트 두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면 포트폴리오는 프로젝트마다 아래 형식을 통일해서 만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포트폴리오를 본 게 아니지만 이미 잘 만드셨을 것 같아 굳이 크게 수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 프로젝트명과 부제: 어떤 분야의 무슨 서비스를 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부제가 있으면 좋아요. 예를 들면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주식투자 서비스의 락인 요소 발굴, 장보기 앱에서의 어떠한 문제 개선.. 같이 어떤 산업 군의 서비스를 다뤄봤고 어떤 문제를 다뤄봤는지 바로 캐치할 수 있게요.

2. 프로젝트의 성격: 어떤 성격의(회사에서 회사의 제품을 다룬 건지, 고객의 의뢰를 받아서 한 건지, 셀프로 한 콘셉트 프로젝트인지, 학생 신분으로 한 팀 프로젝트인지 ) 프로젝트를 언제 누구와(팀원, 클라이언트) 얼마큼의 기간 동안 했으며, 결과물의 성과(공모전 수상, 서비스 런칭 이력 등)가 있는지를 간략하게 적으면 좋습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다 내용을 이해하긴 어렵기 때문에요. 학생 프로젝트와 돈 받고 한 프로젝트는 분명히 다르기도 하고요. 또한 팀원을 쓰는 이유는 누구와 함께 했느냐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여러 부서가 협업을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어느 그룹에서 내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도 볼 수 있으면 프로젝트에서 가려진 부분을 드러낼 수 있어요.

제 포트폴리오의 각 프로젝트 상단 타이틀 부분을 예시로 이미지를 넣었습니다.

3. 프로젝트 프로세스: 문제 정의부터 결론까지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무엇을 알아냈고, 그걸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흐름 전반을 내용으로 보여줍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미 만들어두신 포트폴리오에 이 부분이 잘 드러나 있을 것 같습니다.

4.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점(lessons learned): 어떤 것이 성공적이었고,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어떤 걸 알아냈고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해보면 좋았을지 등을 편하게 적어주시면 프로젝트 이상으로 이 지원자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Andreea Avramescu

포트폴리오를 위의 1~4로 구성하셨다면, UX 인사이트 리포트는 리서치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방법론을 많이 적고 발견한 점을 적어주면 좋을 듯합니다.

1. 조사설계: 주제에 대해 문제정의 단계에서 어떤 가설을 세웠는지,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조사설계를 했는지를 설명하기 

예: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가설을 수립. 

가설의 예시: 20-30대는 일상에서 쓰는 가전에 자신의 취향에 따라 메뉴를 커스텀하거나 꾸미기 기능을 활발하게 사용할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리서치 방법론 선정: 데스크리서치 중 WOM(Word of Mouth)로 신혼부부들이 자주 가는 홈리빙커뮤니티에서 글과 댓글 검색, 해당 기능이 있는 제품의 후기 검색, 가전 유튜버 채널에서 해당 가전의 리뷰 영상에 있는 댓글 검색으로 니즈 및 행태 파악 또는 최근 스마트가전을 구매했거나 구매예정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후 정량적으로 분석

이걸로 지원자가 문제를 얼마나 세분화해서 이해하는지, 무작정 설문조사부터 하거나 인터뷰부터 하는게 아니라 여러 조사방법론 중 어떤 방법을 어떤 목적으로 골라서 사용할 줄 아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리서치 진행: 인터뷰를 진행해봤거나 워크샵을 해봤거나 하는 사진을 첨부해서 실제 사용자를 만나본 경험을 보여주면 좋을 듯 합니다. 데스크리서치 위주였어도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한다는 인상이 들면 좋고요. 

3. 조사 결과 정리 후 인사이트 도출: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한 결과를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그냥 그룹핑한게 아니라, 여러 조사방법을 통해 나온 것을 조합했을 때 유추할 수 있는 부분까지 정리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면 좋겠죠. 

결과에 우선순위를 매기거나, 퍼소나를 적용해서 사용자 유형별로 다른 니즈가 있었다거나, 휴리스틱 평가를 기준으로 제품을 평가하는 등 어떠한 필터나 프레임워크를 적용해서 생각하지 못했던 발견점이 드러나게 표현해보세요.

4. 방향성 제시: 

위의 정리 내용과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해당 서비스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UX 리서처의 역할은 끝이 납니다. 모든 서비스는 다 사용성도 좋아야 하고, 새로워야 하고, 스마트해야 하고 하는 등 여러 가치를 추구할 수 있지만, 모든 걸 다 잡을 수는 없고, 이 제품/서비스는 이러이러한 근거(인사이트)가 있으니 특히 이런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하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일할 때 했던 것들을 나열했는데 너무 이해하기 어렵거나 하진 않나 모르겠네요; 이 정도로 문서 만들어가면 너무나 완벽한 지원자로 보이실 것 같은데, 하실 수 있는 만큼 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고 여전히 어렵기도 해서요.

제 생각에는 공부를 더 하고 지원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실제 UX리서쳐라는 포지션은 전공 불문이라 배경이 다양하고요, 서비스 기획 경험 있는 분들이 많이 하십니다.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을 더 알고자 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자격 충분해요. 

UX 리서처라는 이름으로 10년 넘게 해온 사람들은 사실 없을 거예요. 일반 리서처, 컨설턴트, 연구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등이 해왔던 일들이 최근에 세분화되었을 뿐이에요. 질문이 더 있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부담 없이 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