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 졸업 예정인 서비스 기획자 취준생입니다. 저는 컴공 출신으로 제 정보에서 적어둔 것처럼 포트폴리오를 제작해서 서비스 역기획 2페이지, 구현 프로젝트 6페이지로 만들어서 이력서와 함께 제출하였는데 중소기업들에 제출했음에도 합격률이 10%도 안되는 것 같아요.
©Balázs Kétyi
서비스 기획 직무가 신입이 힘들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예 진입도 못하고 있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비스 기획자 신입으로 매력적인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어떤 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을까요?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마음처럼 잘 안 나올 때 저도 많이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배경을 조금 더 설명해 줄게요.
1. 배경 설명, 기획자 업무
회사에서 기획자 업무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부서에요. 그렇다 보니 필연적으로 새로운 기획안을 실행하기 위한 비용도 많이 사용해요. 비용을 엄청나게 사용했는데 회사가 얻는 수익이 없거나 적다면 회사는 오래 존속할 수 없어요.
그렇다 보니 기획자에게는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역량을 위주로 판단해요. 단편적으로 보면 회사에서 새로운 기획안을 만들어온 기획자를 믿고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사용했는데 기획이 잘되지 않아서 1억 원의 수익만을 얻었다면 99억 원이 손해라서 회사 경영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거든요.
제가 만든 기획안이 실패해서 저 혼자서 손해를 책임지고 회사를 나가는 것은 괜찮지만, 저 때문에 같이 일했던 개발자, 디자이너, 등등 많은 분들이 실직할 수도 있어서 부담이 좀 있어요.
그렇기에 기획 업무는 신입분들이 없고, 대부분 영업, 마케팅,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동해서 넘어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고객에게 수익을 창출해낸 경험과 노하우가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래요. 특히나 생각대로 기획안이 잘 안되어서 손해를 보는 금액이 커지면 커질수록 심리적으로 힘들다 보니 신입분들에게는 정말 큰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Hal Gatewood
2. 나 같은 신입은 서비스 기획 업무 그럼 어떻게 해요?
저도 예전에 정말 억울하고, 화나기도 하고, 짜증 났던 부분이에요. 신입은 기획자로 안 뽑으면 나는 뭘 하면서 기획자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지? 뭘 해야 기획자가 되는 거지? 신입은 기획 관련 업무가 없는데!?
결과적인 이야기만 먼저 하자면 회사에 들어가서 업무를 하는 것이 모두 "기획"과 연관이 있어요. 기획이 특정한 하나의 직무 역량이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프론트 앤드, 백엔드, 마케팅, 카피 라이팅, UX, 다양한 영역의 능력이 골고루 필요하다 보니 멘티님이 선택한 업무에서 이력을 쌓아가다 보면 충분히 기획자로 전향할 기회는 생길 거예요. 다 같은 기획자가 아니라 자신의 전문 분야가 하나씩 있는 기획자를 더 선호하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기획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AI 데이터 모델링으로 시작해서 데이터를 많이 살펴보고 보면서 어떻게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디어는 무엇인지 나름 정리해 보고 기획팀 장님께 보여드리면서 기획자로 전향을 천천히 이루었던 케이스이거든요.
주변 분들도 처음부터 기획을 하신 분들은 없고 다들 개발을 하다가, UX 디자인을 하다가, 영업을 하다가 기획으로 넘어오신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첫 시작을 너무 기획 직무에만 주안점을 두지 않아도 괜찮을 거 같아요.
다만 기획자 모두의 공통점은 내가 만든 업무 산출물이 회사의 수익에 어떻게 기여하고, 어떤 측면이 고객에게 어필되어 구매로 이어졌는지, 혹은 판매하는 상품이 없다면 어떻게 회사의 수익으로 연결되는지에 관한 명확한 게 정리해야 해요. 반드시 적어두세요. 간단히 적어두고 고민해 본 기록들이 나중에 경력기술서 작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Balázs Kétyi
3. 그러면 저는 뭘 해야하나요?
멘티님이 서류 합격률이 낮은 이유는 그것을 못해서 그렇다기보다는 직무하고 같이 어울리는 핏이 덜 맞는 것으로 보여요. 이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고, 다양한 개발 경험이 있다 보니 기존에 잘 하던 것을 기반으로 취업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회사일을 하면서, 개발을 하면서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고 수익을 창출하면서 고객에게 어떻게 이어져 수익이 나오는지 직접 볼 수 있거든요. 만약 그 프로젝트가 잘 안된다고 해도 실패 케이스를 공부하고 분석해서 어떻게 다음 기획에서는 성공을 시킬 수 있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너무 기획 직무만 고집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멘토인 저도 1년 가까이 입사 관련 대기업 인적성 시험들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내본 경험이 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아까워요. 일단 회사에 뛰어들고, 거기서 경력 커리어를 고민하고 지금 했던 일에서 내가 가고 싶었던 기획 직무와 연관성을을 정리하는 경력기술서를 작성했다면 그때 1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멘티님 입장에서는 일단 취업해라. 그리고 기획과 관련된 경력기술서를 정리해서 도전하면 된다. 이렇게 요약되는 저의 답변이 마음에 안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계속 취업 준비만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나 이렇게 지내다가 아무 곳도 못 가는 거 아닐까?", "친구들은 잘 지내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이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저도 그런 게 심했었고요. 그래서 가급적 기존에 잘 하던 것을 하면서 경력을 쌓아가고, 내가 원하던 직무와 연관성을 이어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나 스스로도 회사를 다니면서 열심히 목표를 향해서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 덕분에 일이 조금 풀리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내가 어떤 업무를 했는지 적어보세요. 고객의 수익을 개선한 경험, 고객의 시간을 아껴준 경험, 혹은 담당하는 직원이나 회사 사람의 시간을 아껴준 경험 이렇게 3가지 측면에서 돌아보면 충분히 기획 관련 경험이 많이 쌓이게 될 거예요! 응원해요. 같이 파이팅 해보죠. 점심시간에 점심도 안 먹고 작성한 만큼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멘토님께 답변 오기 10분 전에 에이전시 기획 업무에 합격 문자를 받았어요. 서비스 기획 업무가 아니라서 입사 확정할지 포트폴리오 보완해서 다른 회사 서비스 기획에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멘토님께서 작성해 주신 답변을 읽고 입사 확정 지었습니다! 우선 현장의 경험을 쌓으려고요. 조언 감사합니다!
<멘토의 응원>
와! 정말 축하해요.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 회사가 달라서 실망하고 힘들 수 있지만, 지금 가는 회사에서 천년만년 계속 있는 것이 아니기에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업무를 배워본다는 생각으로 같이 잘 버텨보아요! 나중에 또 도움이 필요하면 또 잇다에 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