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정평가사, 안정적인가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안정성은 일반 기업에서의 안정성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안정성은 ‘오래 다닐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지만,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의 안정성은 ‘언제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가’에 가까워요.

예를 들어, 현재 속한 사무소에서 퇴사하거나 재계약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무소에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개업도 가능하고요. 이런 점에서 “직업의 안정성”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전문직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증명해야 합니다. 일반 기업에서는 누군가가 연봉 협상을 해주기도 하지만, 전문직은 내가 벌어온 만큼 대우받고, 못 벌어오면 연봉이 줄고, 심하면 재계약이 어려워지기도 하죠. 단, 그런 상황에서도 다시 다른 곳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측면이 있는 겁니다.

이런 삶은 마치 자전거를 타는 것과 비슷합니다. 페달을 세게 밟으면 빠르게 가고(높은 연봉), 천천히 밟으면 느리게 가고(워라밸 중심), 페달을 멈추면 결국 쓰러집니다(수입이 없으면 해고). 결국 자신의 페이스와 상황에 맞춰 밸런스를 조절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적성에 맞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려운가요?

감정평가사처럼 전문직은 본인의 힘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적성이 중요합니다. 특히 감정평가사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 일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현장 중심’ 직업이라 외근이 잦고 운전도 필수입니다. 이런 부분이 맞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평가사 역시 ‘영업’이 중요한 직업입니다. 자신이 맡은 업무를 따내고, 관계를 유지하고, 수익을 만들어내야 하죠. 그래서 영업을 극도로 기피한다면 다른 전문직도 고민해보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업무의 세부 내용이나 템포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0% 적성에 딱 맞는 일은 드물지만, 본질적인 부분(현장, 영업 등)에서 거부감이 크다면 재고가 필요합니다.

©Mari Helin

3.감정평가사 시험, 학업과 병행해 합격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요즘에는 학업과 병행하며 준비하는 20대 수험생이 다수입니다. 예전에는 30~40대 합격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학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커리큘럼만 잘 따라가면 2~4년 내에 합격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합격권’이란, 시험 당일 컨디션이나 운에 따라 합격 여부가 갈릴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합니다. 학업과 병행하는 것이 결코 불리하지 않으니, 커리큘럼에 맞춰 꾸준히 공부해 나가신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습니다.

4. 도전에 대한 두려움

이건 멘티님이 질문하신 건 아니지만, 제 경험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아 조금 덧붙이고 싶어요. 도전 앞에서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몇 년을 투자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까 봐,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누구나 하죠. 하지만 모든 도전에는 리스크가 따릅니다. 리스크가 무섭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도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실패조차 경험이 되어 다음 걸음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특히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실패조차도 ‘다음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어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처음 목표했던 것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쌓은 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더 좋은 길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감정평가사가 아니더라도, 멘티님이 진심으로 원하는 분야가 생긴다면 꼭 도전해보세요. 지금은 도전의 비용이 가장 낮고, 실패의 회복력이 가장 높은 시기입니다.

응원합니다. 용기 내신 만큼, 어떤 길이든 의미 있는 결과가 따라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