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IT개발자에 도전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저는 대학생활 내내 IT개발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전공 과목 관련 직무 중에서만 고민하다가 중소기업 플랜트건설 회사에 취직하여 6개월 정도 근무했습니다. 사업 관리 업무를 하면서 진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일이 IT직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상반기 정보처리기사 자격증과 토익점수를 취득했고, 하반기에는 6개월간 자바 프레임워크 교육 과정을 수료하며 웹사이트와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헌데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전공지식이 많이 부족해 취업이 될 수 있을 지 불안합니다. 비전공자 입장에서 멘토님께 몇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1. 우선 알고리즘 공부를 몇 개월 더 하고 원서를 쓸지, C언어와 리눅스 등을 더 공부할지 고민이 됩니다. 그런데 공부하다가 취업 시기가 너무 늦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2. 비전공자로서의 전공 지식이 부족한데 입사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대비하는 게 좋은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3. 6개월 동안 회사를 다녀 보니, 큰 회사에 들어가야 더 많은 데이터와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왕이면 대기업을 가고 싶은데 멘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기업을 준비하는 시간에 작은 회사라도 들어가서 경력을 쌓는 게 나을까요?
4. IT트렌드, 직종별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정보를 모을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고민이 많아 글이 어수선합니다. 멘토님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실지 궁금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재선 멘토의 답변
회사를 다니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다시 도전을 시도하는 용기와 도전에 찬사를 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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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은 IT분야에서는 전공자라고 분리하지는 않지만 비전공자라고도 표현하지도 않는 거 같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유사 전공이죠.
저도 산업공학을 얕게 스치듯 경험해 보았는데,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IT분야에서 반기는 편이라는 점을 이야기해 드리고 싶네요. 요즘은 IT 기술에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더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많거든요. 질문 주신 부분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이 맞아야
저는 신입사원 직무 면접관으로 참여해 보았고, 2012년부터 온/오프라인 멘토링 활동을 통해서 취준생의 실패와 성공담을 다양하게 목격했습니다. 이에 미루어 답변을 드린다면, IT쪽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에게 기술 경험은 크게 매력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미 JAVA를 공부하였는데 C언어와 리눅스를 공부하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회사는 비전공자/전공자든 할 것 없이 그 회사에서 하는 일과 멘티님이 잘하는 것들이 서로 잘 맞는지 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멘티님이 지원하고 싶은 회사와 하고 싶은 일이 C언어를 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면 C언어를 공부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JAVA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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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국내에선 JAVA가 C언어보다 많이 쓰입니다. 물론 C언어도 잘하고 JAVA언어도 잘하고 거기에다 리눅스도 잘 다룬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의외로 이 모두를 다 잘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따라서 JAVA를 주력 언어로 하셨다면 JAVA언어를 더 공부하는 게 좋겠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C언어도 리눅스도 기본만 공부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만약 충분한 시간 여유가 없다면 알고리즘 공부와 JAVA를 더 공부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엔 알고리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인데,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면 어려운 알고리즘 구현까지 공부하기보다는 알고리즘 개념 몇몇과 이를 응용하는 테스트 등을 인터넷 등을 통해 배워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이제 곧 여러 회사에서 공채를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에 지원해 보고자 한다면 더더욱 시간 분배를 잘하셔야겠네요.
비전공자의 장점은 다양한 경험
비전공자들에게는 전공 지식보다는 전공자가 갖지 못한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높이 사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전공자와 전공자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다고 느끼고, 비전공자가 입사 후 전공자만큼의 역량을 내는 데 시간이 길게 걸리지 않는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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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비전공자에 대한 이해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비전공자라서라는 걱정은 크게 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그 대신 멘티님이 전공자에 비해 장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점들이 있다면 미리 고민해 보십시오. 특별한 경험이나 이전 직장 경험 등을 면접에서 어필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면접관이 전공자들이 알아야 하는 어려운 질문을 했을 때 멘티님이 모른다고 답해도 그것 때문에 감점을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전공자가 알아야 할 지식을 전공자가 모른다면 오히려 불이익이 생기겠지만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서 대기업으로 가는 것도 방법
저도 취업준비생 시절에 대기업 위주로 지원했는데 잘 안 되어 결국 벤처기업 중에서 괜찮은 곳에 지원해서 취업을 했고 거기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다시 대기업 공채에 지원해서 입사했습니다.
실무 경험을 갖고 지원하다 보니 직무면접 등에서 경험이 없는 친구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작은 곳에서 시작해서 저처럼 신입으로 이동하거나 약간의 경력을 더 쌓고 이동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있다면 대기업에 지원해 보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서, 취업이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기업에 지원해 보는 것도 좋지만 대기업에 올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전략을 안배해 보세요.
하지만 대기업에 바로 들어간다고 ‘다양하고 많은 데이터와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거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의외로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왜냐면 대기업은 협력 관계의 회사들에게 아웃소싱을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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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이 좋게 SW엔지니어 실무를 경험했지만 주변에 다른 분들을 보니 오히려 사업관리나 아웃소싱 관리, 기획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오히려 작은 회사에 가서 기술적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해 보길 원하기도 하죠.
하지만 작은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큰 회사로 이직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회사 생활을 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회사로 이직 준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다만 꾸준하게 어느 정도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다면 이직 과정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려는 직종을 파악하고, 트렌트 파악 위해 하루 5분만 투자
IT트랜드, 직종별 트렌드는 단기간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직종별 트렌드는 여러 직종에 대해서 알아야 해서 더욱 어렵습니다. 오히려 하시고자 하는 직종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고 파악해 보는 게 좋겠죠?
IT트렌드는 다양한 매체에서 관련 뉴스를 꾸준히 흘려보기만 해도 괜찮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마이크로 소프트 같은 잡지도 가끔 한번씩 훑어 보고 인터넷 사이트들을 즐겨찾기 해 두고 틈날 때 한번씩 둘러봅니다.
IT World (http://www.itworld.co.kr/) 같은 곳도 살펴보세요. 여기 올라오는 게 다 좋은 컨텐츠는 아니지만 가끔 IT쪽 트랜드 쪽에서 볼 만한 컨텐츠도 올라오니까 가끔 한번씩 들어가 보셔도 좋겠네요.
저는 (흔히) 크게 알려지지 않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벤처기업을 거쳐 삼성SDS에 신입공채를 통해 입사하였습니다. 9년간의 IT서비스업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화 하고 있는 현대카드에 경력 이직하여 SW개발 및 데이터엔지니어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NCSoft 로 옮겨 데이터 플랫폼 엔지니어로서 오늘도 일하고 있다가 카드회사에서 클라우드 환경기반의 AI플랫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삼성SDS에 재직할 당시 3년이상 '삼성직업멘토링' 에 참가하였고, 이후 다양한 곳(온/오프라인)에서 만난 친구들과 인생의 선배와 후배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멘토라서, 멘토로서 이야기 하기 보다는 선배와 후배로서, 대한민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 또는 IT를 하는 사람이라는 공동체 의식속에서 이야기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이야기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워 마시고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