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졸업하고 마케팅 직무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시작했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해 전략으로 연결하는 마케팅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진심으로 마케팅 쪽에서 일하고 싶어졌어요. 다만 혼자서 정보를 찾기엔 한계가 있어 멘토님께 질문을 드리게 됐습니다.
1. 마케팅은 워낙 직무가 다양하고 방대해서 특정 직무를 딱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마케팅리서치 분야가 가장 끌리는데요. 이 분야에 대해 멘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중소기업에서 먼저 경력을 쌓고,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좋을까요?
마케팅 직무 쪽으로 최대한 빨리 취업을 하고 싶은데, 인생 선배로서 취준생인 제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항상 건강하시고, 하는 일도 다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마케팅의 매력에 흠뻑 빠지셨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현직자로 겪은 경험을 중심으로 멘티님이 주신 질문에 답해볼게요.
리서치는 일반적인 마케팅과 다릅니다
일단 리서치 업무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언급하신 리서치는 일반 기업에서 하는 마케팅의 시장분석과 많이 다른 분야입니다. 일반 마케팅의 경우 유연한 사고방식,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주로 강조되지만, 리서치는 통계, 조사, 분석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상반되는 느낌이죠? 멘티님의 성향을 잘 파악해보시고, 둘 중에 어떤 것이 본인에게 잘 맞을지 판단하시기를 권장합니다.
리서치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실 것 같아 업무를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업계에서 ’리서치‘ 업무라고 하면 전문 업체에 특정 제품군, 시장, 고객 등에 대해 조사ㆍ분석을 요청하거나, 리서치 업체에서 만든 보고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여기에는 Ad-Hoc 방식과 Syndicate 방식이 있어요.
혹시 감이 안 잡히신다면 링크에 달아놓은 잇다 글과 브런치 글을 읽어보세요. 둘 다 리서치 업계에서 일하는 현직자분들이 자세하게 써주신 글이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도 리서치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사회조사분석사‘ 같은 분석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거나,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멘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마케팅은 굉장히 넓고 방대한 분야이기 때문에 깊게 고민해보시면서 본인에게 맞는 직무를 택하는 게 좋습니다. 일단 목표가 정해진다면 그에 맞는 준비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중소기업은 제너럴리스트, 대기업은 스페셜리스트
중소기업에 먼저 들어가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게 어떤지 물어보셨는데, 단도직입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대기업에 새로 적응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다르거든요.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직무가 세세하게 나뉘어 있고, 확실한 업무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본인이 맡은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겠죠.
반면에 중소기업은 명확한 업무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 일을 두루두루 챙겨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이미 적응한 사람이 대기업에 들어가면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하니 간단한 일이 아닌 거죠. 물론 본인이 의지가 뚜렷하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일하는 곳에서 큰 성과를 내면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수도 있고, 새롭게 중고신입으로 재입사하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저는 대기업에 다니거나, 이직한 경험이 없어서 방금 드린 조언은 대기업에 다니는 주변 현직자에게 직접 들은 것을 토대로 말씀드렸다는 걸 고려해주세요. 혹시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멘토님께 다시 질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To be’보다는, ‘Live for’를 인생의 목표로 잡자
멘티님께선 최대한 빨리 취업하는 게 목표라고 하셨는데요. 사실 그 목표는 눈만 조금 낮춘다면 어느 정도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채용 프로세스가 짧은 회사에 이력서를 많이 보내보시면 기회가 어느 정도 생길 겁니다. 보통 면접 한 번에 채용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하지만 저는 멘티님이 장기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취업보다는, 더 궁극적인 목표를 추구하시기를 권장합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시죠? 그래도 제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니, 당장 취업을 최우선의 목표로 하는 것보다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내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지 먼저 설정한 뒤에 그 방향에 맞춰 취업을 준비하는 게 더 좋더라고요.
왜냐하면,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21세기를 살아가려면 진정한 인생의 목표로 ’어떤 것이 되고 싶다‘ (To be)가 아닌, ’어떤 인생을 살고 싶다‘ (Live for)를 잡는 것이 생산적이니까요. 직장과 직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외부적인 조건이 바뀌더라도 오래 잃지 않을 멘티님의 철학을 가꿔야 하는 거죠. 상황이 아무리 혼잡해도 본인이 끈기 있게 잡고 갈 목표만 있다면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혹시 더 깊이 있는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잇다에 써 놓은 에세이를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글 쓰는 재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제가 직장생활을 하며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해놨으니 아마 도움이 될 겁니다.
꼭 리서치 분야가 아니어도 좋으니, 본인을 먼저 파악하시고 취업을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언이 더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다시 질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