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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지 분야 영업마케팅 조직이 비즈니스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Samsung SDI · 해외 영업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잇다에서 진행한 현직자 직무 멘토링에서 본 인연으로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현직자분과 직접 연결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잇다의 현직자 직무 멘토링를 듣고 S 축전지 제조업체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제 경험이 S 사의 영업마케팅 직무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여쭙고 싶은 점이 있어서 글 남깁니다. 

 

우선 저는 S 사의 에너지 솔루션 부문 자동차용 중형전지 부문에 관심이 있습니다. 멘토님께서 담당해오신 업무가 소형 배터리와 ESS 사업인 부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담당 사업이 아닌데 질문을 드려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닌지 마음이 쓰이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chuttersnap gts

 

1. 현재 K 기업의 신 사업부에서 영업 인턴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트렌드를 조사하며 자율주행 상용화에 가장 적합한 트럭 시장에서 향후 2차 전지 수요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고, 미국 상용차 업체를 대상으로 수주를 이뤄내고 싶은 포부가 생겼습니다. 

 

저는 여기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능력, 시장 분석 경험을 역량으로 어필하고자 하는데 이렇게 접근하는 게 멘토님이 느끼기에 적절한 것 같은지 여쭙고 싶습니다.

 

2. 입사 후 수출 영업을 주요 업무로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번 멘토링에서 무역 지식이 있으면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느 정도의 무역 지식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까요? 더불어, 영업사원이 물류 업체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요?

 

무역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한 달 동안 향료 무역 회사에서 사무 보조 업무를 하며 BL(선하증권)1), Invoice(송장)2), Packing List(포장명세서)3) 등 선적서류를 납품 업체 구매 시스템에 업로드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이론적으로 궁금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무역협회에서 진행하는 단기 무역 실무과정을 수강해 인코텀스4) 및 무역 실무를 공부했습니다.

 

3. 자동차용 중형전지 사업부의 영업마케팅 조직은 지역별로 팀이 나뉘는지 혹은 납품 업체별로 팀이 나뉘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서만의 특성이 있을까요? 아울러 신규 업체 발굴이 어떤 단계로 이뤄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4. V 자동차 제조사가 최근 S 기업의 2차전지 배터리 의존도를 줄였습니다. 이렇듯 완성차 업체들이 안정적인 물량공급,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자체 배터리 조달 대책을 세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V 사가 다른 회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직접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도 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이런 추세에서 S 사가 준비하고 있는 전략이 있을까요? 

 

두서없는 질문드려 죄송합니다. 많이 바쁘실 텐데 ‘빛과 소금’ 같은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혹시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부담 없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선하증권 : 해운회사가 탁송화물에 대하여 발행하는 화물대표 증권


2) 송장 : 거래 상품의 주요사항을 표기한 문서


3) 포장명세서 : 포장된 상품의 목록을 작성하는 문서


4) 인코텀스 : 무역조건(trade terms)에 관한 국제규칙


💬 서승재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오프라인 멘토링 때 만났다고 하니 더 반갑네요. 그날 많은 분이 오셔서 한분 한분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혹시 어느 쪽에 앉아 계셨나요? 누구신지 기억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잇다 멘토링 이후에 저희 회사에 더 관심이 생겼다고 하니 뭔가 뿌듯하네요. 문의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성심성의껏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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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bility 분야까지 외연을 확장하세요

멘티님은 다양하고 실용적인 경력을 많이 갖췄네요. 도움이 많이 되리라 믿습니다. 현재 인턴하는 곳도 국내 제조업 업체고 최종 고객사가 자동차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라는 부분도 저희 회사와 유사점이 많아서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저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 트럭, 오토바이 외 E-mobility(전기 이동 장치)의 전 분야에서 이미 협업 및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율주행 상용차 트럭 시장에만 집중하는 것보다는 E-mobility 쪽을 더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자동차 주행 거리의 핵심은 ‘얼마나 가볍게(경량화) 만들고 냉각을 잘하는지’입니다. 오래 달리게 하고 싶다고 배터리를 무한정 차에 실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경량화와 냉각 기술 쪽을 자기소개서에 담는다면 이쪽 분야에 관심도 많고 공부도 열심히 한 인재처럼 보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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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지식뿐만 아니라 물류 회사와 소통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S 기업의 마케팅실로 지원하는 경우 마케팅 혹은 영업 부서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영업 부서(주로 해외 영업)로 배정받으면 당연히 무역 업무를 가장 먼저 배울 겁니다. 

 

무역 지식은 기초적인 부분만 배우면 됩니다. 멘티님이 언급한 BL, Invoice, Packing list를 작성할 줄 알고 인코텀스 정도만 알아두면 전혀 문제없습니다. 얇은 실무 무역 기초 책을 사서 공부하면 충분합니다. 

 

대기업들은 각자 전담 물류 회사를 둡니다. 웬만한 업무는 물류 회사에 하청을 주고 저희는 관리, 고객 소통, 요청 사항을 물류 회사에 전달하는 식으로 업무를 합니다. 물류 회사도 어찌 보면 저희의 내부 고객이기에 원활한 소통 역량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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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사원은 관리 영업 부서에서 경력을 시작할 확률이 높다

현재 저희 회사는 지역별로 영업 그룹을 나눕니다. 국내/미주/유럽/중국·아시아 정도로 나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자동차 영업 부서는 크게 수주 영업 파트와 관리 영업 파트로 구성됩니다. 자동차 산업은 조달 기간이 긴 영역입니다. 현시점에 들어온 개발 및 입찰 과제는 2~3년 뒤에 납품하는 과제입니다. 

 

수주 영업은 주로 시니어 레벨이 담당합니다. 원가/개발 경쟁력 분석 후 입찰 및 비딩 업무를 주로 합니다. 관리 영업은 그렇게 2~3년 전에 수주받은 과제가 실제로 양산/출하될 때 무역 및 판매/매출 집계 고객 공장 담당자와 소통하면서 수출업을 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됩니다. 신입 사원은 관리 영업 부서에서 일을 시작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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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동차를 제작하는 ODM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사업부는 신규 업체를 발굴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IT나 ESS 쪽은 신규 업체가 훨씬 많은 편이죠. 

 

신규 업체 발굴 과정의 경우 IT나 ESS를 예로 들면, B2B 업계는 제조사가 한정돼있어서 보통 고객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Biz 가능성(잠재력/시장 규모/개발 가능성) 등을 내부적으로 분석해서 고객과 계약을 맺고 공급을 하기도 하고 Biz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거절하기도 합니다. 

 

간혹 국제적인 콘퍼런스나 전시회 등에서 당사의 부스로 오거나 미팅이 잡혀 새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B2B 업계에서는 대부분 기존 고객의 신규 요청을 받던가 당사에 먼저 제안이 들어와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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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군 확보보다 자체 경쟁력 강화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이유

멘티님이 언급한 이슈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입니다. 자소서나 면접 때 관련 내용을 말하려면 신중히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제 생각에 배터리뿐만 아니라 기업의 전반의 생태계에서 모두가 Frenemy(Friend + Enemy)입니다. 즉, 영원한 파트너도 영원한 적도 없이 자기에게 이득이 된다고 보면 어제의 적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S 사도 합작법인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 적이 있습니다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수급 리스크 및 원가 인하를 하는 게 당연하지요. 실제로 애플도 삼성에게 치이기 싫어서 자체적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제작하거나 혹은 업체를 인수하려 시도했었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원자재 구매(최근 일본 사태를 보면 너무 잘 알겠지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원소재를 자체 개발하거나 다양한 구매 업체를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V 사도 이런 선택의 하나로 자체 조달을 꾀하거나 합작 법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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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부분은 저희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위기는 아닙니다. 제조 생태계에선 늘 있었던 일이고, 그 와중에 저희 회사는 자체 경쟁력(개발/제조/원가)을 꾸준히 확보해서 살아남아야겠죠.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아군을 많이 확보하는 당사 주도의 Eco-system을 구축하거나 컨소시엄을 만들어 업계 표준을 세우는 일 등도 병행해야겠지만 일단은 자체 경쟁력을 높여서 제품과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비바람이 불어도 굳건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안전하게 그리고 가장 먼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요. 

 

멘티님이 문의한 부분에 대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궁금한 부분이 해소됐는지 걱정되네요. 공채 시즌이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 부지런히 준비 잘하길 바라며, 추가로 궁금하거나 제가 답변한 내용 중에 명확하지 않은 게 있다면 또 질문 주세요. 


서승재 멘토
Samsung SDI · 해외 영업
영업/영업관리
경영학과 졸업 후 Samsung SDI 해외 영업 부서에서
유럽/미주 고객 대상 해외/B2B/기술 영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문과생으로 IT 회사에서 어떻게 기술 영업 업무에 적응 하였고,
현재 배터리 기술 기반 IT 및 에너지 관련 Global 기업들과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는지 멘토링 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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