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서비스 업에서 3년, 미용업계에서 2년 가량 일하고 있는 24살 직장인입니다.
저는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관심도 굉장히 많은데요. 일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순 없을까 생각해보니 게임 기획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게임 기획과는 전혀 관련없는 미용을 전공했고, 대학교가 아닌 전문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직을 준비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게임 기획쪽 일을 하려면 학원을 다니는 게 가장 좋다고 하던데요. 집안 형편이 조금 어려워서 제가 당장 일을 쉬고 학원을 다니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래서 알아본 방법이 QA나 GM으로 일을 하며 업무 지식을 쌓다가 기획 직무로 전향하는 것인데요. 이게 정말 괜찮은 방법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게임 업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로 취업이 될지, 혹여 되더라도 QA, GM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네요.
다른 분야로 이직하고 싶다고 마음 먹었지만, 막상 아무것도 모르니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주변에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분도 없어 정보도 부족하고요. 제 상황에서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것은 무리일까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게임 기획자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글이 다소 두서 없지만, 저에겐 멘토님의 답변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답변 꼭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참으로 어렵고 대단한 결정을 하기까지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용기내어 질문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멘티님이 질문 주신 것들에 차근차근 답변 드려 볼게요.
다른 업계로의 이직, 첫걸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마세요
일단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게임 업계에서 10여 년을 일한 제가 어느날 미용 분야에 흥미를 느껴 관심을 갖게 됐다고 가정해볼게요.
저는 미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요. 기존에 일하던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로 직업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미용이라는 분야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고, 어떤 기술을 갖춰야 하는지 알아보고 또 배워야겠죠? 일을 잘 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가 되어야 할 거예요.
멘티님의 경우도 마찬가지랍니다. ‘게임 기획’이라는 직군을 준비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기획이 무엇을 하는 일인지 잘 알아보셔야 하고, 필요한 역량을 갖추셔야 해요. 학원을 다니는 게 좋긴 하겠지만, 현재 여건상 어려움이 있으시다고 하니 우선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책을 보시길 추천드려요. ‘지금 당장 게임 기획을 하고 싶어!’라는 조급한 마음은 내려두시고,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나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A, GM으로 일하다가 기획자 전향할 수 있을까
먼저 간략하게 기획, QA, GM의 업무에 대해 설명 드릴게요. 기획은 회사 규모에 따라 업무가 세부적으로 나뉘어요. RPG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의 경우엔,
1. 전투 기획자(몬스터, 플레이어의 스킬을 기획)
2. 레벨 기획자(맵에 배치되어 있는 몬스터 셋팅, NPC 배치 등등)
3. 밸런스 기획자(플레이어 성장과 게임내의 재화 및 던전의 난이도 조절 등)
4. 컨텐츠 기획자(게임 전체적인 이야기들, 길드, 펫, 업적, 경매장, 랭킹, 파티 등)
5. 퀘스트 기획자 (게임 내의 모든 퀘스트 관련 업무)
이렇게 다섯 개로 업무가 나뉩니다. 규모가 조금 더 작은 회사는 별도의 업무 구분없이 기획자라면 누구나 다 위의 업무 내용을 수행하도록 요구하기도 해요.
QA는 기획서에 제시된 내용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해요. 기획서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기획되어 있는지 파악을 잘해야 QA 일을 잘 할 수 있어요.
기획자 직무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보니 규모가 작은 회사는 기획자가 QA 업무까지 다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렇다보니 QA로 일하면서 기획 공부를 별도로 한다면, 기획자로 직무를 전향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답니다.
GM은 개발 부서와는 다른 사업부에 소속되어 있어요. 물론 게임 플레이도 많이 하고, 모니터링 및 유저들의 건의 접수, 1:1문의 답변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게임을 같이 만들어가는 직무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게임 개발과는 업무적으로 조금 다르다고 보시면 될 듯 해요. QA와 GM에 대해 정말 짧게 설명해드렸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충분히 찾아보실 수 있으실거예요.
제 지인 중에도 비전공자이지만 게임 회사에 다니는 분이 계신데요.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N사(온라인 게임 회사)에 가고 싶어 하셨어요. 간절한 마음으로 마비노기를 대략 30페이지 정도 되는 양으로 분석해 N사의 QA로 입사 지원하셔서 10년 넘게 재직 중이세요.
세상에 불가능한 건 없어 보여요. 본인 의지와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 하나씩 찾아 보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추가로 궁금한 내용이 생기시면 언제나 질문해주세요.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