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티님!  제가 거의 1,000자 가까이 적고 있었는데, 날아가서 다시 쓰고 있어요. 좀 줄여야 하나 고민되지만.... 스스로 용납되지 않기에 다시 한번 긴 글을 써보겠어요!

우선, 저는 2009년 12월부터 준비를 했어요. 승무원 학과도 아닌 무관한 전공을 했었고, 국내 항공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무조건 외항사 취업만 원했죠.

놀라지 마세요. 고등학교 때까지 제 영어점수는 30점대였고, 영어권 어학연수 경험도 전혀 없었고, 영어 공포증까지 있었어요. 하지만 정말 외항사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친구들도, 술자리도, 노는 것과 먹는 것도 엄청 좋아하는데 이 준비 기간만큼은 독하게 했어요. 

사실 해주고픈 팁이나 조언들은 이곳에 5,000자를 써도 부족해요.  그리고 제가 현재 외항사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이나 2년 전의 멘티님처럼 승무원학과 지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지만, 단 한 번도 상대방에게 준비 매뉴얼을 특정화해서 말해준 적도 없고 사실 그럴 수도 없어요.

승무원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외항사 승무원 인재상을 써봤거든요? 거의 40개나 되더라고요. 그만큼 개개인의 성향과 사고방식, 가치관, 취미, 강점, 감정표현력 등에 따라 조언해 주고 추천해 주는 방식은 꽤나 달라요.

서론이 길었네요. 그럼 멘티님이 질문하신 영어 공부와 승무원 준비 팁에 대해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선에서 피드백 드릴게요.

©️Ethan Hu

1. 영어 공부

아까 말씀드렸듯 제 영어 실력은 뭐...0이었어요.  하지만 외항사 준비를 하기 위해 관련 교육기관을 다니며 24시간 중 수면시간, 식사 시간, 운동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답변 준비에 갈아 넣었어요. 아는 게 없으니 맨날 사전 찾아가며 어법이나 문법에 맞지도 않는 영어 였어도 최선을 다해 작문해 가고 영어 선생님께 첨삭받으면 죽어라 외웠죠. 이런 식으로 100개 이상의 답변을 준비하다 보니 외운 것에 한해서는 어느 정도 회화가 됐어요. 

정말 무식한 방법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어학연수를 갈 수도, 많은 학원을 다닐 수도 없었어요. 경제적으로 부담되니까요. 진정 잘 맞는 선생님 한 명만 찾고 최대한 그분께 도움을 받았죠. 하지만 2010년에 항공 채용시장이 가뭄이었고, 그나마 있던 면접도 떨어진 와중에 싱가포르 저가 항공사 채용이 있었고, 제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좀 더 무난하게 합격을 했어요.

사실 근무환경이나 조건이 조금 열악해서 엄청 고민했어요. 하지만 국내 기업이 아니라 외국 기업만 생각했기에, 그리고 외국 기업은 경력을 중요하게 생각할 거야! 라고 확신을 가지며 저가 항공사에 취직했고 9개월 차에 접어들 무렵, 싱가포르에 카타르 오픈데이가 열렸어요. 그리고 그때, 현직이라는 조건과 이전보다 조금은 향상된 영어 실력, 심리적으로 전보다 여유가 있기에 풍겨나왔을 자연스러움 덕분에 카타르 항공에 취업할 수 있었어요. 

외항사 취업이라 해서 갑자기 연수를 가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여행 회화나 생활영어, 면접 영어와 비즈니스 영어가 있으니 그걸 집중적으로 준비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Free To Use Sounds

2. 승무원 준비 팁

① 본인에 관해 공부하기

항공과 입시 준비할 때, 면접 질문을 바탕으로 답변 준비했었죠?  가장 어려운 게 뭐였나요? 나에 대해 자연스럽고 차별화되게 말하는 게 가장 힘들지 않았나요?

취업 준비도 마찬가지예요. 입시면접보다 훨씬 더 깊게 면접자에 관해 묻죠. 지금부터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뭘 좋아하는지, 왜 승무원이 하고 싶은지, 이 항공사를 왜 가고 싶은지 등등 본인에 스스로 질문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자연스레 말하는 연습을 습관화하세요. 이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도움이 될 거예요.

② 아르바이트

추천해요. 일단 합격하면 트레이닝 후 바로 실무투입인데, 고객을 대하는 법이나 그런 서비스 매너에 대한 이해가 있고 서비스직 해당경력이 있다면 어필할 수 있거든요. 뭐가 됐든 내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일이라면 뭐든지 경험해보길 추천해요.

③ 체력관리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지니세요! 승무원은 화려해 보이는 것 이상으로 노동량이 많아요. 외모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걸 중요시하지만, 사실 다이어트보다는 건강미인이 최고에요. 특히, 수영은 배워두면 좋겠죠?  수영테스트를 진행하는 외항사도 있고, 하지 않는 곳도 있지만, 승무원은 물을 무서워하거나 수영을 아예 못 하면 안되니까요.

④ 관련 자격증

자격증은 부가적인 거에요. 어학 자격증 외에 타 자격증 중에 승무원 직무와 연관되는 것들이 있겠지만 제가 말하면 이걸 배우기 위해 돈 주고 학원을 다닐 것 같아 말하기가 조심스럽네요. 

예를 들자면, 음료 서비스와 관련된 바리스타 자격증이나 주류 자격증이 있다고 쳐봅시다. 학원을 다니지 말고, 아르바이트 중에 카페나 레스토랑 일을 하면 자격증은 없지만, 커피나 음료를 다룰 줄 알게 되겠죠? 외항사는 무조건 실용성이에요. 자격증이 많다고 뽑히지 않아요. 실제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합니다. 

⑤ 기타

필수는 아니지만, 심폐소생술과 같은 자격증이나 교육은 들어두면 이력에도 쓸 수 있고, 실제 도움도 될 거라 기회가 된다면 따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요. 어차피 입사하면 트레이닝 때 다 배워요. 

스크롤 압박이 엄청날 것 같아 여기까지 할게요. 어느 정도 대답이 됐으면 좋겠네. 답변이 마음에 들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엄청 길게 써주시고 너무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멘토님 덕분에 궁금했던 부분도 해결되었고 더욱더 열심히 제 꿈을 위해 달려가야겠다는 다짐도 다시 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려요.

<멘토의 답변>

그 열정과 간절함, 그리고 꾸준한 노력만 있다면 결국엔 승무원이 될 거예요! 유니폼 입고 승객 보딩하는 그 날까지 화이팅이에요. 멘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