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대기업 해외영업직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멘토님처럼 현직에서 뛰고 있는 분께 질문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제가 궁금한 내용을 몇 가지 질문으로 정리했습니다.
ⒸMartin Maun
1.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해외영업 업무를 할 때 어떤 역량(업무능력, 성격, 경험, 외국어 능력, 외모, 성별 등)이 제일 필요한가요?
2. 멘토님은 신입사원을 뽑으실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3. 해외영업직으로 입사 후, 1년간 하게 되는 업무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4. 해외 파트너들은 어떤 한국 직원들과 일하는 것을 선호하나요? 해외 파트너 중 남자 비중이 높은가요?
5. 서류 전형에서 자소서의 영향이 큰가요? 서류 전형을 통과하려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스펙을 갖춰야 할까요?
멘토님께서 너무 바쁘실 것 같은데 질문을 많이 드려서 죄송합니다. 멘토님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ByoungLyul Jeon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이 질문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제가 답변하기 한결 수월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화학 업계에서 B2B 해외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제 답변이 주관적일 수 있음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jeab
A to Z, 꼼꼼한 프로젝트 수행 능력
먼저 해외 영업을 할 때 필요한 역량을 설명해 드릴게요. 무엇보다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업무 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B2B 영업은 단순히 제품 판매로 끝나는 게 아니니까요. 고객사 프로젝트의 초기 컨셉 단계부터 개발, 평가, 최종 생산 공급까지 개입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려요. 영업 사원은 이런 프로젝트들을 수십 개씩 동시에 챙겨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바뀌는 상황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고객사 동향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외모나 화려한 언변 같은 것은 부차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외적인 면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어학 관련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에서 영업을 하려면 중국어가 필수에요. 아시다시피 중국 시장의 힘이 굉장히 강하니까요. 동남아에서는 영어가 기본입니다. 영어를 굉장히 유창하게 하실 필요까지는 없지만 본인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역량과 어학 외에 다른 것들을 말씀드리자면, 성별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크게 성별 간 차별을 두지 않고 뽑고 있습니다. 다만 잦은 출장을 소화하고, 고객 대응에 크게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으신다면 영업 업무를 잘 버틸 수 있을겁니다.
책임감 강한 후배와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7년차라서 아직 면접관을 해보지 못했어요. 그래도 멘티님께서 제가 원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여쭤보셨으니 제가 평상시에 생각했던 후배의 이상적인 모습을 말씀드릴게요.
Ⓒjannoon028
제가 가장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꼼꼼한 사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 영업 업무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꼼꼼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이 좋지요.
그리고 ‘팀킬’하지 않는 사람이 좋습니다. 은근히 남 탓을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해외 영업직은 현지 법인, 본사 유관부서 등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해야 하고 그만큼 갈등과 문제에 많이 부딪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남 탓만 하고 본인만 빠져나가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아요.
다음으로는 적극적인 사람을 선호합니다. 영업 업무는 대체로 조금만 더 신경 쓰고 관심가지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이건 안된다’는 태도로 일에 접근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업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또한, ‘시켜만 주세요. 열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처음부터 너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흔히 완벽한 신입사원 ‘코스프레’를 하면서 열정을 남발하는 사람이 있지요. 조금만 지나면 태도가 변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너무 본인을 어필하려고 완벽한 사람 흉내를 내면 나중에 제 살 깎아 먹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진지하게 업무에 임해주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 만큼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되죠.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과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종 차별을 한다거나 *옥시덴탈리즘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하고는 함께하기 힘들 것 같아요.
Ⓒszucs laszlo
입사 후 1년은 성장을 위한 기초 다지기
입사 후 첫 1년은 주로 업무를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는 신입 사원을 실전에 바로 투입하기 보다 사수를 따라다니며 여러 회의와 출장을 경험하게 합니다.
어떤 사수를 만나는지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쉬운 것부터 하나씩 임무를 주면서 스스로 성취감을 맛보게 합니다. 그 다음에는 조금씩 난이도를 높이면서 배울 수 있게 하는거죠.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후배에게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하게 했습니다.
1. 매출관리지표를 정리하고 꼼꼼히 업데이트 하는 일
2. 거래선 현황 및 프로젝트 현황을 법인 직원들과 소통해서 챙기기
3. 각종 회의에 함께 참석하기
4. 출장 시 4번 중 1번 꼴로 함께 가기
해외파트너의 남녀성비
이어서 해외 파트너의 성비를 말씀드릴게요. 중국과 동남아의 경우,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하고 여성 역시 책임감과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있어 여성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제가 접촉하는 고객사와 현지 법인의 직원 성비도 여자 비율이 더 높아요. 본사는 남자 대 여자 비율이 7대3 정도입니다.
성별 때문에 스스로 제한을 두지는 마세요. 적어도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기회가 남녀 모두에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영업팀에 배속된 여성 직원들이 본인이 기대한 이상과 현실에 차이가 있다고 부서 이동을 신청하거나 회사를 그만둔 경우는 있었어요.
ⒸEthan McArthur
또한, 해외 파트너들은 피드백이 빠르고 적극적인 문제해결 태도를 갖춘 사람을 선호합니다. 문제해결 자체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서류 전형에 대한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상대 평가이기 때문에 콕 집어서 구체적인 스펙이 필요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요즘 들어오는 후배들의 출신 대학을 보니 해외 대학이나 국내 명문대 출신이 많아요.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취업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어학 같은 경우 영어는 오픽 AL이 기본이고, 중국팀의 신입사원들은 중국어를 네이티브처럼 하는 수준이더라고요. 저도 흐름에 따라가려고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내 중국어반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제 답변이 멘티님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꼭 취업 성공하셔요!
*옥시덴탈리즘 : 동양의 관점에서 동양과 구별되고 대립되는 서양(Occident)에 관한 왜곡되고 고정된 이미지나 편견을 형성하는 인식이나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