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소재 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이제 곧 4학년으로 개강을 맞게 되는데, 제 진로에 대해 너무 혼란스러워 멘토님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서 학점은 잘 챙겼지만, 본질적인 직무, 진로 설정이 안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사우나 사업을 하는 아버지는 제가 사업(사우나 혹은 다른 분야라도)을 하길 원하십니다. 저는 졸업 후 바로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먼저 취직해서 사회생활을 한 후 사업을 공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데요.
학과 공부할 때는 실험계획법, 품질경영 등 데이터를 가지고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수업을 제일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품질경영, 품질관리 분야 혹은 데이터분석 분야가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데이터분석 분야는 대부분 석사 이상이 필요하고, 품질경영, 품질관리 쪽은 실제 사업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산업공학과라는 타이틀을 가진 제가 어떤 직무에 들어가야 장차 사업을 하게 될 때 도움이 될까요?
💬 안정민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후일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산업공학도로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질문은 처음이네요. 실제로 제가 사업을 할 계획을 세운 적은 없으니, 자동차 부품 제조업에서 근무해 온 제 경험과 주변의 포괄적인 직/간접 경험을 통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부 분야에서 업무상에 차이가 있음은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우나 사업에 적합한 직무는 품질 분야
먼저 사우나 사업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능력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고객을 상대하는 능력 2. 고객이 만족을 느끼는 포인트를 볼 수 있는 통찰력 3. 부족한 부분을 짚어내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 4. 현재 상황과 미래 방향성을 예측하는 능력 5. 운영을 위한 돈의 흐름 파악 6. 제품 관리 계획 및 실행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직무는 품질 분야, 그중에서도 1) 선행품질, 2) 품질보증, 3) CS(Customer Satisfaction) 분야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잠깐 위 5번과 6번에 관한 사항을 조금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 신입으로 들어가면 대부분 회계에 대한 부분도 조금씩 맡게 되기에 가벼운 비용처리에 대한 지식은 배울 수 있고 좀 더 깊이 업무를 맡으면 비용 처리 시스템까지도 이해하게 됩니다. 6번 제품 관리 계획 및 실행에 해당하는 능력은 생산관리 또는 물류 쪽에서 좀 더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품질에서도 어느 정도 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완성 전 제품을 검토하는 선행품질
그러면 위 세 가지 분야의 기본적인 팀 컬러와 업무 분야를 설명드리고 실업무에 대한 설명과 사업에 필요한 부분을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행품질 - 개발 프로젝트 진행 시 품질 부문에서 체크가 필요한 부분 검증, 인증, 일정관리 - 프로젝트 최종 승인에 필요한 서류 작성 및 고객으로부터 승인 진행 (고객 방문 및 설명)
제조업 분야든 다른 분야이든 기본적으로 신제품 개발, 기존 제품 개선, 기존 프로세스 개선 등을 이유로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가 있게 마련입니다. 제조업을 기준으로 보면, 개발 프로젝트에는 R&D, 생산, 품질, 영업을 다양한 팀이 함께 진행합니다.
즉, 선행품질은 제품이 완성되기 전 프로젝트 단계에서 후에 최대한 품질 문제가 없게끔 미리 검토하고 검증하는 역할이고 그 과정에 필요한 인증, 검사 등의 일정을 채택/관리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전체 서류를 작성하고 그 서류를 고객에게 최종 승인받는 역할을 하고요.
그 과정에서 신제품 개발은 기능적 측면에서 설명을 하는데요. 만일 기존 제품 개선이면 그에 대한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문제가 없다는 적절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발 프로젝트에는 필수적으로 해당 제품의 개발이 타당한지 검토하게 되고요. 이 과정에서 품질 역시 프로젝트 전체에 참여하기 때문에 타 팀이 검토한 현재 *sales와 미래 수요 예측 등을 함께 공유하게 되는 만큼 어느 정도의 현재와 미래 방향성을 볼 때 어떤 요소를 검토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돈에 대한 부분도 프로젝트에 자연스레 포함됩니다.
따라서, 선행품질 파트의 경우 위 1, 2, 3, 4, 5에 해당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다만, 품질팀이 프로젝트에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회사의 경우 4, 5번은 제한될 소지도 있습니다.
품질보증, 빠른 불만족 대응과 후속 조치
품질보증 - 이미 납품된 제품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들어가서 1차 대응 (고객 불만 대응 및 불량 제품 대처) - 불량이 발생한 제품에 대해 원인 분석 및 개선 추진
제조업에서는 제품을 상위 *벤더에게 납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B2B) 이를 고객사라 칭하며, 고객사에 납품한 제품에 불량이 생겼을 경우 품질보증 담당이 1차적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이 경우, 고객은 화가 난 상태이므로 얼마나 빠르고 만족스러운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그 뒤 상황이 달라집니다. 고객의 불만 해소를 위해 인간적인 측면에서 잘 다가설 수 있어야 하고,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상대가 동의할만한 원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불량이 발생한 제품에 대한 재고 검사, 공장 조치 등도 고객이 만족할 수준이어야 하죠.
긴급 대응이 끝난 후, 당사 공장으로 돌아와 원인 분석 및 후속 조치를 하게 되고 개선한 이후에는 고객에게 이를 알리고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게 됩니다. 제품의 생산이력을 파악해서 당시 생산기록을 비롯한 다양한 측면에서 불량이 나올 수 있는 요소를 검토/분석하며 제품뿐만 아니라 생산라인, 재고관리 상태/현황, 물류 등의 요소도 모두 점검하게 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품질보증에서 필요한 능력은 위 1, 2, 3, 6이라 하겠습니다.
고객 반응에서 문제점을 진단하는 CS
CS - 일반 고객 및 업체 고객에 대한 불만 접수 및 대응 - 현재 불량 현황 파악, VOC 파악 및 그에 따른 대처 계획/방안 수립 - 위 파악된 내용을 토대로 고객 만족을 위한 의견 개진
선행품질과 품질보증 두 가지가 B2B에 해당했다면, CS는 주로 B2C 기업에 존재하는 직무입니다. 대부분 일반 대중 고객으로부터 접수되는 불만을 확인하고 대응하게 됩니다. (콜센터가 대부분 CS팀에 속해있습니다.)
이 CS에서는 각 대리점 및 서비스센터의 현황과 고객 반응에 대해 지속적인 파악 및 피드백이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설정하며 실행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CS팀 자체뿐만 아니라 전사적으로 개선을 위해 의견을 개진하고 개선작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로부터 최근 다양하지 못한 제품 라인업에 대해 불만이 지속 접수된다면 이를 제품개발팀에 통보합니다. 당사 및 타사 라인업 비교자료, 타사 주요 라인업 등에 대한 정보 등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식입니다. 따라서, CS의 경우 1, 2, 3, 4 에 해당하는 능력 요구되겠지요.
이 정도면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용이 제조업 기반에 치우친 경향이 있지만, 실업무 설명과 비교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추후 또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면 질문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