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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연구직, 경쟁력과 개성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힐링페이퍼 · HR팀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식물 생리학을 연구하고 식물 쪽을 세부전공한 취준생입니다.  화장품 연구를 하고 싶은데 우연한 계기로 멘토님의 인터뷰를 보고 저와 같은 전공을 공부하셨다는 것을 알게 됐고, 주저하다가 이렇게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WAYHOME studio

화장품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나요? 또 전공과 연관 있는 연구직 분야는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면접과 업무를 위해 무얼 공부해야 할지, 생물학 전공자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텐데 어떤 공부를 더 해야 할지 알고 싶습니다.

💬 이옥찬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평일에는 여유가 없다 보니 주말을 기다려 슥슥 쓰느라 조금 늦었네요. 바로 답변 드릴게요.

ⒸWAYHOME studio

제품 제작, 안정성 평가, 메인 성분 연구, 논문 작성, 지원 등 역할 다양

화장품 회사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 제대로 알고 들어오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하는 업무의 범위가 넓고 다양한 학문과 얽혀 있고 복잡한 프로세스로 돌아갑니다. 

일련의 흐름을 설명 드리자면, 제품을 만드는 팀이 여럿 있습니다. 이 분들이 전체의 40% 쯤 됩니다. 아무래도 제품이 메인이니까요. 이때는 화학/ 화학공학 쪽 베이스가 많이 사용이 됩니다. 

여러 물질을 잘 섞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 관련 지식, 기술이 필요하지요. 많은 실험을 거쳐 원하는 제품을 만들면 안전성 평가, 효능 평가 등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화장품 광고를 보시면 메인 성분들이 있잖아요? I사에 한란 추출물이나 M사의 금은화 추출물 등. 이런 성분들을 만드는 부서도 있습니다. 또 그런 성분들이 피부에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 메커니즘을 연구하여 논문을 쓰는 곳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이러한 것들을 잘 돌아가게  지원하는 일을 하는 팀도 있습니다.

저는 화장품 소재를 만드는 팀에서 4년간 일했고 지금은 인사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좀 더 정보를 얻고 싶으시면 원하는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R&D(연구개발) 부분 소개를 읽어보시는 것 추천해요.

Ⓒfreepik

회사 일을 파악하고 전공 기여도 가늠

생물학 관련 연구직 분야 업무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식물 베이스라면 소재 관련 일을 하실 수 있을 것 같고 차후 박사까지 하신다면 식물 생리, 소재 관련 깊은 연구도 가능할 듯 합니다. 그렇지만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바로 제품팀에 가서 제품 만드는 일을 해야할 수도 있고 저처럼 소재 만드는 연구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기초 과학 분야에서 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식물에 대한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점차 일들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고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만의 분야를 찾고 개척해 갈 수 있었죠. 그러다 다시 팀을 옮겼지만요. 

많은 분들이 '제 전공이 이러 이러 한데, 회사에 들어올 수 있나요?' 라고 질문을 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파악하고 그와 관련해서 내 전공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시라고 대답합니다. 

별 것 아닌 차이일 수 있지만 취업을 마음 먹었다면 전공과 밀접한 관련이 없어도 서류 접수는 시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미리 고민해 보고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분명 자소서나 면접 시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요즘 저희도 상반기 공채가 진행 중인데 면접관들은 다들 비슷비슷해서 정말 고민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무엇이든 경험해야 어필할 거리가 있습니다

덧붙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물론 회사는 다 잘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그리고 다 잘한다는 것의 기준은 뭘까요? 그 기준을 채우기 위해 스펙만 쌓을 수도 없고요.
 
Ⓒfreepik

저는 멘티님이 다양한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뭐라도 좋습니다. 꼭 취업과 관련된 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리더십을 쌓을 수 있는 경험, 단체 활동하면서  문제를 해결한 경험, 취미 생활을 열심히 해서 뭔가를 얻었던 경험, 뭐든 좋습니다.  

저는 취업 준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원 때도 다른 활동을 꽤 많이 했습니다. 동아리 활동도 계속 했고 독서모임도 만들어서 1년 이상 끌고 가고  운동도 꾸준히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소서 쓸 때도, 면접 때도 할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어요. 
참고로 자소서는 반드시 경험 위주로 서술하세요. 미래에 대한 상상은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습니다. 

전공 깊이 파고 다른 분야와 접목할 점 고민

전공 지식 부족이 고민이라고 하셨죠? 전공을 깊게 파는 것도 좋습니다. 같은 전공 석사보다 더 나은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고민을 많이 해서 다른 분야와 접목시킬 수 있다면 참 좋습니다. 

사실 석사에게 전공과 관련해 큰 기대는 하지 않거든요. 맨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화장품 연구라는 것이 매우 다양한 일들이 섞여 있고 또 그 일들 자체도 여러 전공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들어와서 많이 배워야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답니다. 공부 많이 한 것 외에도(혹은 포함하여)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는 게 드러난다면 나타난다면 분명 그런 지원자에 호기심이 생길 것입니다. 채용 전형을 통과할 확률이 높아지는 건 두말할 나위 없고요. 

ⒸBranislav Nenin

회사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가라

요즘 이래 저래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들 합니다. 구직자들을 많고, 좋은 직장은 한정되다 보니 경쟁도 치열합니다. 또, 뭐 이리 요구하는 것은 많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외부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채용 상담회에서 상담하면서 느낀 점은 관심에 비해 회사에 대해 아는 것은 적다는 점이었습니다. 좀 아쉽더라고요. 물론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에 찾기도 힘들지만 그 정도 노력은 당연히 동반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회사 입장에서도  그래도 좀 더 회상 대해 아는 사람, 좀 더 열정적인 사람을 원하니까요. 

끝으로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채용을 소개팅에 비유해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호기심이 생기고 호감이 생겨야 또 보는 게 둘이 유사점입니다. 회사는 소개팅에 엄청 많이 나온 입장이라 대충 봐도 느낌이 오거든요. 본인만의 스토리가 그래서 필요합니다.

다음 봄에는 멘티님도 원하는 일을 하시기를. 지금 제가 하는 일도 함께 하신다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옥찬 멘토
힐링페이퍼 · HR팀
연구/설계
<힐링페이퍼 HR팀 재직 중>
[간단 정리]
- 대학원에서 생물 공부를 하며 교수를 꿈꾸다 내 길이 아님을 깨닫고 취업에 도전하여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 화장품 원료 만드는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나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서 HR 직무로의 전환하여 기업 연구소 HR 업무 수행
- 2022년 다시 한 번 도전을 하여 정든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계로 이직
채용, 보상, HR 제도, 주재원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있었고 최근에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과 방법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듣기 좋은 말보다는, 도움이 되는 말로 채워드릴게요!
(더 이상 화장품 업계 관련 질문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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