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린 나이에도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참 멋지십니다. 질문해주신 순서대로 답변 드리도록 할게요.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당연히 프로그래밍 실력, 즉 개발력을 먼저 갖춰야 합니다. 게임 산업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뛰어난 개발력이 뒷받침된다면 개발자로서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실제로 회사의 실무 면접에서도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보다 프로그래밍 실력을 주로 평가합니다.

 

다만 입사 후 업계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보다 발전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게임 산업에 대한 기초 지식과 게임 개발에 대한 비전을 가지셔야 합니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의 트렌드와 기술의 변화, 국가별 게임 산업의 특징 등을 잘 알고 있는 게임 개발자는 어떤 회사에서도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 취업에는 단연 인턴 활동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동아리에서 게임을 직접 개발하거나 공모전에 나가 수상하는 경험도 좋지만, 실제 입사 후 가장 필요한 실무적인 지식들은 대부분 인턴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 소프트웨어 업계의 현직자를 만나 조언을 구하는 것도 확실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대학 수업을 통해 배우는 원론적인 지식은, 실제 회사에서 게임을 개발할 때 적용하는 실무 지식과 매우 큰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취직 전 방학 기간을 활용해 인턴 활동을 하거나 현직자를 만나 멘토링을 받아보길 추천합니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초를 이해하셨다면,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배운 개념을 적용하고 다시 이해하는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현업 10년차의 프로그래머조차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언어 한 가지를 갖기 어려운 만큼,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함께 실제 프로젝트 적용을 통한 반복된 피드백이 필요하겠습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개념 이해가 끝난 뒤 곧바로 *유니티(Unity)나 *언리얼(Unreal)과 같은 엔진에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해선 안 된다는 점입니다. 이들 엔진은 기본적으로 비개발 직군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툴이기에 프로그래밍 친화적이지 못합니다. 또한 게임 엔진에 대해 몰라도 입사에 전혀 영향이 없으며, 회사에 들어가 약 3개월이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전 프로그래밍은 기본 개념을 위주로 하시길 바랍니다.

게임 기획자가 기획안을 마련하면, 개발자는 그것을 토대로 기획의 변경 가능성까지 염두하며 프로그램의 설계에 들어갑니다. 설계가 완성된 뒤 선임 개발자는 팀원들에게 업무를 나눠서 하달하는데, 각 팀원들은 업무가 끝나면 서로의 파트를 합쳐 발생하는 버그를 수정합니다.

 

하나의 게임은 위의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제작되며, 요컨대 기획자와 개발자가 가장 많이 하는 협업은 데이터 설계 및 구현 정확도에 대한 피드백 정도라 할 수 있겠네요.

PC/콘솔 게임이 최고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게임 산업과는 달리, 국내 게임 산업은 모바일 게임이 대부분 점령한 상태입니다. 최근 여러 국내 게임 회사들이 PC/콘솔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현재의 흐름이 쉽게 변화할 것으로 보긴 어려워, 멘티님께서도 입사 후 높은 확률로 모바일 게임 개발팀에 배치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AR/VR 분야는 아직까지 크게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게임도 없을뿐더러, 기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 수익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멘티님께서도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보다는, 기존 게임 산업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기술 위주로 개발력을 기르시면 되겠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유니티(Unity): 3D 및 2D 비디오 게임의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게임 엔진이자, 3D 애니메이션과 건축 시각화, 가상현실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통합 저작 도구.

*언리얼(Unreal): 미국의 에픽 게임즈에서 만든, 전반적인 게임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통합형 게임 엔진. 뛰어난 기술과 지속적인 업데이트, 다양한 기술 및 개발 도구 지원이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