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소재 인문계열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입니다. 게임기획에 관심이 생겨서 진지하게 준비를 해볼까 싶어 질문드립니다.
1. 포트폴리오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게임 개발을 조금이라도 배워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어필해야 할지 아니면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의 개선 방안 등을 지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 전문적인 지식이 거의 없는데 꼭 학원에 다녀야 할까요? 또한 프로그래밍 실력이나 시나리오 작성 능력 등 게임에 필요한 역량이 없습니다. 다만 게임을 좋아하고, 'A 같은 게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아이디어는 있습니다. 이런 저도 게임 기획을 할 수 있을까요?
ⒸJulia Zavalishina3. 자기 주도적인 성향은 아니지만, 어디서나 둥글둥글하게 잘 지낼 만큼 원만한 성격이 장점입니다. 남의 의견을 잘 듣고, 적을 만들지 않는 스타일이죠. 게임 기획자에 어울리는 성격일까요?
4. 게임회사를 구로의 등대라고들 하던데 근로환경 전반이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일과 삶의 균형, 근속연수, 회사 분위기 등이요.
5. 게임기획자도 밸런스 기획, 시스템 기획 등 직군이 세분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인지 궁금하고, 본인 희망 직군으로 배치해주는 편인지도 궁금합니다. 또한 현직자로서, 게임기획자의 전망은 어떠한가요?
질문이 두서없고 너무 긴 감이 있지만, 부디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김동준 멘토의 답변
게임 개발자 vs 게임 기획자
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에 하나씩 답변할게요! 먼저 게임 개발자와 게임기획자의 차이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게임 개발자는 자신이 구상했던 게임을 만들고 싶을겁니다. 너무 당연한 내용이죠. ⒸRadachynskyi Serhii
하지만 게임 기획자는 만들고 싶은 게임만 만들 수 있는 직업이 아닙니다. 모든 개발 직군도 마찬가지죠. 즉, 회사는 지원자가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보다는 우리 회사나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 것인가를 중요시 합니다.
따라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게임을 분석/기획/역기획 하는 게 시간 대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간혹 면접 때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는 게임기획자가 아닌 게임개발자로서의 비전을 묻는 겁니다. 포트폴리오로 만들진 않더라도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정도는 생각해두는 게 좋습니다
게임 기획자 = 게임 경험 설계자
관련 지식이 전혀 없다면 학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학원에서 접하는 모든 정보는 인터넷에 있습니다. 저도 독학으로 공부했고, 주변 기획자들도 학원 다닌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습니다. 특히 정형화는 기획의 적이기에 학원 다니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분야 일도 직군에 특화된 능력을 갖춰야하며 그것을 키우는 것에는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아트 직군은 그림에 시간을 쏟고, 프로그래머는 언어를 공부해야 하며, 기획자는 기획 공부를 해야 합니다.
Ⓒbatjaket
때로는 맞설 줄도 알아야 합니다
멘티님의 원만한 성격이 보편적인 회사원에겐 어울리는 성격이지만 기획자에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기획자는 게임의 경험과 구조를 설계하고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게임의 '방향성'과도 연결되는데요, 기획자는 다른 직군보다 방향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획자가 뛰어난 기획자입니다.
따라서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좋지만 일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땐 맞설 줄도 알아야 합니다. 둥글둥글하게 개발하다 게임이 망하는 것보다는 게임이 계획한 대로 잘 나오는 게 중요하니까요.ᅠ
Ⓒpikcha
야근은 잦지만, 분위기는 프리한 편
야근 정도는 회사, 팀,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만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야근이 많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다 보면 왜 야근이 잦은지 언뜻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을 더 많이 뽑아서 야근을 최대한 줄이는 게 바람직하지만, 프로젝트 중간에 새로운 사람을 매번 뽑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거의 모든 IT 업계의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회사에 비해 월등히 좋은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게임업계의 근속연수는 따지기 어렵습니다. 실력 있는 1세대 게임개발자들이 여전히 현업에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은퇴한 사람은 아직 거의 없습니다. 다만 게임이 망하거나, 실력이 떨어져서 퇴출당한 경우는 허다합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 한정 지어 말하자면, 게임 회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자유롭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 처리한다면, 언제 커피를 마시든 산책을 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복장 제한은 당연히 없고 출근 시간을 탄력제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다만 게임 회사도 '회사'이기에 지각, 휴가 및 연봉, 성과급 관리 등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칼같이 관리합니다.
Ⓒpatpitchaya
소수가 다수의 부를 차지하는 흥행 산업
개인적으로는 신입의 직군을 나누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따로 뽑는 곳이 있습니다. 콘텐츠/시스템/밸런스 이렇게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별한 경우 시나리오 기획자를 따로 뽑기도 합니다.
각 분야에 적합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함이니, 지원한 곳에 배치될 확률은 높겠죠. 다만, 신입사원의 역량이 특정한 직군을 소화하기에 부족한 상태이기에 추후 직군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게임 산업이 성장할 거란 전망엔 거의 이견이 없습니다. 게임은 문화/예술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 가장 기술집약적인 분야입니다.
게임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흥행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즉, 극소수의 성공한 게임이 시장에서 대부분의 자본을 획득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전망과 맞물려 기획자의 역할은 앞으로도 중요할 것입니다. 흥행 산업이기에 시장을 선도할 기획력이 주목받을 것이며, 아트 및 프로그래밍보다 정량화하기 어려운 직군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커질 거라고 봅니다.
프로그래밍은 정답이 존재하고, 아트는 일반인이 봐도 멋있는지 예쁜지 구별이 되지만 어떤 기획이 더 재미있을지는 미지의 영역이니까요. 다만 공부한 만큼 인정받기도 어렵고 성공하기도 어려운 직군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게임 기획자 김동준입니다.
저는 독학으로 게임 기획를 공부했었고, 그로인해 너무 많은 삽질과 헛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많은 회사에서 인턴을 경험하고
졸업할 즈음에는 자력으로 게임회사 공채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고민하시는 지망생분들을 위해 제가 가진 지식,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