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만 24세 학생입니다. 질문하기에 앞서 지난 강연 때 유익한 내용과 경험 공유해 주셔서 제 취업 방향과 준비과정에 도움 많이 되어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커리어 문제로 고민이 생겨 멘토님께 조언을 받아보고 싶어 질문드려요.
©Toa Heftiba
나이가 있어 얼른 붙는 대로 경력을 쌓으려던 찰나 대기업 체험형 단기 인턴에 합격했습니다. 주 업무는 제 희망 직무(브랜드/패키지 디자인)와 다른 프로모션 디자인이고 프로젝트성이 아닌 단순 작업이라고 합니다. 아직 회사 경험이 없어 경험을 해 보면 좋을 것 같지만 현재 여유로운 나이도 아니고 인하우스가 아닌 에이전시 취업을 희망하고 있어 취업 전, 희망 직무와 산업이 다른 인턴을 잠깐 동안 거쳐가는 게 나은지 판단이 안 섭니다.
몇 년 지났을 때 인턴 후 취업하는 것과 바로 취업하는 것, 둘 중 어느 게 더 현명한 선택인지에 대해 멘토님께 조언을 받아 볼 수 있을지 질문 남깁니다.
바쁘신 와중에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질문을 읽어보니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대기업 체험형 인턴을 하는 게 맞을지, 원래 가려고 하는 에이전시 쪽으로 취업을 하는 게 맞을지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요!
본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회사원은 경력(연차)가 제일 중요합니다. 나이가 같아도 1년 더 빨리 입사하여 경력(연차)가 1년이라도 더 높으면 선배인 겁니다. 진급도 그만큼 더 빨리하겠죠. 연봉도 1년치가 더 높을 거고요. 저도 조금 늦게 취업한 만큼 그런 부분에서는 가끔 후회가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시 말씀드려볼게요. 인생은 길죠. 인생에서 경험은 참 중요합니다. 정규직으로 한번 회사에 들어가면 몇 년 동안은 그 회사에서 익숙해지고 적응해야 합니다. 그만큼 한 번의 선택이 중요해요.
제가 인턴을 많이 해보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다양한 환경, 조직, 회사에서 업무 프로세스와 환경을 경험해 보고 내 적성에 맞는지, 내가 회사에 맞는지, 내가 이 조직에 맞는지를 점검하는 인생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Israel Andrade
저도 대학생 때 전환형 인턴을 포함하여 총 3개의 회사에서 인턴을 경험했습니다. 아까 취업이 조금 늦었다 했지요? 그래도 저는 인턴을 세 개 한 것에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 인생 경험이었고 각각의 회사마다 장단점이 있다는 걸 경험해서 비교를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인생에서 다시없을 기회라면 한 번쯤은 도전을 경험해 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경험하라는 게 아니라 그 경험 속에서 성장하고 배워보는 거죠. 일은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 외적인 것도 배워야 합니다. 눈치도 배우고 사회생활도 배우고 조직 안에서 팀워크도 배울 수 있어요.
그러고 나서 내가 이 직무와 직종과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에이전시를 준비하는 겁니다. 만 24세라면 솔직히 아직 어립니다. 충분히 즐겨도 되고, 놀아도 되고, 더 경험을 쌓아도 되는 나이니까 나이는 너무 걱정 마세요.
긴 호흡을 마시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생을 설계해 보면서 어떤 부분을 더 경험하면 좋을지 고민해서 도전해 보셨으면 합니다.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