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이번에 인프라기술 직무로 면접을 보게 된 취준생 멘티입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제가 첫 취준이라 해당 직무에 대해 거의 정보가 없습니다. 현직자 선배가 없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정보가 나오지 않아 멘토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1.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해당 전공자가 투입될 수 있는 팀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일반기계기사를 취득했을 경우 업무와 연결 지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2. 인프라기술 직무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자소서에는 설비나 유틸리티 공급 방향으로 뭉뚱그려 쓰고 HVAC를 잠깐 언급하는 식으로 넘어갔습니다. 면접에서 설비 직군으로 포괄해 말한다면 역효과가 생길까요?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면접을 위해 꼭 도움을 얻고 싶습니다. 멘토님의 소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첫 취준이라고 하셨는데, 면접까지 가신 걸 보니 실력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일단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제가 말씀드릴 정보를 바탕으로 면접에서도 꼭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기계공학 전공자는 인프라기술 분야 어디서든 활용되는 인재
인프라기술 분야에는 기계공학을 기초로 운영되는 부서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기계공학 전공에, 일반기계기사를 취득하셨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럼 기계공학 전공자가 갈 수 있는 부서를 간단하게 분류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FT 기술그룹 : HVAC, Bulk Gas, UPW, 배기, 그린
● FT 운영그룹
● GCS 그룹 : CCSS, S Gas
● IRP : RPT, ERP, Hook up
멘티님과 연관 있는 부서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중에서도 배기나 그린 같은 부서는 환경공학이 주로 사용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펌프, 배관(재료) 등 설비 측면에서 기계공학 지식이 있어야 하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기계공학 전공자는 어느 부서에서든 폭넓게 일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FAB을 중심으로 분류하는 세 가지 공정
멘티님께서 질문하지는 않으셨지만, 직무 정보가 부족하신 것 같아 어떤 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인프라기술 직무와 관련해 공정을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분류 기준은 바로 FAB1) 이전의 공정이냐, 이후의 공정이냐, 그리고 FAB 내의 생산과정이냐입니다.
먼저 FAB 이전 공정에서 인프라기술 직무는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유틸리티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업무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틸리티는 전기, 물, 공조, 가스, chemical 등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뜻합니다.
반면 FAB 이후 공정에선 유틸리티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잔여물이나, 혹은 FAB에서 반도체를 만들고 남은 유틸리티를 법적 기준에 맞게 처리합니다. 여기에는 폐수, 배기, 슬러리2) 등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FAB 내 생산과 연관된 업무로는 멘티님이 언급하신 HVAC 부서와 관계가 있습니다. HVAC는 Heating(난방), Ventilation(환기), Air Conditioning(냉방)의 약자인데요. FAB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온/습도의 적정 범위를 설정하고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위해 열전달, 열역학, 유체역학 등의 기계공학 요소가 많이 사용됩니다.
인프라기술 직무의 네 가지 업무 흐름 ①품질 & ②유지보수
이해를 돕기 위해 앞서 말씀드린 공정들에서 어떤 흐름으로 인프라기술의 업무가 진행되는지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바로 “품질 - 보전(유지보수) - 제어 - 시공/설계” 인데요.
먼저 ‘품질’ 업무는 높은 수율의 반도체 생산을 위해 공급받는 유틸리티의 품질을 좋게 유지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가 공업시설에 쓰이는 220V 전압으로 세팅되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220V로 공급되다가 갑자기 245V의 과전압이 흐르면 어떻게 될까요? 과전압이 흐른 FAB 내 각종 설비의 퓨즈가 나가거나, 패널 안의 케이블이 단선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설비 문제가 생기면, 공정과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면서 생산금액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급되는 유틸리티의 품질을 감독하면서, 적정 범위 안에서 공급될 수 있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범위에서 벗어나면 원인을 찾아내 해결해야겠죠?
다음은 ‘보전(유지보수)’ 업무입니다. 공정에서는 다양한 설비 문제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펌프가 마모되었거나, 설비가 노후화되어 교체가 필요하거나, 효율성이 더 높은 설비가 있다는 등 이렇게 보완이 필요할 때 설비 유지보수를 진행합니다.
다만 단순 교체를 한다기보다,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아내 전체 프로세스 안에서 기술적으로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고민하려고 노력하죠.
③제어 & ④시공/설계
세 번째는 ‘제어’ 업무입니다. 앞서 말한 품질 모니터링을 위해서 다양한 센서, 분석기, 자동 밸브, PLC3) Logic 등 여러 요소가 FAB 안에 심겨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제어 업무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센서의 타입을 개선해 품질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거나, PLC Logic의 이해를 통해 설계/시공/초기 단계에 개입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은 바로 ‘시공/설계’ 업무인데요. 말 그대로 신규 공장을 짓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적용할 때 참여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설계사와 함께 시공/설계 기준 설정부터 리스크 검증까지 폭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IRP는 ‘소방수’ 역할을 합니다
이어서 처음에 말씀드렸던 기계공학 전공자가 투입될 수 있는 부서 중에서 IRP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해당 업무는 재료역학, 진동공학 등 기계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히 멘티님께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IRP는 Infra, Risk Preventation의 약자인데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히 대응해서 2차 사고를 막고 다시 정상화를 이끄는 일을 의미합니다. 즉, 시공된 배관을 진단해서 노후화 수명을 판단하고, 원칙과 기준에 따라 시공이 완료되었는지 검토해서 불합리 사항을 발굴하는 업무를 합니다.
배관 유체의 종류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배관 재질을 선택하고, 불량상태의 원인을 분석해 실무 부서에 가이드를 주기도 하는데요. 안정적인 공정 진행을 위해 필수적인 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면접 대비 팁 : 한 가지 영역에 선택과 집중!
면접에서 ‘설비 직군’으로 포괄해서 나가는 전략이 어떤지 멘티님께서 물어보셨습니다. 솔직히 직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로 면접장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접근하는 것이 확실히 돋보이지 않을까요?
저라면 솔직하게 “자소서 쓸 때까지만 해도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설명회, 선배들의 조언, 직무 조사 등을 통해 어떤 업무인지 접하게 되었고,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는 식으로 답변할 것 같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HVAC나 IRP 등 가고 싶은 영역을 딱 정해서, 해당 직무가 뭘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세요. 직무 이해도를 어필해야 멘티님이 지원하는 곳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준비 열심히 하셔서 꼭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같은 업계에서 뵙게 되기를 기대할게요!
1) FAB :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 생산라인
2) 슬러리 : 미세한 고체 입자가 액체 중에 현탁되어 있는 유동성 있는 진흙 상태의 혼합물
3) PLC : 각종 센서로부터 신호를 받아 제어기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사람이 지정해둔 대로 로봇이 작동하도록 해주는 장치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봐도 인프라기술 직무에 대해 알기 정말 어려웠는데, 멘토님의 자세한 답변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면접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