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게임기획자의 이력서와 면접 Tip
저는 게임업계에서 별로 이뤄놓은 것도 없이 업력만 늘어가는 통에 이력서를 심사하고 면접을 볼 일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굉장히 비슷한 안타까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신입 기획자 분들의 경우 그 패턴이 거의 동일하여 그 감정이 더합니다. 그래서 신입 게임기획자 분들의 이력서와 면접에 있어 간단한 팁 몇 가지만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력서 編]
01. 이력서 사진
우리가 흔히 '첫인상이 반이다'라고들 하죠. 이력서에 넣는 사진은 말 그대로 구직자의 첫인상을 결정합니다. 즉, 심사의 당락을 반이나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이력서를 보면서, 사실 제가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도대체 왜 자신의 사진에 신경을 쓰지 않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까요?
졸업사진은 안됩니다.
일반 사진에서 잘라낸 것은 금물입니다.
폰 셀카는 최악입니다.
깨끗이 단장을 하시고, 사진관으로 가세요. 그리고 사진사 분께 이렇게 말하세요.
"취업용으로 쓸 사진이에요. 밝고 건강하게 찍어주세요."
그러면 프로 중의 프로인 그 분들이 사진도 말끔하게 찍어줄 뿐더러 포토샵도 끝내주게 해주십니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구요? 맞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중요하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 나와 비슷한 퀄리티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비슷한 실력의 경쟁자는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요?
- 심사관은 '이력서를 읽은 후에' 포트폴리오를 봅니다. 내가 힘들여 만든 포트폴리오를 볼 때 어떤 느낌으로 시작하면 좋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신입 분들의 포트폴리오 자체는 상위 약 5%의 분들을 제외하고는 사실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현업인 분들은 그 포트폴리오를 보고 '성장 가능성'을 보는거죠.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아, 이 정도라면 내가 얼마만큼 가르치면 제 몫을 하겠구나' 라는 견적을 내는 겁니다. 그리고 그 견적에 들어맞는 사람을 면접에 부르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말 그대로 '작은 차이'가 서로의 당락을 가르겠죠?
그러면 이력서 중에서도 제일 처음에 보게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02. 이력서 서식
사실 신입 시절엔 멘토가 있지 않는 한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 할 지 막막합니다. 구직 사이트 같은 공통 포맷으로 지원을 한다해도, 이력서를 추가로 별도 등록하는 편이 더 유리하죠.
그렇다면 왜 많은 신입 분들이 자신의 이력서 서식에 신경을 쓰지 않는 걸까요?
인터넷엔 수많은 이력서 서식들이 돌아다닙니다.
사실 몇 시간만 투자하면, 그 서식들 모두를 받아서 간결하고도 멋진 자신만의 서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엉망인 서식에 자신의 한정된 정보만을 담는 분들의 의외로 대단히 많습니다. 반듯하고 상세한 포맷 안에서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드러내도 모자랄 판에, 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제한하는 걸까요?
출생지 같은 기입란이 있는 일반 기업 이력서 서식은 필요 없습니다.
한 페이지 짜리는 금물입니다.
게임업계에서 hwp 파일은 최악입니다.
문서는 게임기획자의 자존심입니다. 많은 현업인 분들이 (이미 프로임에도 불구하고)늘 자신의 문서 스킬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하시려고 노력합니다. 하물며 그 분들이 신입의 이력서 서식을 볼 땐 오죽할까요?
이력서도 기획서 입니다. '내 취업 기획'을 위한 문서죠. 꼼꼼하게 쓰시고, 보기 좋게 쓰시고, 읽기 좋게 쓰세요.
포트폴리오가 별로일 지라도, 이런 곳에서 성실함을 증명한다면, 정말로 면접까지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그런 신입들은 '미래 견적'이 나오거든요. 당장의 포트폴리오가 별로라도 말이죠.
[면접 編]
1. 외견 이슈
게임 업계가 형식에 구애받는 업계가 아니긴 하지만, 면접 시 최소한의 복장 정도는 갖추는게 좋습니다. 단정한 캐주얼 차림이 좋으며, 늘어진 티셔츠나 색이 바랜 남방류라면 당연히 상대 입장에선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헤어(비듬, 지나친 염색 등)에도 신경을 쓰시는 편이 좋습니다.
역으로, 지나치게 딱딱한 정장은 공채면접이 아닌이상 오히려 면접관들이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2. 소극적인 태도
의외로 면접때 소극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부분은 면접 마지막 부분에
'뭔가 회사나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하실 부분은 없으신가요?'
인데, 사실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여기서 많은 질문을 해주길 원합니다. 그만큼 구직자가 (면접관의)플젝에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이며, 면접관이 준비한 질문으로 알 수 있는 부분 外 많은 부분을 새롭게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의외로 이 부분에서 면접 앞 부분에서의 평가가 뒤집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물론 지나친건 곤란하겠습니다만)가급적 적극적으로 여러가지 질문을 함으로써 구인자 구직자 모두 서로간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서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게 좋습니다.
3. 커뮤니케이션 스킬
크게 보면 2번과 일치할 수도 있습니다만, 말을 너무 빨리한다던가, 지나치게 더듬는다거나, 묻지도 않은 부분들을 너무 수다스럽게 늘어놓는다거나, 면접관의 질문의 포인트(맥)를 제대로 짚지 못한다거나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포폴 퀄리티와 무관하게).
기획자는 문서를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실무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엄청나게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면 '포폴은 좋은데.. 아깝네...' 란 면접관의 반응과 함께 탈락할 수 있습니다.
4. 자신의 능력과 포폴간의 일치성 어필
1~3번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는 이슈인데, 포폴을 보고 불렀지만 실무적인 질답을 해가면서
'이 사람이 정말 이 포폴을 작업한게 맞나?'
라는 의구심이 나오는 케이스가 가끔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기획쪽에서도 포트폴리오 도용과 경력 뻥튀기가 빈번한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면접에서 이 부분을 날카롭게 체크하는데요, 여기서 어리버리하거나 제대로 답을 주지 못한다면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듭니다.
명쾌한 답변과 설명을 통해, '그 포폴은 내가 작업한게 맞고, 내가 가지고 있는 업무적인 스킬은 포폴 이상이다' 는 부분을 확실히 어필하여 면접관에게 신뢰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구직자 분들께서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