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떨어지는 것과 아파트서 떨어지는 것, 어느 것이 중요한가? 교육은 과정입니다.
필자는 얼마 전에 업무를 하면서 '전기회로 연결 완구'를 샘플로 제공 받아 입점 심사하였다. 조립하고나니 좌우로 흔드는 농구골대가 완성되었고 함께 동봉된 미니 농구공으로 갖고 노는 완구이다. 농구대만 본다면 5천원도 안될 싸구려 제품이다. 이때 필자는 깨달았다. 하지만 이를 직접 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성하고 느낀 성취감, 만족감 그리고 다른 것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성과만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다. 목표를 달성해가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교육의 본질이다. 필자가 깨달은 이 단순한 사실이 사회적 무력감, R&D기술개발 위기, 창업정신 부족 등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R&D 기술 개발]
우리는 위인전을 통해 에디슨이 수 많은 실험들의 실패에 불구하고 낙담하지 않으면서 실패하는 방법을 깨달았다는 맥락의 이야기를 한번쯤 접했을 것이다. 라이트 형제도 수많은 실험과 몇 번의 시도 끝에 최초의 비행기 디자인을 성공했다 (두 형제 모두 고등학교 중퇴임을 감안바람). 두 사례 모두 개인이 자유롭게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오류를 파악하고 개선하고 궁금해하는 과정이 성공에 기여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실험이 필요하고 그 성공 이후에도 수 많은 반복 실험을 통해 완벽함을 만들어가는 것이 R&D의 핵심이다.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핵관련 기술이 뛰어나도 핵보유국으로 인정 못 받은 이유는 기술이 보유 유무가 아닌 '핵실험'의 여부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R&D 위기를 가져온 원인 중에 성과만을 위한 모방에 집중하고 기초과학을 쌓는 과정이 없었다는 점이 지적받았다. 반복 실험을 지원하고 용납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사회적 무력감]
한국사회에 스트레스가 만연하다는 기사를 본적 있다. 일본의 경우, 직장인의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도 직장 다니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성과를 창출해야하는 과제 속에서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의 사례처럼) 우울감으로 번지는 이유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내성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다보면 실수와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과정은 실수할 때마다 패널티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즉, 실수를 안 해야만 좋은 성적을 받고 상이 주어진다. 우리는 과정을 통해 배우고, 실패할 때의 절망을 자신감과 자존감으로 승화하는 훈련/교육을 받은 바가 없다.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면역이 생기듯, 우리의 교육과정은 실패를 받아들이고 과정을 즐기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분명 성공은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성공하지 못하면 우울해하고 위축되도록 수 년간 길들여진 것이다.
[창업정신 부족]
창업에 도전해 본 사람이 재도전할 확률이 높을 것이고, 실패를 맛본 사람이 실패의 이유를 잘 알기에 (잘 준비한다면) 재기가 가능하다고 생각이 된다. 창업이 힘든 것은 실패에 대한 철퇴가 그만큼 무섭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시도로 인생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은 수능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창업을 통한 사회의 활력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과 경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이는 보건복지 분야와도 유사하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 소방/경찰/군인 공무원 등의 상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한번 다치면 평생 힘들어야 하는 현실이 가혹하다.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낙오자를 위한 배려를 학습하지 못한 우리는 불편을 겪은 사람, 창업에 실패한 사람 등이 좌절하지 않고 노력을 통해 성공을 이루기 위한 사회 인프라 및 지원이 부족한 것은 수능시험을 못 본 학생에 대한 응원과 위로가 부족한 것, 수능말고도 다른 대안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과 상통하지 않을까?
[과정이 중요하다]
교육은 해당 과목/주제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축적하고 전승하는 목적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탐구심, 모험심, 자신감, 사회성 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성공하는 법 못지 않게 인생을 보람있게, 도전하며 살아가는 정신을 만들어 것이 더 중요하다. 인재라고 해서 공직에 등용한 분이 윤리적으로 그릇된 행동을 하는 기사를 보면 교육이 지나치게 성과중심으로 치우친 결과가 아닌가 고민한다.
교육이 성과 못지 않게 과정을 중요시하고, 과정을 통해 얻는 교훈들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